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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만금 갯벌의 갯지렁이여
망둥어여, 작은 게여, 백합이여, 꼬막이여
그리고 이들의 친구인 철새들이여
미안합니다. 정말, 정말, 미안합니다.
죄송합니다. 정말, 정말, 죄송합니다.
그대들을 지켜주지 못한 죄, 깊이 머리 숙여 사죄드립니다.
"이것은 명백히 잘못된 결정입니다. 역사가 분명히 심판할 것입니다."
대법원의 새만금 상고 기각 결정 후에 울부짖던 한 환경단체 활동가의 절규가 서럽습니다.
인간의 근시안 때문입니다.
인간의 이기심 때문입니다.
이성 가진 인간으로서
한 발짝만 물러나 생각해 보면
어리석은 짓이란 걸 금방 알 수 있는데
성급한 인간은 그것조차 인내할 여유가 없습니다.
신부님의, 스님의, 수녀님의 눈물을 보았습니다.
한 철학자의 시대를 향한 외로운 투쟁도 지켜보았습니다.
대법원 상고기각 결정 앞에 감격에 겨워
두 팔 높이 들어 만세 부르는 사람들도 두 눈 똑똑히 지켜보았습니다.
노 철학자의 말처럼 어리석은 인간은
돌고 도는 시행착오를 거쳐
나중에 후회하며
수조원의 국민혈세 쏟아 부어 방조제를 허물며
참담한 부끄러움을 느끼는 날이 올 것입니다.
시화호를 열어 바다를 오염시키면서도 얼굴 붉히지 않았듯이
청계천 고가도로를 헐면서 자랑스러워했듯이
그들은 끝내 부끄러운 줄 모를 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하지만 말입니다.
역사는 반드시 그들을 기억하여 기록으로 남길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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