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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수유 꽃

- 나천수

남도 땅에는
꽃 기상예보가 있어
2월 중순에는 꽃샘추위에
흰 눈꽃이 필거라는 예보가 적중한다.

2월 하순에는 섬진강 일대에
하얀 설중매도 피었다고 특종 보도하니
섬진강 물안개가
흰 꽃구름 토해내듯
매화꽃 구름이 뭉게뭉게 피어나
꽃비가 있을 거라 한다.

그리고 매화꽃이 지기도 전에
3월 초순에는
구례 산동 마을을 중심으로
노랑색 꽃불이 일어나
지리산 일대로 번져간다고
꽃불 주의보를 발령한다.

도대체 꽃불이 궁금하여
불구경 가는지
불 끄러 가는지
꽃불 타오르는 곳 가보니

워메, 꽃불이 아니라
노랑 꽃 물감 엎질러 놓고
어쩔 줄 몰라
급한 나머지 그냥 “불이야” 한 것이야

노랑색 물감으로 그려내는
산수유 꽃 물감이 엎질러져
섬진강 쪽으로 흐르기도 하고
지리산 계곡 따라 흐르고 있어

구경 나온 사람들 옷도 신발도
속내의도
모두 노랑 물로 젖어 있으니
아마도 마음까지 젖었는지
젖은 옷 입은 줄 모르고
꽃불 구경에 정신없다.

꽃불이든
꽃물이든
꽃비가 내려야
불을 끄든지
젖은 옷 빨건 데,

꽃장마가 있을 거라는
기상예보 속에
꽃구름은 뭉게뭉게 피는데
꽃비는 내리지 않고
사람 꽃이 만발하구나.

덧붙이는 글 | 오마이 독자를 위한 남도 꽃 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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