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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영 열린우리당 신임 의장은 18일 당선 직후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위기에 처한 당을 구하겠다"고 강조했다.
정동영 열린우리당 신임 의장은 18일 당선 직후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위기에 처한 당을 구하겠다"고 강조했다. ⓒ 오마이뉴스 이종호

"낮은 당의장이 되겠다. 저를 군림하는 당의장이 되라고 뽑아준 것은 아니다. 당원을 섬기고, 더욱 국민들을 섬기겠다."

정동영 열린우리당 신임 의장은 18일 당선 직후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이와 같이 각오를 밝히면서 "위기에 처한 당을 구하겠다"고 강조했다.

특히 정 의장은 이날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의 '5·3 상생협약' 위약을 지적한 것과 '지방자치단체 국정조사' 촉구와 관련, 한나라당과 관계를 악화시킬 수도 있다는 우려에 대해 오히려 강경한 '정책 경쟁'으로 밀어붙이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또 정 의장은 고건 전 총리의 영입 문제에 대해 "적절한 시기에 만나 뵙도록 하겠다"고 밝혔으며, 강금실 전 장관 영입에 대해서는 "2월초에 저녁식사를 하면서 깊이 있는 대화 나눈 적이 있다, 공들이고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다음은 정동영 신임 당의장의 인사말 전문.

"여당을 여당답게 만들어보고 싶다. 옛날 여당인 공화당, 민정당과 군사정권 시절의 여당과 비교할 순 없지만, 그 이후 신한국당, 민자당, 새천년민주당과 비교해보면 열린우리당이 덩치는 제일 큰데 제일 약체이다. 국민들이 과반수 (의석을) 주셨는데, 한 곳에 집중하지 못했다.

(열린우리당은 출발) 처음부터 정말로, 국민 속으로 들어가서 개혁할 것을 과감하게 개혁해 내고, '우리 사회가 열린우리당에 의해 달라지고 있구나'라는 것을 (국민들이) 깨닫게 해줬어야 했다. 아쉬운 점이 많다.

지금은 152석이 143석으로 줄어있는 형국이다. 다시 새출발을 하겠다. (전당대회를 통해) 새출발의 각오와 자세로 열린우리당의 면모는 일신됐다. 지도부가 새로워졌다. 김근태·김두관·김혁규·조배숙 최고위원의 새로운 얼굴과 새로운 사고로 143명의 의원들과 소통하는데 주력하겠다.

(당이) 위기에 처해 있기 때문에, 위기는 아무도 부정하는 분 없기에 당원과 의원들이 한덩어리가 되는 것은 어렵지 않다. 국민 속으로 들어가 겸손하게 노력하겠다. 수락연설에서 간절하게 부탁드렸다. 국민여러분께서 열린우리당에게 다시 한번 기회 달라. 진정성을 갖고 노력하겠다."

"지방자치단체 국정조사는 '정책경쟁' 테두리에 들어간다"

다음은 기자들과의 일문일답.

ⓒ 오마이뉴스 이종호
- 오늘 표차는 예상했던 것과 비교해서 어땠나?
"당원들의 표심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인다. 선거는 언제나 뚜껑을 열어봐야 아는 것이고, 한표 한표에 무게가 있다. 결과를 소중하게 받아들이며 과분한 영광이라고 생각한다.

오늘로써 정치에 투신한지 만 10년 1개월 1주일이 됐다. 새정치국민회의에 입당해서 8년 뒤인 2004년 1월 11일 열린우리당 당의장이 됐고, 그후로 2년 1개월 1주일 뒤에 두 번째 직선 당의장이 됐다. 모든 대의원들과 당원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진정성을 갖고 노력하겠다.

