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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력추천 토요일
강력추천 토요일 ⓒ MBC
이후 편성은 예정에 따라 <결혼합시다>와 뉴스데스크가 정상적으로 이어졌지만, 많은 시청자와 네티즌들은 MBC의 성의없는 태도에 분개했다. 갑작스런 방송중단으로, 긴급한 속보나 방송 사고를 걱정했던 시청자들은 정작 방송사에서 분명히 실수를 저질러놓고도 신속한 해명이나 공지를 띄우지 않고 얼렁뚱땅 넘어가려는 듯한 반응을 보이자, 인터넷 게시판과 항의 전화를 통해 거센 비난을 쏟아냈다.

MBC는 뒤늦게 언론보도를 통해, 18일 오후 방영된 <열린우리당 전당대회> 특집 편성으로 인해 <강력추천 토요일>의 시작 시간이 지연됐고, 정시에 방영해야 하는 <9시 뉴스데스크> 시보를 맞추는 과정에서 계산상의 착오가 생겨 불가피하게 방송이 중단되었다고 해명했다.

얼핏 보면 어처구니없는 해프닝 정도로 웃어넘길 수도 있는 일이지만, 근본적인 문제는 MBC측의 안이한 태도와 상황 인식에 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지상파 방송사의 잦은 사고와 안이한 기획력 부재가 여러 차례 도마에 오른 적이 있지만, 특히 MBC는 악재를 도맡아놓고 저질렀다.

<음악캠프> 성기 노출사고, 상주콘서트 참사, 드라마 <달콤한 스파이> 음모 노출 논란, 드라마 <늑대> 촬영 중 사고로 연속극 사상 초유의 방송보류 사태 등에 이르기까지 하나같이 10년에 한 번 나올까 말까 한 방송사고들이 몇 달 만에 연속적으로 일어나며 지상파 방송사에 대한 신뢰 자체가 급격하게 추락하는 빌미를 제공했다.

물론 이번 방송사고는 인명피해나 사회적 파장이 없었다는 점에서 겉보기에 그리 호들갑을 떨 만큼 충격적인 사태는 아닌 듯하다. 하지만 공중파 방송상에 좀처럼 나오기도 어렵고, 나와서도 안 되는 사태였다는 점에서 망신스러운 것은 매한가지. 외부적인 돌발사고가 아닌 만큼 제작팀 자체적으로 조금만 주의했어도 방지할 수 있었던 사태였기에 실망스럽다.

최근 잇단 악재로 가뜩이나 MBC을 바라보는 시청자의 시선이 곱지 않은 상황에서, 신뢰 회복은 고사하고 얼마 지나지도 않아 또다시 이런 어처구니 없는 방송사고가 벌어졌다는 것은 사안의 중요성을 떠나서라도 변명의 여지가 없다.

더구나 늑장 대응으로 방송사고 직후 신속한 해명이나 사과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이 네티즌들의 불쾌함을 자극했고, 방송사고에 대처하는 MBC의 안이한 인식을 드러낸 사례로 지적받을 만했다.

MBC는 현재 20일 회의를 통해 경위를 파악하고 적절한 해결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런 때늦은 '사후약방문'이나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로는 시청자의 근본적인 신뢰를 회복하기란 요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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