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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시민 보건복지부장관은 10일 오후 과천시 보건복지부 청사에서 취임후 첫 기자간담회를 갖고 자신의 구상을 밝혔다.
유시민 보건복지부장관은 10일 오후 과천시 보건복지부 청사에서 취임후 첫 기자간담회를 갖고 자신의 구상을 밝혔다. ⓒ 오마이뉴스 권우성

10일 보건복지부 수장으로 취임한 유시민 장관은 자신을 향한 우려에 대해 "취임사에서도 밝혔고, 청문회를 통해서도 말씀드렸지만 사건은 없을 것"이라고 못박았다.

유 장관은 이날 과천정부청사에서 연 기자간담회에서 "유 장관을 '정책'의 시각에서 봐야 할지, '사건'의 시각에서 봐야 할지 모르겠다"는 농담 섞인 한 기자의 질문에 함박웃음을 지으며 "그러면 제가 말씀드리는 대로 그대로 해주시렵니까"라고 받아쳤다.

실제로 유 장관은 의원 시절 "조선·동아는 독극물 같은 존재" 등의 발언으로 설화를 겪은 인물이라, 보건복지부를 출입하는 기자들도 적잖이 긴장했다. 유 장관은 이에 대해 "정치에 들어올 때도 갑자기 준비없이 들어온 사람이고, 국민들이 보시기에 행정부에 온 것도 갑작스러운 일"이라며 "앞으로 사건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 장관은 "넓은 의미에서 정책도 정치영역이라 '정책적' 정치는 있을지 모르나, 정당이나 정파간에 이해관계로 충돌하는 일에 휘말릴 일은 없다"며 "주어진 시간의 99% 이상을 보건복지부 행정에 쓰겠다고 약속드렸다"고 말했다. 더불어 "정치부 기자들이 관심가질 만한 사건이나 사고를 일으킬 일은 절대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유 장관은 이어 "정책을 중심으로 봐달라"며 "나라 발전을 위해서 받아들일 충고는 야당에게든, 언론에게든 충분히 참고해서 활용하도록 하겠다"고 당부했다.

인사청문회 당시 자신을 향해 총공세를 펼쳤던 야당에 대해서 유 장관은 "다른 방법 없다, 찾아가서 만나고 대화하고 또 대화하고, 모시고 섬기고 또 섬기면 풀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유 장관은 "청문회가 진행되는 동안 '내가 야당이라도 저렇게 할 수 있다'는 생각을 했다"며 "특별히 마음에 상처를 입거나 감정적 앙금은 전혀 없다"고 잘라 말했다.

취임사에서부터 노인복지 해결을 강조한 유 장관은 '지방선거 대비용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자 "오해를 받더라고 노인복지 해결을 할 수밖에 없다, 특별히 무엇을 한다고 지방선거 전까지 5개월 안에 크게 달라지기는 어렵지 않겠냐"고 반문했다.

다음은 유 장관과 기자들의 일문일답.

유시민 보건복지부장관은 10일 오후 과천시 보건복지부 청사에서 취임후 첫 기자간담회를 갖고 자신의 구상을 밝혔다.
유시민 보건복지부장관은 10일 오후 과천시 보건복지부 청사에서 취임후 첫 기자간담회를 갖고 자신의 구상을 밝혔다. ⓒ 오마이뉴스 권우성
- '과천까지 오는 길이 험하다'고 표현했는데, 앞으로 어떤 기조로 행정을 해나갈 계획인가,
"취임사에서 세 가지를 말씀드렸다. 첫째는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보건복지 행정, 둘째 국민과 함께 하는 행정, 셋째 미래를 내다보는 행정이다. 보건복지부가 하는 일이 국민들이 필요로 하는 일인지 늘 점검하면서 국민들이 원하는 일을 해야 한다는 것이 첫째 원칙이다. 둘째 복지부가 정책을 입안하고, 예산을 확보·집행하는 방법을 찾을 때 현실에 맞도록 관련 이해당사자들의 협조를 얻는 방법적인 면을 강조한 것이다. 셋째 복지부가 다루는 문제는 문제가 벌어졌을 때 이미 대응하기 어려운 일이 있다. 고령화·저출산 관련 준비는 지금 하지 않으면 큰일나고, 벌어진 상황에서 수습이 불가능하다. 지금 어려워도 국민들과 잘 논의해서 정부와 국민이 함께 노력하자는 말씀이다."

- 취임사에서 노인문제 해결을 강조했다.
"청문회 준비하는 과정에서 새삼 알게 됐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활동을 할 때도 노인복지법 개정안 등을 내면서 관심을 가졌다. 실효성 있는 대책이 나오지 않아서 어르신들과 관련해서 많은 문제가 벌어질 것이다. 지금 고령사회로 들어가는 시점인데, 이미 발생한 문제에 대해서 대처할 수 없다면 초고령사회로 넘어가서 더 어렵지 않겠나."