낮은 당의장이 되겠다. 저를 군림하는 당의장이 되라고 뽑아준 것은 아니다. 당원을 섬기고, 더 국민들을 섬기면서 위기에 처한 당을 구해보겠다. 2년 전 전당대회 때, 당의장 수락연설을 하면서 '47석의 열린우리당을 130석의 한나라당과의 의석을 바꿔치기하고 싶습니다. 얼마나 좋겠습니까?'라고 했다. 이때 당원들은 환호했다. '그 꿈은 어렵겠다'하면서도 유쾌하게 환호했는데, 지금은 143석이나 되는 거대 여당이다. 문제는 우리에게 달려있다. 겸허하게 노력하겠다."

- '고건-강금실 카드'가 전당대회에서 부각됐는데, 인재 영입 작업은 어느 단계에 있는가?
"고건 전 총리를 적절한 시기에 만나 뵙도록 하겠다. 고 전 총리께서는 현실적으로 정치세력화하고 있다. 지방선거는 전국 단위의 선거로 민의의 심판이 이뤄지는 장이다. 열린우리당은 한나라당의 10년 지방정치를 선거를 통해 심판하고 결단하자는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힘이 붙인다.

고건 전 총리는 참여정부 초대 총리로, 힘을 보탠다면 열린우당에게는 큰 힘이 될 것이다. 고 전 총리에게도 영광일 것이다. 김근태 최고위원께서 (전당대회) 경선 중 고단한 일정 중에도 인천에서 열린 강연장을 찾아가 진지하게 제안하고 논의한 데 대해 감사하다며 '대환영'이라고 말한 바 있다. 적절한 시기에 만나 뵙겠다.

강금실 전 장관도 2월초에 저녁식사를 하면서 깊이 있는 대화 나눈 적이 있다. '대중의 요구가 거세다. 대중이 강금실을 나오라고 말한다. 그것은 단순한 요구가 아니라 시대정신이 담겨있다. 그 시대정신에 대답할 의무가 있지 않나. '대중의 요구가 너무 진지해 자유로운 개인으로 살고 싶다고 이야기하기에는 상황이 그렇지 않다'는 말을 드렸고, 이에 강 전 장관은 고민했고 지금도 깊이 고민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강 전 장관은 훌륭한 지도자이다. 열린우리당과 같이 하게되면 열린우리당에 결정적인 힘이 될 것이다. 그 점에서 더 공들이고 노력하겠다. 인물영입은 문희상 영입위원장이 상당히 많이 작업을 해놓으셨는 말을 최근 들었다. 문 위원장이 지금까지 해놓은 성과를 바탕으로 지도부도 힘을 합쳐 노력하면 인물은 있다."

- 당의장 수락연설 중에 한나라당과의 관계를 언급했다. '박근혜 대표의 5·3 상생협약의 파기'를 지적하면서 '지방자치단체 국정조사권'을 이야기했는데 이렇게 되면 한나라당과의 관계가 냉각되는 것 아닌가.
"지방자치단체의 비리조사도 크게 봐서 '정책경쟁 범주'에 들어간다. 깨끗이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5·3 상생협약'을 그대로 했으면 17대 국회는 국민들의 사랑을 받았을 것이다. (한나라당은) 장외투쟁을 하지 말았어야 했다. 박근혜 대표 나름의 이유는 있었겠지만, 새정치 협약을 했으면 장외투쟁을 하지 말았어야 했다. 위약이다.

개인 정동영과 개인 박근혜와의 협약이 아니라 '여·야 대표로 17대 국회를 어떻게 이끌어갈 것인가'에 대한 원칙의 합의였다. 거리로 뛰어나가는 장외정치는 더 이상 지지받지 못한다. 사학법을 봐도 국민의 8%밖에 지지를 못받았다. 이를 영구히 종식시키고 한나라당과 치열하게 정책 경쟁을 벌이는 것으로 경쟁하겠다. 지방자치단체 국정조사는 명백히 '정책 경쟁'의 테두리에 들어간다."

