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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연대가 참여하지 않은 삼성전자 주주총회 28일 열린 삼성전자 정기 주주총회가 예년과는 다르게 별다른 반대 의견 없이 1시간 20여분만에 폐회됐다.
참여연대가 참여하지 않은 삼성전자 주주총회 28일 열린 삼성전자 정기 주주총회가 예년과는 다르게 별다른 반대 의견 없이 1시간 20여분만에 폐회됐다. ⓒ 오마이뉴스 이승훈
참여연대가 참여한 삼성전자 주주총회 지난해 주총에서 김상조 참여연대 경제개혁센터 소장이 삼성카드 투자에 관한 질문을 하기 위해 발언권을 신청하고 있는 모습.
참여연대가 참여한 삼성전자 주주총회 지난해 주총에서 김상조 참여연대 경제개혁센터 소장이 삼성카드 투자에 관한 질문을 하기 위해 발언권을 신청하고 있는 모습. ⓒ 오마이뉴스 남소연
"원안대로 박수로 통과시킬 것을 제안합니다."
"동의합니다."


참여연대가 참여하지 않은 삼성전자 주주총회는 거칠 것이 없었다. 모든 안건에는 주총장 여기저기서 동의한다는 의사표시가 쏟아졌고 삼성전자의 실적과 경영진에 대한 찬사가 이어졌다.

그 결과 대차대조표 및 손익계산서 승인, 이사 선임 등 주총 안건들은 만장일치로 표결 없이 박수로 통과됐다. 9시에 시작한 주주총회는 1시간 20여분만에 끝이 났다.

28일 오전 서울 호암아트홀에서 열린 37기 삼성전자 정기 주주총회의 풍경은 에버랜드 전환사채 발행 문제, 계열사간 부당내부거래 문제 등을 놓고 삼성전자와 참여연대 측이 첨예하게 대립, 안건 처리에 진통을 겪었던 예년과는 확연히 다른 모습이었다.

예년과 다르게 조용한 주주총회

소액주주운동을 벌이던 참여연대가 삼성전자 주총에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낸 지난 98년에는 삼성자동차 출자 문제와 에버랜드 전환사채 발행 등을 놓고 격렬한 토론을 벌여 13시간 30분이 넘게 주총이 진행되는 진기록을 남겼다.

99년에는 8시간 40분, 2001년에도 이재용 상무의 경영권 세습문제, 이학수 삼성 구조조정본부장의 이사유임과 참여연대가 추천한 전성철씨의 이사 선임건, 삼성차 손실처리 등이 최대 쟁점으로 떠오르면서 8시간 30분이 넘는 마라톤 주주총회가 진행되기도 했다.

특히 지난 2004년에는 불법대선자금 문제, 자본잠식 상태인 삼성카드 유상증자 참여, 검찰 조사를 받고 있는 이학수 이사 재신임 건을 놓고 양측이 충돌했다. 이 과정에서 삼성전자는 참여연대의 추궁에 대해 의사진행에 불필요한 질문이라며 경비원들을 동원 몇차례 마이크를 빼앗는 등 발언을 봉쇄했고 참여연대 측 인사들이 주총장을 퇴장해 기자회견을 하는 과정에서 진행요원들이 이를 물리적으로 제지, 폭력사태가 벌어지기도 했다.

지난해에도 참여연대는 삼성카드 증자 참여와 삼성자동차의 부채 손실 보전 등에 대해 집중적으로 문제를 제기한 바 있다.

하지만 주총을 앞두고 삼성 'X파일' 사건 등을 놓고 다시 한 번 격돌할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참여연대가 불참을 선언해 이날의 평화로운 분위기는 미리 예상된 대로였다.

이날 주총에서는 임기가 만료된 이건희 회장, 윤종용 부회장, 이윤우 부회장, 최도석 사장 등 4명의 경영진이 사내 이사로 재선임됐다.

또 사외이사로는 박오수 서울대 경영학과 교수, 이재웅 성균관대 경제학과 교수, 윤동민 김&장 법률사무소 변호사 등 3명이 새로 선임됐고 정귀호 바른법률 법무 법인 고문변호사와 황재성 김&장 법률사무소 상임고문 등 2명은 연임됐다. 이사 13명에 대한 보수 한도는 작년과 같은 600억원으로 결정됐다.

마지막 안건이었던 이사의 보수한도 처리를 앞두고 일부 주주들은 "삼성전자와 같은 세계적인 기업의 이사 보수한도가 600억원이라는 것은 너무 낮은 수준"이라며 "더 높여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하기도 했다. 이 의견이 이날 주총에서 나온 유일한 반대 의견이었다.

유일한 이견 "보수한도 더 높여야한다"

주총 의장을 맡은 윤종용 부회장은 "올해 매출은 전년에 비해 13% 성장한 65조원, 순익은 7조6000억원 이상 달성할 것을 목표로 세웠다"며 "반도체, 휴대폰 등 시장지배력을 갖춘 제품 외에 휴대인터넷, 프린터, 첨단 스토리지 등을 육성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참여연대가 빠진 이날 주총에서 소액주주들의 이색적인 의견이 여러 가지 나왔다. 한 소액주주는 "사회에 헌납하기로한 8000억원 중 삼성일가의 자금이 대부분이지만 일부 회사돈도 있는 것으로 안다"며 "기부를 결정하기 전에 주주에게 보고했어야 하지 않느냐"고 지적했다. 또 "이건희 회장이 신병치료차 개인적으로 회사의 재산인 전용기를 사용하는 것도 시정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윤 부회장은 "8000억 기부금 건은 안건과 크게 관련이 없어 여기서 이야기할 게 못 된다"며 "전용기는 이 회장이 개인적으로 쓴 것이 아니며 저나 이기태 사장이 이 회장보다 더 많이 사용한다"고 답변했다.

또 한 주주는 "삼성전자의 외국인 지분이 50%가 넘는데 배당을 많이 해 봤자 외국인 좋은 일만 시키는 것 아니냐"며 "배당에 연연하지 말고 주가 관리를 잘 해달라"고 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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