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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 자유를 오치며 농성을 하고 계시는 '동아투위' 위원들
언론 자유를 오치며 농성을 하고 계시는 '동아투위' 위원들 ⓒ 이재승
지난 3월 29일 '그 날의 기자들'을 만나기 위해 광화문 동아일보 사옥 앞 농성장을 찾아갔다. 차가운 바닥 위 허름한 천막에 15명의 연로 언론인들이 농성 중이었다. 지난 17일부터 시작한 농성은 이날로 13일째를 맞았다.

힘든 농성에도 불구 '동아자유언론수호투쟁위원회' 조양진 총무는 언론인을 꿈꾸는 청소년들을 위해 기꺼이 인터뷰에 응해주었다.

- 농성이 장기간 이어지고 있는데 힘드신 점은 없나?
"당연히 해야 할 것을 하고 있다고 본다. 나이를 먹어 좀 힘들지만 그런 대로 견뎌내고 있다. 시민들과 동료들의 격려가 큰 도움이 되고 있다."

인터뷰에 응해주신 조양진 '동아투위' 총무
인터뷰에 응해주신 조양진 '동아투위' 총무 ⓒ 이재승
- 당시 진실 보도를 못하는 상황 속에 언론인으로서 어떤 생각이 들었나?
"당시 민주 언론을 외치자 정부가 광고주를 탄압해서 <동아일보>에 광고가 안 들어 왔다. 신문은 광고가 주 수입원인데, 이 때문에 타격이 컸다. 우리는 광고 없이 3~6개월을 버텼내면 박 정권은 무너질 것이라는 신념을 갖고 있었다. 하지만 그날 신문 사주가 먼저 항복을 해버리는 바람에 우리는 길거리로 내몰리게 되었다.

박정희 정권 당시 진실보도를 제대로 못할 때가 제일 괴로웠다. 당시 <동아일보> 사옥 앞에 학생들이 찾아와서 "신문을 이런 식으로 만들면 되냐"며 동아일보 화형식을 했는데 이 광경을 보면서 고통 받는 민중의 이야기를 우리가 직접 전해야 되겠다고 생각했다.

후에 빈 광고란을 채운 시민 광고는 우리에게 큰 힘이 되었다. IMF 때 금 모으기 운동과는 비교도 안 될 정도였다. 온 나라가 시민들의 광고로 떠들썩했다. 세계에 유례가 없던 시민들의 광고는 우리에게 많은 격려가 됐다."

- 앞으로 우리 언론이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보는가?
"신문 그리고 방송 같은 언론 매체는 우리 사회의 '공기'다. 이는 우리 공동체를 올바른 길로 인도하는 하나의 기구다. 때문에 언론은 시시비비 즉 이건 옳고 저건 나쁘다는 것을 사심없이 가려낼 줄 알아야 한다.

그런데 독재 정권 때 이익만 챙기던 언론사들이 지금에 와서 사과는 커녕 비판만 일삼고 있다. 이건 언론 자유가 아닌 언론 타락이다. 민주 정부와 언론은 시시비비를 분명히 해서 올바른 사회로 나아가야 한다."

인터뷰를 마친 조 총무는 마지막으로 언론인을 꿈꾸는 청소년들에게 "언론인의 길은 그야말로 목숨을 내걸고 가야 한다"며 "올바른 언론인의 자세를 갖고 여러분들이 우리 언론을 바르게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17일부터 이어진 농성은 자유 언론 실천을 위한 촛불 시위를 끝으로 막을 내렸다.

덧붙이는 글 | 이재승 청소년 기자는 스스로넷 뉴스와 SBS U-Porter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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