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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주위에 아파트가 가득합니다. 그 사이 빈터(부산 다대포부두 부근)에 장이 섰습니다. 요즘 사람들은 백화점으로, 할인마트로 많이 가는 탓에 재래시장은 장사가 영 되지 않는다고 하더니만 여긴 틈새시장이랄까요. 공터에 어느 날부터 갑자기 5일장이 서더니 지금은 제법 번창합니다. 장날은 3일과 8일입니다.

▲ 사이네리아 꽃
ⓒ 이태욱
5일장은 우리에게 매우 친숙한 단어라서 그런지 주위의 많은 사람들은 장날을 기다리기도 하고 장이 서면 같이 구경을 가기도 합니다. 생필품도 사고, 부식을 사기도 하고, 순대국밥에 막걸리도 한잔 하고 합니다.

봄이라서 그런지 꽃화분을 많이 정렬해 놓았습니다. '사이네리아'라는 꽃은 지금부터 꽃이 피기 시작하여 3개월간 간다고 합니다. 가격도 저렴합니다. 대충 2천원, 3천원입니다. 사람들이 꽃을 구경하기도 하고 흥정을 하기도 합니다. 다들 꽃과 같은 아름다운 마음씨를 가진 분들인가 봅니다.

▲ 화분을 구경하는 사람들
ⓒ 이태욱
'패션 양말 앗싸 1000원'.

선전문구가 재미있습니다. 스타킹을 신은 마네킹의 다리도 늘씬하고요. 할인마트와 경쟁해야 하는 관계로 호객소리부터 다릅니다.

▲ 스타킹
ⓒ 이태욱
"골라잡아, 천원. 안 사면 후회합니다. 자 골라잡아 천원."
"마트완 비교가 안 됩니다. 저리가라 입니다.”
"자! 꿀사과 2개가 단돈 천원. 마트완 비교를 마세요. 섭섭합니다."
"갈치가 3마리에 삼천원… 전국적으로 삼천원입니다."

▲ 음식먹는 사람들
ⓒ 이태욱
뭐니 뭐니 해도 시장에는 즉석에서 먹을거리가 있어 좋습니다. 오뎅도 즉석에서 만들고, 오뎅이랑, 떡볶이, 순대, 호떡도 있습니다. 과메기도 있습니다. 임시로 설치한 의자와 식탁에 앉아 먹습니다. 여기서 먹으면 더욱 맛있습니다.

▲ 호떡장사
ⓒ 이태욱
봄이 되니 산나물도 많이 나왔습니다. '하동 청학동' 골짜기에서 온 걸 보니 멀리서도 왔습니다. 냉이랑 달래, 쑥도 있습니다.

▲ 청학동 취나물
ⓒ 이태욱
"취나물 이건 얼맙니까?"
"한 소쿠리에 2천원입니다."
"아주머니, 벌써 노지에서 이게 나옵니까?"
"이건 하우스지요."
"부추, 이건 노지 겁니다."
"그래서 비쌉니다. 한 단에 5천원."
"첫 정구지(부추의 경상도 말)는 보약입니다."

▲ 냉이
ⓒ 이태욱
꽃게에 알이 배어 더욱 맛있게 보인다. 군침이 납니다.

"야, 이 꽃게, 꽃게탕 해먹으면 맛있겠다."
"이건 범게라서 더 맛있습니다."
"범게는 뭐죠."
"꽃게의 종류가 15종류인데 이건 무늬가 범같이 생겼다 하여 범게라고 하지요."
"이건 여기에서 잡나요."
"이건 멀리 태평양에 가서 잡습니다."

같이 장사하는 아주머니가 거든다.

"우리나라 배로 잡습니다. 그러니까 한국산이지요."

▲ 꽃게
ⓒ 이태욱
쇠고기국, 호박죽, 팥죽도 팝니다. 색깔이 호박죽과 비슷한데 조금 달라 보여서 물었다.

"아주머니 이건 뭡니까?"
"그건 카레입니다."

▲ 호박죽
ⓒ 이태욱
시대에 맞춰 상품의 종류도 변화무쌍하게 바뀝니다. 이게 시장의 살아 있는 모습이기도 합니다.

▲ 장보러 온 사람들
ⓒ 이태욱

덧붙이는 글 | 한때 북한의 미녀응원단 배 만경봉호가 머물렀던 부산 다대포부두 부근입니다. 옆 공터에는 3일과 8일, 5일장이 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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