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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준영
- 교육개방, 등록금인상 등 이곳저곳에서 암초들이 터져 나오고 있다. 특히 대학생들에게 등록금 인상은 피부에 와 닿는 문제일텐데?
"89년 사립대학 등록금 자율화 조치 이후 많은 대학들이 무분별하게 등록금을 올렸다. 물가인상률 때문에 어쩔 수 없다고 하지만 인상률보다 두세 배나 많이 인상하는 학교가 많았다. 학교당국에서 하는 말은 다른 학교가 올리니까 우리 학교도 올려야 한다는 변명뿐이었다. 그러나보니 올해 이화여대의 경우 등록금이 1000만원을 넘는 상상속의 일이 벌어졌다. 한마디로 있는 놈만 대학 다니고 없는 놈은 다니지 말라는 상황이 펼쳐진 거다."

- 등록금 1000만원 시대라니 아찔하다. 대학생도 대학생이겠지만 학부모들의 분노가 클 것 같은데?
"그렇다. 사실 나도 등록금을 못내 휴학해야 할 판이다. 등록금은 학생이 내는 게 아니라 부모님이 내는 것 아닌가. 이런 의미에서 교육투쟁은 대학생만의 투쟁이 될 수 없다. 전 국민의 문제다. 국민들에게는 헌법상 부여된 교육의 평등권을 행사할 권리가 있다. 그런데 현 교육현실은 그 평등권을 심각하게 침해하고 있다. 교육투쟁은 전 사회적인 이슈화를 통해 모든 사람들이 공감하고 함께 싸워야 할 문제이다.

만약 정부당국에서 교육재정을 확보하면 등록금은 올리지 않아도 된다. 유럽 등에서는 사립학교의 재정을 대부분 정부가 담당한다. 대학을 공공성의 눈으로 보기 때문에 가능한 조치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시장주의 경쟁논리로 정책을 생산하기 때문에 매년 악순환이 반복되는 거다.

근본적으로 교육정책을 바꾸고 교육재정을 확보하지 않는 한은 학교안에서 아무리 잘 싸워도 근본적 변화는 없다. 이를 위해 학생들이 먼저 선봉적인 투쟁을 하고 오는 5월 거세차게 몰아칠 투쟁의 대열에 합류할 계획이다. 시기적으로 보면 3월 지역궐기를 통해 교육의 시장화정책 철회를 요구하고 4월에는 교육부 앞 등에서 대정부농성을 함으로써 여론을 형성하고 4월말에는 실제 학생 총궐기를 성사시킬 생각이다."

등록금 1000만원 시대 상상이나 했나
교육은 대학생뿐 아닌 전사회적 문제


- 등록금은 매년 올랐다. 그렇다면 대학환경은 좀 나아졌나?
"우리학교(경기대)에 몇 번 와보셨을 텐데 어떤가. 볼 때마다 똑같다. 등록금의 주된 내역은 임금과 건물, 땅값이다. 그러나 사립학교법에도 이러한 용도로 등록금을 유용하는 것을 최대한 자제하라고 나와있다. 재단전입금, 국가보조금, 기부금 등을 통해 해야 한다고 나와있지만 대부분 등록금에 의존하고 있다.

등록금으로 건물 지어봤자 다 학교소유다. 학생들에게 지분 줄 것도 아니고….결국은 마인드가 바뀌지 않으면 안된다. 등록금으로 모든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당연하다는 생각을 바꿔야 한다."

- 교육개방 문제도 대학가에 상당한 위협요소라고 보는데?
"이미 제주도나 인천에서는 외국교육기관특별법이 제정되어 외국 교육기관이 들어와있다. 한마디로 말해 외국 교육기관의 한국지부가 들어온 셈인데 등록금이 어마어마하다고 한다. 초등학교도 1000만원 정도라고 하니 말 다한 것 아닌가. 이건 교육을 돈벌이로 생각하는 것 밖에 되지 않는다.

교육이란 인재를 양성해 그 나라의 재목을 길러내는 것 아닌가. 그런데 교육을 돈벌이로 생각하는 외국계 교육기관에서 과연 우리나라의 발전을 위해 힘쓸 인재양성에 얼마나 힘을 쏟을지 의문이다. 외국계 교육기관이라는 것은 사실상 세계시장에 진출한 미국계 기업이다.

기업이란 철저한 이윤추구아닌가. 이렇게 되면 교육의 공공성이 무너지는 것은 시간문제고 교육의 충실도가 어떻게 담보되겠는가. 곧 로스쿨이나 의학대학원도 들어온다는데 로스쿨 등록금은 1년에 2000만원 정도라고 한다. 결국 돈 있는 사람만 공부할 수 있는데 돈이 곧 능력이고 실력이 되는 사회가 펼쳐지는 셈이다."

