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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연예인들은 장애인의 연예계 데뷔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이 많고, 장애인에 대한 시각 역시 동정적이거나 자기 위안에 머무는 등 장애인 인식이 전반적으로 낮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 같은 사실은 한국장애인문인협회에서 발행하는 계간 <솟대문학>이 지난해 4월부터 5월까지 현재 활동하고 있는 연예인 408명의 설문조사 결과를 토대로 작성한 2006년 봄호 기획특집 '연예인은 장애인을 이렇게 본다'에서 밝혀졌다.

조사결과에 따르면, 우선 연예인들의 장애인 기본 상식을 묻는 장애인의 명칭에 대해 장애인복지법 상의 '장애인'이 알맞다고 응답한 사람은 51.4%로 장애우 44.2%, 장애자 4.4% 보다 다소 높게 나타났다.

▲ 가수 강원래의 재기는 많은 사람들에게 힘과 용기를 줬지만, 정작 동료인 연예인들은 '안타깝다'거나 '걱정된다'는 부정적인 인식이 더 많았다. 사진은 지난해 9월 7일 열린 사회복지의날 대회에 모습을 드러내 공연을 펼친 강원래 씨.
ⓒ 복지타임즈
강원래가 장애인이 되었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의 생각을 묻는 질문에는 '장애가 정말 남의 일이 아니구나' 62%, '안됐다, 연예인 생명이 끝이구나' 29.7% 순으로 나타났으며, 심지어 '오토바이를 좋아하더니 그럴 줄 알았다'는 응답자도 14명(3.4%)이나 됐다.

강원래의 활발한 활동에 대해서는 '힘들까 싶어 안타깝다' 57.2%, '오히려 더 성공할 것 같다' 23.8%, '얼마나 할 수 있을지 걱정된다' 13.5%로 나타났다. 이 역시 '쇼 같다'는 대답도 22명(5.5)에 달했는데, 전체적으로 볼 때 강원래씨의 활동에 대해 76.2%는 부정적인 평가를 하고 있는 셈이다.

▲ 조기종영이라는 참담한 실패로 끝난 '신동엽의 D-day'의 장애인 이창순 씨. 방송계를 잘 알아서일까? 연예인들은 장애인의 연예계 데뷔에 그다지 적극적으로 찬성하지 않았다.
ⓒ MBC
연예인의 장애인 행사 참여 경험에서는 54.3%가 있다고 대답했으나, 나머지 45.7%는 그런 경험이 없었으며, 2.5%는 아예 관심이 없다고 응답했다.

거리에서 장애인을 보았을 때를 묻자 '불편하겠다' 35.9%, '뭔가 해야겠다' 32.4%, '불쌍하다' 17%, '나는 행복하다' 14.7% 순으로 드러나 적극적 방식의 '뭔가 해야겠다'를 제외한 나머지는 장애인을 동정적 시각으로만 보거나 자기 위안으로 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장애인의 연예계 데뷔에 대해서는 '환영한다' 59%, '더 잘할 것 같다' 6.7%로 드러났으나 '불가능하다' 28.3%, '안 나왔으면 좋겠다' 6.0% 등 반대의견도 만만치 않았다.

장애인 인식개선 사업에 대한 제안이 들어왔을 때 어떻게 하겠느냐는 질문에는 58.4%가 적극적으로 참여하겠다고 한데 반해, '마음으로 지원하겠다' 32.5%, 매니저와 상의하겠다 6.9%, 솔직히 관심 없다' 2.2% 순으로 나타나 실제 제의를 받을 경우 활동 가능성은 매우 낮은 것으로 밝혀졌다.

장애인 역할이 들어오면 어떻게 하겠느냐에 대해서는 '꼭 해보고 싶다' 53.1%, '자신 없다' 33%, '거절하겠다' 7.6%, '마음이 내키지 않는다' 6.3% 순으로 나타났다.

실제 영화 <오아시스>에서 뇌성마비 장애인 역할을 맡아 열연을 펼친 문소리씨는 얼마 전 방영된 한 토크쇼에 출연, "캐스팅 당시 그 역할을 하면 너는 여배우로서 끝이라며 극구 말리는 사람들이 상당수였다"고 고백한 것에서도 알 수 있듯이 상당수 연예인이 장애인 역할에 대해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 '오아시스'에서 눈부신 장애인 연기를 펼친 문소리. 하지만 그녀의 선택은 여배우로서의 길을 포기해야 할지도 모른다는 주변의 우려섞인 조언을 들어야할 만큼 편견과 왜곡된 인식과의 싸움이었다.
ⓒ 오아시스 공식홈페이지
연예인의 활동기간에 따라서도 장애인 인식에 많은 차이를 보였는데, 강원래씨가 사고를 당한 데 대해 20년 이상 된 원로들에게서는 '남의 일이 아니다'는 답변이 많은데 반해, 5~10년차 연예인에서는 '연예인 생명이 끝이구나', 신인들은 '별 생각 없다'가 높게 드러났다.

이 밖에도 장애인의 명칭 등 장애인에 대한 기본 상식에 밝은 연예 부문으로는 코미디언>연기자>가수 순으로 나타났다.

한편 연예인들은 장애인 연기를 잘한 연기자로서는 <오아시스>의 문소리를 첫째로 꼽았으며, 다음으로 <말아톤>의 조승우, <안녕 UFO>의 이은주, <슬픈연가>의 김희선을 차례로 들었다.

<솟대문학>은 "클론의 멤버 강원래가 교통사고 후 다시 활동을 시작한 것에 대해 76.2%가 부정적인 평가를 하고 있는 것은 장애인의 연예인 활동이 그동안 막혀 있었기 때문에 우려 차원에서 어렵다는 생각을 하는 것"이라고 분석하면서 "67.6%의 연예인이 거리에서 장애인을 보고 동정적인 시각이나 자기 위안을 삼은 것에서 보듯이 대중문화를 이끌어가는 연예인들의 장애인 인식 개선은 그만큼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덧붙이는 글 | 복지타임즈 www.bokjitimes.com 게재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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