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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민철
요란한 소리로 심사를 건드리는 알람 녀석을 한 대 후려치고 나면 어느덧 아침이다. 5분만, 10분만 하다가는 어김없이 지각하고 마는 것을 알면서도 달팽이가 껍질 속으로 들어가듯 이불 속으로 쏙 들어가고 만다.

한 번은 부스스하게 일어나 양치질하던 중 쏟아지는 잠을 참지 못하고 방바닥에 누웠다가 잠들어 버렸다. 5분 정도 지났을까. 입 안이 후끈후끈하고 입술이 벌겋게 달아올라 깨어난 엽기적인 사건도 있었다.

대충 씻고, 로션 찔끔 바르고 나면 연탄 화덕에 발바닥이라도 덴 듯 불이 나게 지하철역으로 내지른다. 출근해서 이것저것 업무를 보다가 '인체 시간 11시' 정도가 되면 배 속에서 개울 물 흘러가는 소리가 난다. 그제 서야 '아침 또 못 먹었네'라는 생각이 든다. 점심 먹기에는 이르고, 간식을 먹기에도 어중간한 그 시간에 중요한 손님 접대라도 할라치면 배 속에서 요동치는 천둥소리 때문에 민망해지기 일쑤다.

자, 이쯤에서 공감하는 남자들이 많다면 '간단하게라도 아침 식사쯤은 먹어두자'는 결론에도 동의할 듯. 바쁘고 복잡한 아침을 해결해줄 메뉴로 베이글은 어떨까? 넥타이 메며 한 입 베어 먹고, 양말 한 짝 신고 에스프레소 한 모금 마시는 초스피드 아침 식사. 샌드위치와는 달리 담백함과 고소함이 아침 식사의 즐거움을 더해줄 것이다.

베이글은 밀가루와 이스트, 물과 소금으로 만들어 다른 빵에 비해 칼로리가 낮은 편이다. 가벼운 아침식사를 원하는 남자라면 더더욱 안성맞춤! 더불어 반죽을 바로 구워내는 것이 아니라 끓는 물에 한 번 데친 다음 굽기 때문에 쫄깃하게 씹히는 맛도 일품이다.

담백한 플레인 베이글을 비롯해 짭짤한 어니언, 상큼한 블루베리, 향긋한 시나몬, 고소한 세서미 베이글까지 그 종류도 다양하기에 일주일 베이글 식단도 화려해진다. 크림치즈를 발라 햄, 훈제 연어, 토마토 등과 함께 샌드위치를 곁들여 먹으면 웰빙 아침 식사 끝.

간단하게 아침 식사를 해결하면서 건강까지 챙길 수 있어 아침 시간이 바쁜 남자들에게 요긴하다. 오죽하면 월스트리트 저널이 베이글을 '세계 10대 발명품'으로 선정하기까지 했을까. 길을 걸으면서도, 수다를 떨면서도 먹을 수 있는 베이글을 남자들에게 바친다. 그것도 이른 아침에.

덧붙이는 글 | 월간 'Ennoble'에도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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