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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퓨터를 배우는 책(워드)을 펴놓은 모습. ⓒ 남희원
꼭 학생이 아니더라도 배움의 열정만 가지고 있다면 공부하려는 마음이 생긴다는 것을 이번 기회를 통해 알았습니다. 바쁘신데도 틈틈이 짬을 내서 책도 많이 읽으시는 아빠를 보면, 학생인 제가 부끄러운 듯한 마음도 듭니다.
아빠는 대학을 졸업하신 지도 오래되셨지만 우리가 모르는 것을 잘 가르쳐 주십니다. 그래서 저희는 숙제하다가 모르는 문제가 있거나 뭔가 의문점이 생기면 언제나 아빠께 물어봅니다. 아빠야말로 저희의 선생님이시니까요.
아빠는 못 배우신 것도 아니지만 언제나 더 많은 것을 배우려 노력하시고 한 발자국이라도 더 나아가려 하십니다. 아빠가 책을 보는 모습을 보면 저희는 그냥 슬그머니 자리를 피해 자신의 할 일을 합니다. 작은 마음이지만 아빠를 조용히 집중하시게 해드리려는 저희의 소심한(?) 배려였습니다.
▲아빠가 공부하시는 영어책들입니다. ⓒ 남희원
어느덧 아빠가 배움의 길을 본격적으로 다시 여신 지도 꽤 되었습니다. 그만큼 아빠가 조용히 앉으셔서 공부하시는 것에 투자하시는 여가 시간도 꽤 많아지셨습니다. 하지만 저는 아빠가 다른 것에 시간을 투자하시는 것보다 공부하시는 것에 투자하시는 것이 현명한 선택을 하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오늘도 제 졸업식에 오신 아빠는 축하하는 의미로 같이 가족끼리 점심을 먹은 후 마침 근처에 있었던 컴퓨터 학원에 가셔서 엄마와 저희 삼남매는 따로 집에 돌아왔습니다. 학원에 들어가시는 아빠의 뒷모습이 오늘따라 당당하셔 보였습니다.
아빠가 직접 가시는 걸 본 것은 오늘이 처음이었지만, 아빠의 뒷모습은 언제나 이러실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배움의 길은 아주 작은 어린아이에서부터 흙으로 돌아갈 사람에게까지 열려 있는 것이니까요. 열심히 공부하시는 모습을 지켜보며 아빠를 모델로 열심히 살기로 결심했습니다.
▲아빠께서 공부하시는 책들을 거반 다 꽂아놓은 책꽃이입니다. ⓒ 남희원
오늘 또한 배움의 성취감으로 표정이 밝은 아빠의 얼굴을 바라보며 내심 기분이 좋습니다. 저에게 삶의 모범이 되어 주신 아빠 덕분에 이제 저도 아빠의 환한 표정을 담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아빠는 언제까지나 저에게 한없이 자랑스럽기만 하신 아빠니까요. 그런 아빠에 대한 뿌듯한 마음을 이제는 저 또한 얼굴 위의 환한 미소로 나타낼 수 있을 테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