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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생인손

꿈을 가로지른 갯가
플랑크톤 줄지어
바다로 향하고

▲ 파도마저 잠든 곳
ⓒ 한지숙
우우 우우
거침없이 울부짖는
바람 싸안은 안개

▲ 하늘은 아직 잿빛으로 머물고
ⓒ 한지숙
서슬퍼런 아침이면
진주를 잉태한다

▲ 세상에 맺어지는 하 많은 인연
ⓒ 한지숙
가슴에 아직
다하지 못한 고백 있어
이루지 못한 사랑 있거든

▲ 나의 품에 서성이는
ⓒ 한지숙
안개 자욱한 지금
고백하라

▲ 넷으로 보여 다섯으로 보여
ⓒ 한지숙
신선한 땀
정갈한 이마에 빛날
동틀녘에
고백하라

▲ 다섯으로 보여 여섯으로 보여
ⓒ 한지숙
겨울을 보내느라
군불을 이리
무던히도 지폈더냐

▲ 모래무지에 묻혀갈
ⓒ 한지숙
간절히 원하라
부디 간절하라

▲ 얇디얇아 팔랑임조차 힘겨운
ⓒ 한지숙
푸실거리는 살점
영양실조에 앓는
생인손 운다

▲ 가난한 하늘, 절집 추녀에 닿아 숨을 고른다.
ⓒ 한지숙

덧붙이는 글 | 한 가지 소원은 반드시 들어준다는 남해 '보리암'. 
복곡1주차장에 차를 두고 가파른 보리암까지의 그 먼 길을 걸어올라갔다. 
1시간 남짓 걸었을까, 드문드문 차량 지나가고, 숨이 턱에 차오르고, 
'이쯤에서 택시를 부르세요(!)'의 친절한 기사아저씨 쪽지를 보고야 
지난 여름 복곡2주차장까지 차로 올랐음이 생각났다. 
길에서 길을 물었어, 봄날에게... "너의 소원은...?"
길에서 길을 잃었어, 보리암에서... "길을 찾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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