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북방산개구리는 겨울잠을 자다가 사람들한테 잡아먹히곤 한다.
북방산개구리는 겨울잠을 자다가 사람들한테 잡아먹히곤 한다. ⓒ 손상호
1. 불법 개구리잡이

지난 겨울에도 개울에서 잠자는 북방산개구리들을 잡아먹는 일은 그치지 않았다. 야생동식물보호법으로 이런 일을 막고자 했지만 여전히 불법 개구리잡이들은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다.

북방산개구리들은 개울에서 겨울을 난다.
북방산개구리들은 개울에서 겨울을 난다. ⓒ 손상호
2-1. 개울 주변의 장벽

사람들은 개울과 논밭의 경계지점을 확실하게 잘라 놓았다. 북방산개구리들이 오르기 힘든 형태로 만들어놓았으니 개울을 떠나지 못하고 만다.

아파트 뒤에 있는 개울과 사람들이 만든 장벽
아파트 뒤에 있는 개울과 사람들이 만든 장벽 ⓒ 손상호
2-2. 엉뚱한 곳에 낳은 알들

북방산개구리들은 개울 안에 알을 낳았다. 물도 별로 깨끗하지 않은, 오물과 뒤섞이기 직전인 곳에 알을 낳았다. 떠내려가면 오물 냄새가 풀풀 나는 곳으로 들어간다. 거기를 지나면 맑은 물이 흐르는 개울과 만나지만, 거기에는 버들치들이 떼 지어 살고 있다. 버들치들은 알과 올챙이들을 먹어치울 것이다.

엉뚱한 곳에서 찾은 북방산개구리 알덩이들.
엉뚱한 곳에서 찾은 북방산개구리 알덩이들. ⓒ 손상호
3. 차에 깔려 죽음

어렵게 개울을 나온 북방산개구리들이 차에 깔려 죽는다. 껌 딱지처럼 바닥에 붙은 북방산개구리의 주검을 볼 수도 있다. 차바퀴에 튕겨져 나가서 도로 개울로 들어가기도 한다. 어떤 암컷은 아무런 상처도 없는데 찻길에서 벌러덩 자빠져 있기도 했다. 주워서 길 건너편 알 낳는 터로 보내주었는데, 이유가 뭔지 모르겠다.

차에 깔려 죽은 다음에 길에 말라붙은 북방산개구리 주검.
차에 깔려 죽은 다음에 길에 말라붙은 북방산개구리 주검. ⓒ 손상호
4. 말라가는 습지

북방산개구리들은 대개 개울 가까운 논이나 웅덩이에 알을 낳는다. 내가 본 북방산개구리들은 아파트단지 뒤편, 묵은 논에 알을 낳았다. 물기가 조금 있을 뿐인 그곳밖에 알 낳을만한 곳을 찾기 어려웠을 것이다. 낳은 알들 일부는 이미 말라버려서 알덩이만 덩그러니 남았고, 그 위에 마른 풀더미를 덮어놓은 것도 볼 수 있었다. 며칠 지나서 다시 가보니 비가 제대로 오지 않아서 대부분 말라죽고 있었다.

말라죽어가고 있는 북방산개구리 알덩이들.
말라죽어가고 있는 북방산개구리 알덩이들. ⓒ 손상호
5. 개발

가장 큰 문제는 개발이다. 아파트 뒤편 논도 언제 새로운 아파트단지로 바뀔지 알 수 없다. 그렇게 되면 이곳에 사는 북방산개구리나 두꺼비들은 명맥을 유지하는 것이 불가능할 것이다. 환경부 야생동물보호법이 지난해에 새롭게 만들어졌지만 달라진 것은 별로 없다. 개발을 누가 막을 수 있겠는가?

묵은 논에도 언제 개발의 손길이 미칠지 알 수 없다.
묵은 논에도 언제 개발의 손길이 미칠지 알 수 없다. ⓒ 손상호

덧붙이는 글 | 촬영장소는 남양주시 진접읍이며 사진은 2-3일 전에 찍은 것도 있고 지난 가을에 찍은 것도 있습니다.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