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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4일 미국에서 또다시 광우병 소가 발견되어 미국산 소고기 수입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시민단체와 소비자 단체들이 정부의 ‘미국산 소고기 수입재개 결정 철회’를 촉구하고 나섰다.

(사)민주언론운동시민연합(이하 민언련), 수수팥떡asamo(대표 최민희)를 비롯한 7개 단체는 17일 오전 10시 30분 철학카페 느티나무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의 미국산 소고기 수입재개 조치에 대해 강력하게 비판했다.

시민·소비자 단체들, ‘미국산 소고기 수입재개 조치’ 강력 비판

이들은 기자회견문에서 정부가 미국산 소고기 수입을 강행하면서 내세운 주장에는 허점이 있다고 조목조목 반박했다. 우선 정부는 ‘98년 4월 이후에 태어난 소’가 안전하다고 하지만, 미국은 98년 4월 이후 ‘육골분 사료’는 금지하고 있지만 세계보건기구에서 금지한 ‘동물성 사료’는 계속 사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30개월 미만의 소’가 안전하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미국은 30개월 미만의 송아지는 광우병 검사를 하지 않고 있으며 광우병의 잠복기가 4~5년이기 때문에 광우병에 걸리지 않았다는 것을 확신하기 어렵다고 했다.

‘살코기만 수입하면 안전하다’는 정부의 주장 역시, 미국의 검증절차가 면밀하지 못해 이미 일본과 홍콩에서 뼈가 섞인 고기가 수입되어 수입재개를 철회하는 등의 조치가 있었으며, 인간 광우병 환자의 근육에서도 프리온이 검출된 사례가 있어 송아지의 살코기가 ‘상대적’으로 안전할 뿐 안전을 장담할 수 없다고 한다.

아울러 미국과 캐나다의 경우 실질적으로 소를 구분하기 힘든 여건임에도, 정부가 광우병 소가 발견되었다는 이유로 캐나다와는 소 수입재개 협상을 중단했으면서 광우병 소가 발견된 미국산 소를 수입하겠다는 것도 어불성설이라고 비판했다.

이들 단체는 “‘98년 4월 이후 출생한 소’라는 미국과의 협의문구에 매달려 98년 4월 이후에 태어난 소는 문제가 없다고 주장하는 것은 문제”라며 “‘10살 된 소’에서 광우병이 발견되었음에도 98년 4월 이후에 태어난 ‘9살 된 소’는 안전하다는 것이 말이 되는 주장이냐”고 꼬집었다.

이어 “국민들의 건강을 위협할 수 있는 광우병 소가 미국에서 또다시 발견됐고, 일본과 홍콩은 수입재개조치를 철회했음에도 정부가 미국산 소고기 수입을 강행하려는 태도를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며 “정부는 국민들의 건강을 위협할 수 있는 미국산 소고기의 수입재개 조치를 전면 철회하라”고 주장했다. 또 “관련 단체와 학계의 참여 속에서 수입기준부터 다시 세워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최민희(민언련 사무총장, 수수팥떡asamo대표), 이정주(한국생협연합회 회장), 조완영(사단법인 한살림 상임이사), 박영숙(한국여성민우회생협 이사장), 이지현(환경운동연합 생활환경국장), 소혜순(환경정의 다음지킴이 운영위원)이 참석했으며, 수수팥떡과 한국생협연합회, 한국여성민우회생협 회원들도 함께 했다.

민언련, ‘골분사료’와 ‘동물성 사료’ 구분 못한 부실한 방송보도 비판

한편 민언련은 지난 15일 <'골분사료'와 '동물성 사료'도 구분 못하나> 제하의 논평에서 방송사들이 미국산 소고기 수입에 따른 문제는 지적하지 않은 채, '98년 4월 이후 태어난 소는 안전하다'는 미국과 정부의 불확실한 주장을 일방적으로 전달하는데 그쳤다고 비판했다.

14일 방송3사는 미국에서 광우병 소가 발견되었다는 사실을 단순 전달하는데 그쳤으며, 미국에서 98년 4월 이후 금지한 것이 ‘골분사료’임에도 이를 ‘동물성사료’라고 보도하는 등 국민건강과 밀접하게 관련된 ‘광우병 소’ 관련 보도를 제대로 보도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SBS는 <수입 늦춰질 듯>에서 '중요한 것은 연령인데, 98년 4월 이후에 출생된 것으로 확인되면 수입이 중단된다'는 요지의 정부 측 발표를 설명하며 "98년 4월 이후 소는 광우병의 원인인 동물성 사료를 먹이지 않아 안전한 것으로 간주돼 왔기 때문"이라며 "미국으로부터 광우병 소에 관한 구체적인 자료를 받아 본 뒤, 수입 재개 절차를 계속 진행할 지 판단하기로 했다"고 단순보도 하는데 그쳤다.

MBC도 <광우병 소 또 발견>에서 "농림부는 현재로서는 수입을 재개한다는 방침에는 변화가 없지만 미국이 동물성 사료를 금지한 지난 98년 4월 이후 태어난 소에서도 이 광우병이 발생한 것으로 드러난다면 미국의 방역체계를 문제 삼아 수입을 중단할 방침"이라고 단신으로 보도했다.

KBS는 14일 <또 광우병 소>와 <수입 늦춰질 듯> 두 건을 보도했지만 "문제의 소가 광우병 안전조치가 시행된 98년 이전에 태어난 것으로 확인될 경우 안전에 문제가 없다", "이번에 추가로 발병한 소가 미국의 주장대로 10살 이상이라면 수입절차는 그대로 진행"된다며 "농림부는 현지 실사단 출국을 연기하고 수출 작업장에 대한 검사를 강화"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다만 KBS는 "쇠고기 수입 반대 단체들은 미국의 광우병 관리에 허점이 드러나고 있다며 우려를 제기"했다며 보건의료단체연합 정책실장의 인터뷰를 내보내고 일본과 홍콩의 수입중단 조처를 언급해 약간의 차이를 보였다.

민언련은 “정부의 발표와 미국산 소고기 수입 강행 의지를 비판해야 할 방송이 앵무새처럼 정부발표를 전달하는 것도 큰 문제”라며 “방송사들은 심층보도를 통해 '98년 4월 이후' 운운하는 눈 가리고 아웅하는 미국과 정부의 잘못된 주장의 문제점을 속속들이 파헤쳐주길 바란다. 그것이 국민 자산인 전파를 사용하는 방송사들이 해야 할 최소한의 도리”라고 지적했다.

덧붙이는 글 | 민언련 논평 바로가기 http://www.ccdm.or.kr/board/board_read.asp?bbsid=declar_01&b_num=31015&page=1

이지혜 기자는 민언련 활동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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