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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둑, 기자의 바둑실력은 10급 정도 된다. 바둑알을 잡아본 지도 어림잡아 4~5년은 된 듯하다.
한때 커피숍을 운영할 때는 제법 시간이 많이 남아 거의 하루 종일 바둑판과 씨름을 했었는데 직업이 관광업으로 바뀌면서 자연스레 바둑판과 멀어진 게 그때의 10급 그대로다.
그 당시 자장면 내기에서부터 제법 부담이 가는 노래방에서의 맥주 한 박스 내기까지 하던 바둑 라이벌이었던 친구의 지금 바둑실력이 인터넷 바둑에서 아마5단까지 두는 걸 보고 있노라면 엄청나게 실력이 향상된 친구에게 괜스레 질투도 나는 게 사실이다.
사실 이곳 울릉도는 바둑 기력향상에 있어서는 거의 불모지나 다름없다. 전문적인 바둑 학원이 있는 것도 아니고, 그래도 한때는 지역 케이블TV에서 바둑채널이 있어 나름대로 귀동냥 눈동냥을 통해 한 수씩 익히기도 했지만 무슨 이유에서인지, 언제부터인가 바둑채널도 아예 자취를 감춰 바둑 동호인들을 아쉽게 했다.
매년 이맘때면 울릉청년회의소(회장 한광호) 주관으로 바둑대회가 열린다. 장소는 군청회의실, 나름대로 울릉도에서 바둑하면 내로라하는 사람들이 모두 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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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이 김형, 오늘은 물려주기 없기다. 알았제?"
"자네 걱정이나 해라. 그냥 두기는 그렇고 내기라도 하고 둘까?"
"족발에 쇠주 3병! 됐나?"
"오케이. 김형, 잘 묵을게. 껄껄."
"쓸데없는 소리말고, 빨리 두기나 해라 마~."
이런 저런 농담 섞인 대화와 바둑알 놓는 소리가 어울려 제법 대회장 같은 느낌이 든다. 모두가 잘 아는 선후배 사이에 도란도란 얘기를 나누며 한 수, 한 수에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 그저 정겹기만 하다.
매년 대회를 주관하고 식사준비에서 세세하게 다과까지 준비하며 바둑을 통해 주민 화합에 힘쓰는 울릉청년회의소 회원들, 그들이 있어 울릉도의 미래는 그저 밝게만 느껴진다.
덧붙이는 글 | *배상용 기자는 울릉도관광안내사이트 울릉도닷컴현지운영자이자 울릉군발전연구소 소장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