- 그렇다면 올해 교육투쟁의 목표는 무엇인가?
"300만의 지지, 30만의 참여, 1만의 결집이다. 다시 말해 300만은 교육정책의 부당성에 대해 분노하고 30만은 서명운동이나 집회 참여 등으로 자기 의사를 표출하고 1만은 실제 결집해서 싸우는 것이다. 여기에는 운동권, 비운동권의 나눔이 존재할 수 없다. 교육의 문제는 어느 대학 하나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는 곳이 없다.

이 투쟁의 중심축에는 교육대책위가 설 것이다. 각 학생단위만의 요구가 아니라 누구나 참여할 수 있고 누구나가 교육정책을 개선하는데 한 몫 할 수 있게 하자는 것이 올해 중요한 고민이다."

- 한총련은 지난 대의원대회에서 3년간의 로드맵을 제시하며 장기적 안목과 전망을 가지고 올해를 준비하자고 밝혔다. 3년간의 로드맵이란 무엇인가?
"사실 우리가 올해 등록금 동결, 시장주의 정책 철회를 요구한다고 해서 모든 문제가 해결되지는 않는다. 지금 우리앞에 닥친 문제들은 한해 열심히 싸운다고 해서 완전 해결될 수 있는 문제들이 아니다. 줄기차게 싸워야 할 과제들이다. 또한 정책을 바꾸는 문제이기 때문에 정부와 국회를 압박해야 한다. 그러자면 정치일정과 맞물릴 수밖에 없다.

그런 의미에서 지방자치선거, 총선, 대선까지 바라보면서 선거 때 대학생들의 힘이 강한 압력이 될 수 있도록 우리의 힘을 모으고 보여주어야 한다. 그들에게 올바른 교육정책을 내놓으라고 압력을 가하고 제대로된 답을 얻기 위해서 올해 필요한 것은 대학생들의 힘을 모으고 의식을 통일시키는 등의 토대마련이 중요하다.

교육부앞에서 1000명이 집회를 하면 1000명이 어떻게 대학생 모두의 목소리야 하고 무시한다. 우리 역량을 키워야 한다. 이건 한총련만 잘한다고 되는 게 아니다. 어느 한 단체, 한 대학만이 아니라 모든 단체, 대학들이 같은 인식하에 실천한다면 나라가 움찔움찔 하게 된다. 이러한 힘을 기반으로 교육문제뿐만 아니라 학생들의 진보적 의식을 함양하면서 이후 3년을 준비하는 것이 또한 올해의 중요한 과제다."

3년간의 장기적 로드맵 세워 교육정책 바꿀 터
2006년은 300만의 인식을 통일하고 힘을 모으는 시기


- 5월말에 있는 지방선거도 무시못할 정치일정인데?
"오는 3월4일 3기 교육대책위 결성식이 있는데 이것이 바로 지방선거를 준비하는 시작이다. 계속 강조했지만 교육현실을 바꾸는 것은 정책을 바꾸는 것이다. 그러므로 교육정책을 바로 세울 수 있는 정당을 힘을 실어줘야 한다. 대학생들도 지방선거 때 교육문제를 해결할 정당이 어디인가를 보도 정치적 권리를 행사해야 한다. 이는 대선, 총선때도 마찬가지다."

- 통 큰 교육투쟁을 이야기했는데 사실 대학현실은 만만치 않다. 여러 문제가 있지만 무엇보다도 교육투쟁의 주체로 나서야 할 대학생들의 개인화된 성향을 극복하는 것도 중요한 문제일텐데?
"대학생들이 보수화됐다는 말도 있고 예전만큼 학생운동이 활발하지도 않다. 그렇지만 문제는 학생회가 제 역할을 못했기 때문이라고 본다. 사실 정부나 대학가에 침투한 뉴라이트가 하는 말이란게 '우리는 경쟁력을 가져야 한다. 등록금 투쟁 할 시간에 공부하자'는 거다. 사실 솔깃할 수 있다.

그러나 사람이란 사회적 존재다. 우리라는 개념이 없이 오직 나, 너라는 개념만 존재한다면 그건 사회가 아니다. 교육이란 말 그대로 사람을 위해, 사회를 위해 존재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학생회 간부들부터 이런 인식으로 학우들을 만날 생각을 해야지 이런저런 말에 휩쓸려서는 안된다고 본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자주민보(www.jajuminbo.net)에도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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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권자전국회의에서 파트로 힘을 보태고 있는 세 아이 엄마입니다. 북한산을 옆에, 도봉산을 뒤에 두고 사니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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