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지난해 6월 연천GP 총기난사 사건으로 사망한 고 이건욱(당시 21세)씨가 지난 10일 입대 전 다니던 안산공과대학으로부터 명예학위증을 받았다.
지난해 6월 연천GP 총기난사 사건으로 사망한 고 이건욱(당시 21세)씨가 지난 10일 입대 전 다니던 안산공과대학으로부터 명예학위증을 받았다. ⓒ 안윤학
세상을 떠난 아들이 명예학위증(학사)을 받았지만 부모의 슬픔은 여전하다.

안산공과대학은 지난 10일 졸업식(10회)에서 지난해 6월 경기도 연천군 비무장지대 감시초소(GP) 근무 중 동료의 총탄을 맞아 숨진 고 이건욱씨에게 명예학위증을 수여했다. 이씨는 당시 21세로 상병이었다.

학교측은 "부모님의 슬픔을 조금이라도 덜어드리고자 학위를 수여했다"고 밝혔다. 안산공대에서 명예 석·박사가 아닌 '명예학사'를 준 건 이번이 처음. 그럼에도 학위증을 대신 받아든 아버지 문형(58)씨는 눈물을 참지 못했다.

둘째형 건진씨가 관리하고 있는 건욱씨 개인 홈페이지(제목 '너희들 아프지마, 아프면 요번 겨울에 폭설 내리게 한다')에는 국립현충원 묘비 앞에 명예학위증과 건욱씨 사진이 함께 놓인 사진 석 장이 올라와 있다.

건진씨는 사진 밑에 "건욱이가 명예학위증을 들고 있어요, 건욱이 멋있죠"라는 설명을 붙였다. 가족들은 건욱씨 명예학위증을 받은 다음 날 국립현충원을 찾았다.

"건욱이가 명예학위증을 들고 있어요"

건진씨는 15일 <오마이뉴스>와 전화통화에서 "아버지가 졸업식 단상에서 내려오면서 많이 우셨다"며 학위수여식 분위기를 전했다. 그는 "(명예학위를 준) 학교에 고맙다"는 인사와 함께 "동생이 자리에 없어서 서운했다, 축하도 못해주고 꽃도 사주지 못하고"라며 안타까움도 털어놨다.

또 "지난 설날 눈물 젖은 떡국을 먹었다"면서 "부모님이 세배도 받지 않으려 해 겨우 달래드렸고 아버지는 방에 들어가 동생 사진을 보며 우시더라"고 최근 가족 분위기를 전했다.

아버지 문형씨도 학교 측에 고맙다는 말을 잊지 않으면서도 "아들이 살아 떳떳하게 받았으면 사진도 찍고 축하도 해줬을 텐데, 그 모든 것이 안 되고 명예학위증을 간단하게 받고 오니 가슴이 아프다"고 말했다.

손미희 안산공대 교무처 수업학적계장은 "군대 가서 숨지는 경우가 1년에 한두 건 있어왔다"면서 "대개 그 원인을 모르는데 이번 연천 GP사건의 경우 부모들이 사랑하는 자식을 잃은 충격이 클 것이라고 생각해 위로하고 싶었다"고 명예학위 수여 배경을 설명했다. 또 "모두 울먹거릴 정도로 슬펐다"고 학위수여식 분위기를 전했다.

건욱씨의 명예학위증에는 "위 사람은 본 대학의 발전에 지대한 공헌을 하시고 명예를 드높였기에 이에 명예학위 증서를 수여함"이라고 쓰여 있다.

한편, 충북대도 지난해 8월, 역시 같은 사건으로 숨진 고 조정웅씨(전기전자컴퓨터공학부)와 고 박의원씨(축산농화학식품공학과군)에게 명예학사 학위증을 수여한 바 있다.

지난해 6월 연천GP 총기난사 사건으로 사망한 고 이건욱(당시 21세)씨의 아버지 이문형(58)씨가 지난 10일 안산공과대학 제10회 졸업식에서 명예학위증을 받고 있다.
지난해 6월 연천GP 총기난사 사건으로 사망한 고 이건욱(당시 21세)씨의 아버지 이문형(58)씨가 지난 10일 안산공과대학 제10회 졸업식에서 명예학위증을 받고 있다. ⓒ 안산공과대학 제공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