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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 단행본으로 나온 김사량의 태백산맥(옮긴이 김학동 제공)
한글 단행본으로 나온 김사량의 태백산맥(옮긴이 김학동 제공) ⓒ Notebook
항일 운동가이며 소설가인 김사량(1914-?. 본명 김시창)이 일본어로 쓴 <태백산백>이 김학동(충남대학교 대학원 박사과정)씨에 의해 한글로 번역되어 단행본(Notebook 간)으로 나왔다. 높은 문학적 가치에도 불구하고 단지 친일문학지에 연재됐고, 해방 이후 북에서 활동했다는 이유 때문에 묻혀 있다 60여년만에 빛을 보게 된 것.

김사량의 <태백산맥>은 우리에게 널리 알려진 조정래의 <태백산맥>보다 시대 배경이 60년 정도 앞선 작품으로 구한말이 배경이다.

김학동씨는 "일본에서 대학(호세[法政]대학)을 다니면서 일제시대 한국인이 쓴 작품을 발굴하던 중 김사량의 태백산맥을 보고 뛰어난 작품성에 반했다"며 "언젠가 한글로 번역해야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다"고 밝혔다. 이어 "김사량의 '태백산맥'은 한마디로 인간의 진정한 자유와 민족의 독립을 갈구한 지식인의 고뇌가 당시의 암담한 현실 속에서 진하게 배어나는 작품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고 평가했다.

현재 박사과정을 밟고 있는 김씨는 석사논문으로 '김사량의 태백산맥'과 '김달수의 태백산맥' '조정래의 태백산맥'을 비교하는 논문을 쓴 '김사량 문학 전문가'다.

친일문제 전문가인 고 임종국도 생전 '친일문학론'을 통해 "삶에 대한 뜨거운 의지, 젊은이들의 정의감과 정열, 난무하는 화적과 사교(邪敎)들의 음모, 젊은이들의 사랑과 밑바닥에 흐르는 민족의식과 향토에 대한 애착을 보여줄 뿐 설익은 시국적 설교도 없고 어릿광대 같은 일본에 대한 선전도 보이지 않는다"고 높은 평가를 내렸다. 또한 "비록 일본어로 쓰이고 친일잡지에 개재됐지만 그 점만을 가지고 친일작품으로 단정하기 어려운 작품이다"고 덧붙였다.

한편 김사량은 1914년 평양 출생으로 평양고보 재학 중 반일투쟁으로 퇴학을 당했다. 이후 일본 사가고등학교를 거쳐 동경제대 독문과를 졸업한 재사. 1945년 2월 '학도병 위문단'의 일원으로 중국을 방문했다가 그해 5월 연안에 있는 독립군 부대로 탈출했다. 해방 뒤엔 주로 평양에서 활동했고, '친일잡지'에 글을 연재했다는 점과 북에서 활동했다는 점 때문에 그의 작품은 터부시돼 왔다.

소설 <태백산맥>은 조선총독부가 한글을 말살하고 언론을 통제하는 등 억압이 극에 달했던 시기에 쓰였다. 1943년 2월호부터 10월호까지(5월호 제외) 8회에 걸쳐 친일잡지인 '국민문학(國民文學)'에 연재된 장편소설로, 한말 임오군란과 갑신정변이 일어난 시기가 배경이다. 어지러운 세상을 피해 산중으로 들어간 화전민들이 태백산맥에서 민족의 독립과 정의 실현, 소중한 사랑을 지켜내기 위해 치열한 투쟁을 전개하면서 이상향을 찾아 떠난다는 내용이다.

김사량의 태백산맥

김사량 지음, 김학동 옮김, 노트북(Notebook)(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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