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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님은 내 한테 안된다 그라이~ (역시 승자는 그저 즐겁기만 합니다)
형님은 내 한테 안된다 그라이~ (역시 승자는 그저 즐겁기만 합니다) ⓒ 배상용
바둑, 기자의 바둑실력은 10급 정도 된다. 바둑알을 잡아본 지도 어림잡아 4~5년은 된 듯하다.

자타가 공인하는 울릉도 최고수 랍니다 (김경동씨 1급)
자타가 공인하는 울릉도 최고수 랍니다 (김경동씨 1급) ⓒ 배상용
한때 커피숍을 운영할 때는 제법 시간이 많이 남아 거의 하루 종일 바둑판과 씨름을 했었는데 직업이 관광업으로 바뀌면서 자연스레 바둑판과 멀어진 게 그때의 10급 그대로다.

그 당시 자장면 내기에서부터 제법 부담이 가는 노래방에서의 맥주 한 박스 내기까지 하던 바둑 라이벌이었던 친구의 지금 바둑실력이 인터넷 바둑에서 아마5단까지 두는 걸 보고 있노라면 엄청나게 실력이 향상된 친구에게 괜스레 질투도 나는 게 사실이다.

사실 이곳 울릉도는 바둑 기력향상에 있어서는 거의 불모지나 다름없다. 전문적인 바둑 학원이 있는 것도 아니고, 그래도 한때는 지역 케이블TV에서 바둑채널이 있어 나름대로 귀동냥 눈동냥을 통해 한 수씩 익히기도 했지만 무슨 이유에서인지, 언제부터인가 바둑채널도 아예 자취를 감춰 바둑 동호인들을 아쉽게 했다.

매년 이맘때면 울릉청년회의소(회장 한광호) 주관으로 바둑대회가 열린다. 장소는 군청회의실, 나름대로 울릉도에서 바둑하면 내로라하는 사람들이 모두 모였다.

제3회 JCI-KOREA 울릉회장배 바둑대회장 전경
제3회 JCI-KOREA 울릉회장배 바둑대회장 전경 ⓒ 배상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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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쪽에선 패배가 아쉬운듯, 복기도 진행되고.
한쪽에선 패배가 아쉬운듯, 복기도 진행되고. ⓒ 배상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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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님들요~ 훈수는 절대 없깁니데~.
형님들요~ 훈수는 절대 없깁니데~. ⓒ 배상용
"어이 김형, 오늘은 물려주기 없기다. 알았제?"
"자네 걱정이나 해라. 그냥 두기는 그렇고 내기라도 하고 둘까?"
"족발에 쇠주 3병! 됐나?"
"오케이. 김형, 잘 묵을게. 껄껄."
"쓸데없는 소리말고, 빨리 두기나 해라 마~."

사진 오른쪽에 바둑두시는 분이 이번 대회 우승자 입니다.(손기정씨 2급)
사진 오른쪽에 바둑두시는 분이 이번 대회 우승자 입니다.(손기정씨 2급) ⓒ 배상용

울릉도에서 바둑하면 세분 모두 내가 낸데, 하시는 분들입니다
울릉도에서 바둑하면 세분 모두 내가 낸데, 하시는 분들입니다 ⓒ 배상용

어이쿠~ 머리야~
어이쿠~ 머리야~ ⓒ 배상용
이런 저런 농담 섞인 대화와 바둑알 놓는 소리가 어울려 제법 대회장 같은 느낌이 든다. 모두가 잘 아는 선후배 사이에 도란도란 얘기를 나누며 한 수, 한 수에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 그저 정겹기만 하다.

매년 대회를 주관하고 식사준비에서 세세하게 다과까지 준비하며 바둑을 통해 주민 화합에 힘쓰는 울릉청년회의소 회원들, 그들이 있어 울릉도의 미래는 그저 밝게만 느껴진다.

덧붙이는 글 | *배상용 기자는 울릉도관광안내사이트 울릉도닷컴현지운영자이자 울릉군발전연구소 소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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