- 유 장관은 "국민연금을 개혁하러 왔다"고 말한 것으로 아는데, 소득신고 축소 등 국민들이 유 장관을 따라하는 사태가 벌어지면.
"국민연금은 자기 노후를 대비하는 일이라 그리 될 일은 없을 것이다. 국민연금 문제는 '해결과제가 많다'는 예를 든 것이지, 그것 한 가지 때문에 온 것은 아니다. 국민연금은 이미 개정안이 국회로 넘어갔고, 2년간 보건복지위 법안소위 중심으로 의견 절충을 이뤘다. 국회의원들이 국민 입장에서 제일 좋은 결정을 내리도록 뒷받침하려고 한다."

- 보험료를 올리는 문제에는 찬성하는가.
"개인 견해를 갖고 정부안이 어떻다고 말씀드리는 것은 적절치 않다. 개인적으로 보험료 인상이 거시경제상 기업의 행동, 민간가계의 소비지출 패턴에 어떤 변화를 줄지 면밀한 검토가 부족하지 않았는지 생각해서 인상안을 유보하자고 했고, 지금 야당이 소극적인 이유는 연금제도의 큰 결함이라고 할 수 있는 사각지대 문제를 해소하는 방안을 제시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정부안은 여전히 살아있지만, 이미 국회 차원에서 여러 가지 절충안을 모색하고 있고, 한나라당이 주장한 '사각지대 해소'라는 목표를 반영된 안이 없어서 새롭게 보안책을 마련해서 의원들이 제시한 급여서비스 개선 등을 한꺼번에 처리하는 것이 옳지 않을까라고 본다."

유시민 보건복지부장관은 10일 오후 과천시 보건복지부 청사에서 취임후 첫 기자간담회를 갖고 자신의 구상을 밝혔다.
유시민 보건복지부장관은 10일 오후 과천시 보건복지부 청사에서 취임후 첫 기자간담회를 갖고 자신의 구상을 밝혔다. ⓒ 오마이뉴스 권우성
- 노인문제에 욕심을 갖겠다고 했는데.
"특별한 아이디어는 없지만, 어르신들의 세 가지 요구가 있었다. 첫째 혼자서 재산이나 소득도 없고 의지할 자식도 없는 분들은 국가에서 확실하게 보살펴줬으면 했다. 둘째 몸은 건강한데 일할 데가 없는 건강한 어르신들이 많다. 이 분들에게는 노동시장에 재진입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는 요구가 있었다. 셋째 꼭 돈 벌기 위해서가 아니라 명예 때문에 일하기를 원하는 분들에게는 자원봉사 쪽으로 많이 (일자리를) 만들어 드려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 노인문제에 집중한다는 것은 큰 선거(지방선거)를 앞두고 투표권과 관련된 의도라는 오해를 살 수 있다.
"오해를 받더라도 이 일(노인복지)은 할 수밖에 없다. 특별히 무엇을 한다고 지방선거 전까지 5개월 안에 크게 달라지기는 어렵지 않겠나. 지방선거와 관련 없다."

- 양극화 해소를 위해 재원마련과 관련, 증세와 관련된 의견이 많다. 성장과 분배에 대한 소신은 무엇인가.
"양극화 해소와 사회안전망 강화를 위해 돈을 만들어주시면 고맙다. 그렇지만 그 돈을 어떻게 만들자고 하는 이야기를 따로 하기는 어렵고, 정부 내에서 국회와 잘 상의해서 '국민들께서 어렵지만 한번 해보자'는 생각을 하게끔 방법을 잘 살펴보겠다. 복지부는 지금 양극화의 '전선'에서 야전(부대)의 처지에 있다. 양극화라는 전쟁을 치르면 사상자들이 실려오는데 의사, 자원봉사, 간호사, 약품 등이 부족한 상황이다."

- 의상 등 외양 등으로 청문회 기간에 관심을 끌었다. 외모 변화에 대해 '변심이냐 변장이냐'는 평가가 있다.
"국회에서 다른 정당과 다투고, 같은 당 안에서도 당의 진로를 놓고 노선투쟁을 하는 것이 나에게 주어진 정치에 관한 일이라고 생각했다. 이제는 복지부 행정이라는 다른 보직이 주어져서 그에 맞게 말과 행동을 변화시켜야 한다. 말과 행동이 변하면 마음부터 변해야 하고, 이런 점들에 대해서 많은 충고를 받았다."

- 야당에서 탄핵까지 하겠다는 소문도 있다. 유 장관과의 관계가 좋지 않다.
"다른 방법은 없다. 찾아가서 만나고 대화하고, 또 대화하고, 모시고 섬기고 또 섬기면서 풀어야 한다. 다른 어떤 방법이 있겠나. 청문회를 진행하는 동안 '내가 야당이라도 저렇게 할 수 있다'는 생각을 했다. 특별히 마음에 상처를 입거나 감정적이 앙금은 전혀 없고, 청문회 동안 한나라당 의원들과 이런저런 비공개 대화나 소통을 했다. 모두 국가를 걱정하는 분들이었다. 당장 아니더라도 될 때까지 노력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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