"대구 포기하지 않겠다"..."당·정·청 복판에 열린우리당이 서겠다"

- 5·31 지방선거에서 서울-경기-인천시장, 이른바 '빅3' 삼각구도를 구성하는데 지지도 높은 참신한 여성, CEO 출신, 행정전문가를 후보로 내세울 계획은?
"열린우리당은 문호를 전면적으로 개방하겠다. 열린우리당은 열어야 산다. 지금도 열려 있지만 더 활짝 열어야 한다. CEO, 학계, 언론계, 법조계 등 모든 분야의 전문성을 가진 인재를 광범위하게 영입해야 한다. 기초의원, 광역단체장 등 후보 선정에 당헌당규를 따르겠지만, 좋은 제도의 영입 장치가 있기 때문에 좋은 인물을 영입하는데 협력을 다하겠다.

서울-경기-인천 등의 수도권도 중요하지만 중요하지 않은데는 없다. 그래서 내일 새벽 대구에 간다. 대구는 가장 어려운 곳이다. 일제 때 독립운동을 하듯이 대구 돌파를 선언하겠다. 대구 당원들을 격려하겠다. 대구를 결코 포기하지 않겠다. 정성을 다하겠다. 대구가 뚫린다면 지역주의의 장벽은 무너지는 것이다. 대구 시민들은 준비가 돼 있다. '대구 민심'을 얻으면 '대한민국 민심'을 얻는 것이다.

성당에 가서 미사도 보고 억울한 죽임을 당하신 '인혁당' 피해자 가족들도 위로하겠다. 대구의 미래는 혁신도시에 달려있다. 혁신도시 방문 계획을 당 관계자들과 나눴다. 김근태, 김두관, 김혁규 최고위원들께 말씀드렸더니 다 좋다고 말했다. 기자 여러분 고단하겠지만 대구에 함께 가자.

지난 한달 동안 경선하면서 2·18 전당대회 문제가 아니라 당의장의 대임을 맡겨 주신다면 그날부터 어떻게 할지 집중 고민했다. 나름대로 '필승전략'이 있다. 이것으로 국민 속으로 들어가겠다. 이번 주는 양극화 문제 중 교육문제를 갖고 씨름하겠다."

- 지명직 최고위원 등 새 지도부에 대한 최종 구상은 세웠나.
"최고위원이 되신 분들과 협의하겠다. 그때 말하겠다."

- 시기는?
"협의해서 결정하겠다. 대원칙은 5·31 지방선거에 모든 역량을 집중해야겠기에 선거에 도움되는 기준으로 최고위원과 협의하겠다."

- 외부 인사가 들어올 경우에 지명하는 계획도 깔려있나.
"그것까지 포함해서 최고위원과 협의하겠다. 내일 기차를 타고 가면서 대구에서 협의하겠다. 선거에 모든 당력을 집중하겠다. 이것이 가장 중요한 기준이 될 것이다."

- 청와대와의 관계를 어떻게 정리할 계획인가.
"당·정·청은 한 몸이라고 생각한다. 국민들은 야당은 자유 분망하고 다양해도 용납하지만 여당은 다양하되 통일성과 통합성을 요구한다 '다사분란(多思不亂)'이라고 했다. 생각이 다양하다는 것이 힘이 되는 것이지만 어지럽지 않아야 한다.

당·정·청의 소통을 통해 다사분란을 만들어내면서 그 복판에 열린우리당이 서겠다. 그래서 나오는 힘을 갖고 국민 속으로 들어가는 민생정치를 펼치겠다. 국민이 아파하는 5대 양극화를 놓고 한나라당과 경쟁하겠다. 누가 이 문제에 대해 진정성을 갖고 풀어낼 수 있는지 경쟁하겠다."

- '선자강론'이 대의원들의 표심에 반영됐지만 지도부의 다른 면을 보면 인물영입 말고, 민주당과의 통합론이 물밑에 흐르고 있는 조짐이 있다. 당대당 선거연대를 추진할 계획이 있는가.
"지금은 원론적으로 민주개혁세력, 평화세력 등 연대 가능성을 열어놓고 지방선거의 돌파를 위해 협력하고 연대할 수 있는 방안을 지도부 내에서 검토하겠다."

ⓒ 오마이뉴스 이종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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