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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2월25일   괜찮지요? 반쪽만 피웠어요
2006년2월25일 괜찮지요? 반쪽만 피웠어요 ⓒ 권용숙
민들레꽃이 궁금합니다. 다음날 찬바람이 불고 날씨가 추워 꼼짝하기 싫었지만 오직, 민들레꽃 그를 찾아보려 집을 나섰습니다. 행여 반쪽 열린 잎마저 오므리고 싶은 추운 봄날입니다.

"흥, 찬바람이 불어와도 난, 할 수 있어."
"따뜻한 봄날엔 누구나 꽃을 피울 수 있잖아."

민들레꽃은 기다릴 수만은 없다는 듯 나보란 듯 남은 반쪽을 활짝 피워놓고 있었습니다. 추운바람이 스치고 지나가도 의연한 민들레꽃이 신기하여 작은 민들레꽃 앞에 더 작은 모습으로 딱 얼러붙어 한참을 거기 그렇게 쪼그리고 앉아 있었습니다.

2006년2월26일  장하죠?  다 피웠어요
2006년2월26일 장하죠? 다 피웠어요 ⓒ 권용숙
삼월, 밤새 민들레꽃 위에 하얀 봄눈이 내렸습니다. 홀로 찬바람을 맞고 있는 민들레가 가엾어 하얀 이불을 덮어 주었을까요? 민들레꽃은 봄눈이 오는 순간 서둘러 피어난 것을 후회했을지 모르지만, 따스한 햇살은 봄눈을 녹여 민들레가 서있는 마른땅을 촉촉히 적셔놓았습니다.

2006년3월1일  눈속에피는 복수초 처리비켜~! 나는 한떨기 민들레꽃
2006년3월1일 눈속에피는 복수초 처리비켜~! 나는 한떨기 민들레꽃 ⓒ 권용숙

ⓒ 권용숙

ⓒ 권용숙
출근길, 목욕탕 가는 길, 일부러 노란민들레가 피어있는 먼 길로 돌아가는 발걸음이 가볍습니다. 갑자기 내 마음도 노랗게 노랗게 물이 들었습니다. 서둘러 피어난 노란 키 작은 민들레 때문에. 노란 민들레꽃 위로 겁도 없이 흩뿌려 놓았던 하얀 봄눈 때문에.

다가오는 일주일도 춘설 속 노란 민들레꽃처럼 꿋꿋이 살아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래도 봄입니다.

2006년 2월 26일 서울 작은 민들레 앞에 그림자가 멈추어서다.
2006년 2월 26일 서울 작은 민들레 앞에 그림자가 멈추어서다. ⓒ 권용숙

덧붙이는 글 | 서울시 양천구에 처음 피어난 민들레꽃 입니다. 작년에 처음 민들레꽃을 만난것 은 사월 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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