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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명숙 국무총리 내정자가 24일 오후 국회 기자실에서 기자간담회를 가진 후 지인들로부터 걸려온 축하전화를 받고 있다.
ⓒ 오마이뉴스 남소연
한나라당이 결국 사상검증 카드를 빼들었다.

이계진 한나라당 대변인은 27일 아침 최고위원회 결과 브리핑에서 "한 지명자 본인이 남편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고 했는데 남편되는 분이 통혁당 사건과 관련이 된 적이 있고 한 지명자 또한 이념사건으로 구속된 바 있다"면서 "또 한 지명자가 국가보안법 폐지 등을 주장한 바 있어 총리는 대통령 다음의 제2인자이기 때문에 이념, 성향, 노선에 대한 검증이 필요하다는데 의견을 모았다"고 밝혔다.

이 대변인은 "지금은 연좌제가 폐지된 상황이므로 이에 앞서 한 지명자 스스로 자신의 이념적 좌표가 어디쯤인지 밝혀야 한다는 데도 뜻을 함께 했다"고 말했다.

이 대변인은 계속해서 "한 지명자는 국가보안법 폐지 주장, 북인권 외면, 북한 위폐 비호, 새만금 사업 반대 등 우려스러운 급진 과격성향과 이념 편향적인 정책소신을 스스로 보인 바 있어 확인할 내용이 적지 않을 것 같다"면서 "정작 총체적 국정위기와 서민경제 파탄을 어떻게 극복해 나갈지 국정운영 능력도 주요 검증대상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나라당은 신임총리 인선과 관련해 김병준 청와대 정책실장과 한명숙 총리지명자가 처음 거론된 때는 한 지명자를, 그 뒤 한 지명자가 유력해졌을 때는 김 실장에 무게를 두는 듯한 입장을 보였었다.

한나라당 주요 당직자들은 한명숙 총리내정자가 김병준 실장과 경합중인 상황에서는 당적문제 외에는 별다른 이의제기를 하지 않았다.

<연합뉴스> 21일자 기사에 따르면 "한명숙 의원은 능력으로야 총리를 하는데 크게 문제가 없지만 당적이 문제"(이방호 정책위의장), "한 의원도 정치적 중립성 등에 문제가 있긴 하지만 여성 정치인이고 정치적 컬러가 두드러지지 않는다는 점에서 무조건 반대하기에는 명분이 좀 약한 것 아니냐"(허태열 사무총장), "한 의원의 경우는 당적문제가 걸리긴 하지만 둘중 하나라면 그나마 한 의원이 좀더 괜찮다"(이계진 대변인)고 평가했었다.

그러나 한명숙 의원이 총리로 지명되자, 당적정리 문제를 내세워 '보이콧 불사'까지 내세웠으나, 당내에서조차 '최초의 여성총리'에 대한 반발로 비칠 수 있다는 역풍이 만만치 않아 별다른 반향을 일으키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사상검증' 카드를 들고 나왔다.

이재오 "청문회 전까지 당적 버리지 않으면 이후 사태 책임져야 할 것"

한 지명자의 당적정리 요구는 압박용으로도 해석되는 대목이다.

이재오 원내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에서 "청문회 전까지 당적을 버려야 할 것"이라고 강조하면서 "이를 거부할 경우 그 이후 사태에 대한 모든 책임은 지명자에게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계진 대변인은 24일 CBS 라디오 <시사자키 오늘과 내일> 인터뷰에서는, 한 총리의 남편 박성준 성공회대 NGO대학원 교수의 통일혁명당 사건과 관련해 "남편의 문제를 부인의 문제와 연결시키는 건 글쎄라는 입장"이라면서 "이념적 문제에 있어 연좌제가 폐지된 게 현실이므로 남편의 일을 부인의 일에 연결하는 건 무리"라고 말했었다.

한 지명자는 유신 말기 대표적인 공안사건인 '크리스챤 아카데미' 사건으로 구속된 바 있다. 한 지명자는 이 사건과 관련해 지난 2001년 민주화운동관련자 명예회복 및 보상심의위원회에서 민주화운동 관련자로 인정받았다.

한 지명자는 이 단체에서 여성간사로 활동했으며 신인령 이화여대 총장, 이우재 전 의원, 김세균 서울대 교수, 장상환 경상대 교수, 황한식 부산대 교수도 같이 활동하다 구속됐었다.

이우재 전 의원은 15대 총선을 앞두고 이재오 한나라당 원내대표와 함께 신한국당에 입당했으며 한나라당 부총재를 지낸 바 있다.

한 지명자의 남편인 박성준 교수는 1967년 한 지명자와 6개월 만에 통일혁명당 사건에 연루돼 구속됐다. 중앙정보부는 박 교수가 이끌던 기독교 대학생 서클 '경제복지회'가 통혁당에 포섭된 조직이라고 발표했다.

이 사건으로 13년동안 수감됐던 박 교수는 "핵심 인사들은 북한에도 다녀왔던 모양"이라며 사건의 일부는 사실이라고 인정했다. 그러나 자신과 관련해서는 "사건에 연루된 신영복 선생에게서 자본론 등을 빌려본 게 전부"라고 주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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