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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 <우리 아이에게 첫친구가 생겼어요>
ⓒ 한울림
다른 집 아가들은 안 그렇다는데 유독 우리 아가만 낯을 심하게 가린다면 엄마로서 속상하지 않을 수 없다. 아가가 엄마 아빠와 다른 누군가를 인식하기 시작하면서 생겨나는 낯가림. 한번쯤 모든 아가들이 거치는 흔한 과정이지만 유독 심한 아가들의 부모는 괴로운 고민에 휩싸이게 된다.

도대체 뭐가 문제이고 불만인지, 남의 집, 다른 사람을 기가 막히게 알아차리고 울음부터 터트리는 아가. 심지어는 자기를 너무나 예뻐하는 할머니 할아버지만 봐도 입술을 삐죽거리며 울고 할머니 댁 나들이에 혼자 괴로워하며 울부짖는 아가를 보면 참 난처하다.

이렇게 다른 아가들보다 유독 낯가림이 심한 우리 아가를 위해 읽게 된 책이 바로 <우리 아이에게 첫 친구가 생겼어요>다.

"아이는 엄마라는 문을 통해 세상과 만난다" 라는 구절로 시작되는 첫 장은 아기의 성장 과정에서 엄마와의 신뢰 쌓기가 매우 중요함을 강조한다. 가사일에 바쁜 엄마들이 흔히 하기 쉬운 잘못 중 하나가 바로 아가의 칭얼거림을 간과하는 것이다.

아가가 자주 보채거나 칭얼거리는 경우 처음에는 잘 받아주던 엄마도 시간이 지나면 슬슬 짜증이 나기 시작한다. 아기는 뭔가 불만을 표시하거나 요구 사항을 말하기 위해 그러는 것인데 엄마가 듣기에는 그냥 자꾸 보채는 것처럼 들릴 때가 많기 때문이다.

그러나 옹알이를 시작하는 아가의 말소리를 그냥 내버려 두는 것은 매우 위험한 행동이다. 이 책에 의하면 아가의 사회성 발달을 위한 기초는 바로 엄마와의 의사 소통과 교감에서 비롯된다. 그래서 엄마와의 애착 관계가 잘 맺어진 아이일수록 안정된 상태에서 사회를 향해 열린 눈을 가질 수 있다.

그러나 어떤 아기는 심하게 엄마에게 달라붙어 있으려고만 한다. 그런 아가에게 사회성을 키워주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책은 아가에게 있어 낯선 환경이 스트레스일 수 있다는 사실을 강조한다. 따라서 아가가 다른 환경에 서서히 접촉할 수 있게끔 엄마가 조심스럽게 유도하는 것이 가장 좋다.

집에서만 지내던 아가가 할머니 댁에 갔을 경우 사람도 낯설고 집도 낯설어 불편하기만 한 것이 당연하다. 그러므로 귀엽다고 하여 조부모들이 아가를 덥썩 안아 올리거나 낯선 공간에서 엄마가 오래 아가 곁을 떠나 있는 것은 좋지 않다. 서서히 낯선 환경에 적응하도록 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아가 옆에 엄마가 있어야 한다.

차츰 시간이 지나 아기에게 안정감이 생기고 나면 그때부터 타인과의 관계를 인식하도록 도와주는 것이 필요하다.

책의 내용 중에는 사회성 발달을 위해 엄마가 실천해야 할 교육 방법이 조목조목 소개되어 있다. 칭찬해주는 것, 잔소리를 늘어 놓지 않는 것, 가족들과의 교감을 통해 사랑 받고 있음을 인식시키는 것 등 대체로 많은 엄마들이 알고 있는 상식들이다. 모든 교육 방법은 실례를 들어가면서 설명해주어 쉽게 이해되고 실천하기에 좋다.

다양한 놀이를 통해 아기의 사회성을 발달시켜 주는 방법도 알려 준다. 엄마들이 흔히 범하는 오류가 값비싼 장난감이나 교육 프로그램을 구해 주면 아가에게 효과적일 것이라는 생각이다. 그러나 꼭 비싼 돈을 들이지 않더라도 아가의 정서와 감각을 발달시켜 주는 좋은 놀이들이 많다.

책의 저자는 직접 아이 둘을 키우면서 자신이 경험하고 실천해 본 여러가지 놀이 방법을 소개한다. 주로 엄마의 손길로 직접 만든 놀잇감, 주변에서 접할 수 있는 사물을 이용한 놀이 등이 안내되어 있다. 놀이의 방법과 놀잇감의 재료는 그다지 복잡하지 않고 주변의 것을 잘 활용하여 초보 엄마도 쉽게 실행할 수 있다.

혼자 크는 아이들이 많은 요즘, 엄마들은 사랑하는 나의 자녀가 혹시 학교에 가서 외톨이가 되지는 않을까 두렵기만 하다. 그 우려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아이가 타인과 긍정적인 관계를 맺을 수 있도록 도와 주어야 한다. 놀이를 통해 자연스럽게 자연, 세계, 다른 아이들과 친구가 된다면 비록 혼자 자라는 아이일지라도 외롭지 않을 것이다.

자연과 이 세상 속에서 다른 사람과 교감하고 소통하는 아이. 우리 아이가 그런 아이가 되길 바란다면 집안에서 아이를 품에 넣고 보호하는 일은 금물. 엄마의 사랑을 듬뿍 주기는 하되 다른 사람과 자연스럽게 만나고 소통할 수 있는 길을 열어 주는 것 또한 부모의 몫이다.

우리 아이에게 첫친구가 생겼어요

김숙경 지음, 한울림어린이(한울림)(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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