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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여옥 의원 홈페이지. 비속어와 욕설에 대한 관리조치라는 공지사항을 근거로 비판적 글을 삭제하거나 글의 내용이 잘 보이지 않게 관리조치하고 있다.
전여옥 의원 홈페이지. 비속어와 욕설에 대한 관리조치라는 공지사항을 근거로 비판적 글을 삭제하거나 글의 내용이 잘 보이지 않게 관리조치하고 있다. ⓒ 장희용
공지사항에서는 '비판의 대상이 누구이냐의 문제가 아니라 비판을 표현하는 형식의 문제'를 지적하며 '가족과 함께 식사를 하며 대화를 나누는 중에도 입에 올릴 수 있는 단어가 아니라면 다양한 연령대의 많은 사람이 자유롭게 접근할 수 있는 인터넷 게시판에서의 사용 역시 보다 신중을 기해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라고 써 있더군요.

맞습니다. 비판을 하려면 제대로 해야지요. 비판한답시고 입에 담기조차 민망한 말을 서슴없이 하면 되겠습니까? 무식하게 목소리만 크고 시정잡배처럼 말끝마다 온갖 욕지거리와 독설을 퍼부어서야 하겠습니까? 비판을 표현하는 형식을 제대로 갖춰야지요.

비판다운 비판을 하려면 사실에 기반을 두고 타당하고 논리정연하게 문제의 핵심을 파고들어야 합니다. 그것이야말로 비판의 형식을 갖춘 진정한 비판이지요.

그래서 말인데요. 전 의원에게 묻습니다. 전 의원은 비판의 형식을 갖춰 제대로 비판했습니까? 언어를 신중하게 선택해 비판했습니까? 가족과 함께 식사를 하며 대화를 나누는 중에 입에 올려서는 안 되는 단어들을 선택해 비판했습니까?

누구보다도 단어를 신중하게 선택해 비판해야 할 나라의 국회의원이자 제1야당의 대변인이었던 전 의원은 얼마나 단어를 신중하게 선택해 비판했습니까? 그런 적 있습니까?

전 의원은 당연히 그렇다고 하겠지요. 그러니 그동안 수없는 정제되지 않은 독설을 내뱉고, 이번에도 이런 일이 있었음에도 '기억이 나지 않는다'는 변명과 함께 '내가 뭐 잘못한 게 있느냐?'라는 식으로 사과 한마디 없는 것이겠지요.

하지만, 당신의 지지자를 뺀 많은 국민은 당신의 입에서 '신중한 단어'를 선택해 '비판의 형식을 갖춘 비판'을 들어 본 기억이 없습니다. 그러니 '독설가'라는 말이 당신에게 붙여진 것입니다.

욕설과 비속어를 일상적으로 쓰는 사람은 어쩔 수 없다고? 그럼 당신은?

그런데도 전 의원 여기서 한 발 더 나가 적반하장으로 당신의 홈페이지에다 당신을 비판하는 사람들에게 '관리조치하기 전에 스스로 관리를 하고, 스스로 조치를 취할 것을 요구하고 있더군요. 그러면서 스스로 조치하지 않는 사람들에게 또 하나의 '독설'을 퍼붓고 있더군요.

'일상적으로 부모님 등 가족과 지인들 앞에서도 과도한 욕설과 비속어들을 스스럼없이 쓰시는 분들이라면, 언어 사용의 기준이 일반인과 크게 차이가 나는 만큼 달리 드릴 말씀은 없습니다만 (중략) 올바른 게시판 문화는 별다른 것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오프라인에서 사람들과 만나고 이야기 나눌 때 누구나 염두에 두는 작은 배려와 예절,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라고 여깁니다. 인터넷에서 글은 또 하나의 자신입니다.'

과도한 욕설과 비속어를 스스럼 없이 쓰시는 분들에게는 달리 드릴 말씀이 없다고요? 전 의원이야말로 그동안 비판의 형식을 갖추지 못한 비판(?)을 하면서 가족 간 대화에 올릴 수 없는 신중하지 못한 말을 일상적으로 해 왔습니다.

또한, 전 의원의 그러한 독설에는 상대방에 대한 작은 배려와 예절이 철저히 배제돼 있었습니다. 그로 인해서 지금 저뿐만 아니라 저와 비슷한 많은 분이 상처를 입었습니다. 그런 전 의원이 누구에게 훈계를 하는 겁니까?

이런 것을 두고 적반하장이라고 하는 겁니다. 저야말로, 많은 국민이야말로 과도한 욕설과 비속어를 스스럼없이 쓰는 당신이, 언어 사용의 기준이 일반인과 크게 차이가 나는 당신에게 할 말을 잃어버렸습니다.

남 훈계 말고 전 의원이야말로 홈페이지에 있는 공지사항 읽어 보세요

그래서 말인데, 전 의원이 홈페이지에서 밝힌 공지사항의 내용이 자신에게 하는 말이라는 생각은 안 듭니까? 전 의원에게 쓴소리를 하는 분들에 대해 적반하장으로 훈계하지 말고 그 말들을 자신에게 한 번 적용시켜 보시지요?

자, 읽어 봤습니까? 어떻습니까? 전 의원 스스로 관리조치할 대상이라는 생각이 안 듭니까? 양심이라는 것이 전 의원에게 사과하라고 시키지 않나요? 만약 그래도 사과의 마음이 들지 않는다면, 그건 당신 인생의 불행이요, 그런 당신이 국회의원으로 있는 한 대한민국의 불행이네요.

전여옥 의원 홈페이지 '네티즌 톡톡'에 있는 공지사항입니다.

[공지] 일부 비속어 사용 글에 대해 관리 조치 있었습니다.

가급적 게시판에서 관리를 최소화하고 오케이 톡톡을 찾으시는 여러분들의 자율적인 논쟁을 통한 바른 게시판 문화 정착을 기대하고 있으나 일부 과도한 욕설 및 비속어 사용에 대해서는 부득불 관리조치를 취하고 있습니다.

비판의 대상이 누구이냐의 문제가 아니라 비판을 표현하는 형식의 문제입니다. 가족과 함께 식사를 하며 대화를 나누는 중에도 입에 올릴 수 있는 단어가 아니라면 다양한 연령대의 많은 사람들이 자유롭게 접근할 수 있는 인터넷 게시판에서의 사용 역시 보다 신중을 기해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일상적으로 부모님 등 가족과 지인들 앞에서도 과도한 욕설과 비속어들을 스스럼없이 쓰시는 분들이라면, 언어 사용의 기준이 일반인과 크게 차이가 나는 만큼 달리 드릴 말씀은 없습니다만….

올바른 게시판 문화는 별다른 것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오프라인에서 사람들과 만나고 이야기 나눌 때 누구나 염두에 두는 작은 배려와 예절,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라고 여깁니다.

인터넷에서 글은 또 하나의 자신입니다.

덧붙이는 글 | 한나라당 최연희 사무총장의 성추행 사건과 관련해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가 대국민 사과를 했던데, 그러면서 일부 언론에서 전여옥 의원에 대한 간접 사과의 의미도 있다고 하던데? 어물쩍 넘어가서는 안 되지요. 혹시 전 의원은 ‘시간 지나면 잊혀 지겠지!’라는 생각을 갖고 있는 건 아니겠죠? 
전여옥 의원을 하루 빨리 사과하시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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