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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일 오후 여야 5당 원내대표들이 국회 귀빈식당에서 모여 국무위원 및 경찰청장 내정자에 대한 인사청문회 등 2월 임시국회 의사일정 등을 논의하기 전 포즈를 취하고 있다. 왼쪽부터 천영세 민주노동당 의원단대표, 이재오 한나라당, 김한길 열린우리당,이낙연 민주당,정진석 국민중심당원내대표.
31일 오후 여야 5당 원내대표들이 국회 귀빈식당에서 모여 국무위원 및 경찰청장 내정자에 대한 인사청문회 등 2월 임시국회 의사일정 등을 논의하기 전 포즈를 취하고 있다. 왼쪽부터 천영세 민주노동당 의원단대표, 이재오 한나라당, 김한길 열린우리당,이낙연 민주당,정진석 국민중심당원내대표. ⓒ 오마이뉴스 이종호

"각자 당으로 돌아가서 깨진 얘기를 하더라. 열린우리당은 교육위원들에게 혼나고, 한나라당은 최고위원들에게 혼났다고…."

양당 원내대표가 '산상 회담'을 통해 국회 정상화에 합의한 뒤, 31일 열린 5당 원내대표 회담에 참석한 한 비교섭단체 원내대표는 이 같은 뒷얘기를 전했다. 그러면서 "윤상림 사건이 재미있을 것 같다"고 말해 앞으로 정국은 사학법에서 법조브로커 윤상림 사건으로 국면 전환이 이뤄질 것임을 시사했다.

[열린우리당] '선등원' 관철됐다 자평

열린우리당 지도부는 산상회담 결과에 대해 선등원·후협상, 재개정안 논의를 상임위 차원으로 넘긴 것에 주목하며 만족스럽다는 분위기다. 그러면서 교육위원들을 중심으로 일고 있는 반발을 최소화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유재건 의장은 이날 신년기자회견에서 "사학법 재개정을 당론으로 논의한 적이 없다"며 국회 교육위에서 논의하는 것이 원칙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김한길 원내대표 역시 ▲선등원 후협상 원칙 ▲재개정안은 국회 해당 상임위를 중심으로 논의한다는 원칙 등을 견지한 결과라며 "일부의 우려가 있는 것으로 알지만 제가 원내대표로 있는 한 개혁의 후퇴는 없다"고 강조했다.

한 주요당직자는 "사학법은 이미 무너진 전선"이라며 "병행투쟁론을 내세운 이재오 원내대표가 당선되는 순간 이미 (한나라당이) 진 싸움"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이 당직자는 "논의가 상임위로 넘어간 것은 이미 끝난 것"이라며 "사학법 개정안이 교육위에서 처리된 적은 없다"고 재개정 가능성을 일축했다.

민주당의 핵심당직자는 "합의문구로만 보자면 한나라당이 진 싸움"이라며 "한나라당이 장외투쟁에 부담을 느끼고 나올 궁리를 하는 것 아니냐"고 평가했다.

김한길 열린우리당 원내대표가 31일 오전 영등포 당사에서 열린 비상집행위원회의에서 임시국회 개회 합의에 대해 보고한뒤 유재건 당의장과 웃으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김한길 열린우리당 원내대표가 31일 오전 영등포 당사에서 열린 비상집행위원회의에서 임시국회 개회 합의에 대해 보고한뒤 유재건 당의장과 웃으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 오마이뉴스 이종호

[한나라당] "장외투쟁 일단 보류"

한나라당도 이 같은 점을 의식한 탓인지 '합의문'보다 '합의정신'을 강조하며 신경전에 돌입했다. 박근혜 대표는 "이번 합의는 사학법 재개정이라는 큰 원칙이 반영된 것"이라며 합의문에 있는 '정조위에서 논의한다'는 표현을 들어 "열린우리당이 당 차원에서 재개정 논의를 하겠다는 것으로 받아들인다"고 자평했다.

합의문 3항인 '한나라당이 사학법 재개정안을 제출하면 교육위와 해당 정조위에서 논의한다'는 대목을 놓고 열린우리당은 교육위를, 한나라당은 정조위를 강조하며 자당에 유리한 방향으로 해석했다.

한나라당은 일단 '장외투쟁 보류'를 선언했다. 이계진 대변인은 "협상과정에서 열린우리당의 진실성이 너무나 의심될 때에는 장외투쟁이 재개될 수도 있다"며 "장외투쟁을 완전히 접는 것이 아니라 보류라는 표현을 쓰겠다"고 밝혔다.

양당 지도부는 더 이상 합의문에 대해 토를 달지 않겠다는 입장이지만 여진은 이어지고 있다.

국회 교육위원회 열린우리당 측 간사인 정봉주 의원은 "개정된 법안에 잉크도 채 마르기 전에 재개정을 논의하겠다고 합의한 것은 국회 스스로를 희화화시키는 것"이라며 "국회의 존립조차 부인하는 이 같은 무책임한 합의 내용에 절대로 동의할 수 없다"고 반발했다.

엄호성 한나라당 전략기획본부장은 합의문 2항의 '사학법 재개정을 논의할 수 있다'라는 표현을 놓고 "우려를 표명했다"고 이계진 대변인은 전했다. 또한 최고위원들 사이에서 원내외 병행투쟁에 관해서도 이견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윤상림 파괴력' 얼마나?

이날 5당 원내대표는 오랜만에 모두 한자리에 모여 오찬을 겸해 국회 일정 등을 논의했다. 국회는 상임위 활동에 들어가며 올해 첫 도입되는 국무위원 인사청문회 등을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한나라당을 비롯한 야 4당은 인사청문회와 윤상림·황우석 국정조사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낙연 민주당 원내대표는 "곧 국정조사요구서를 제출하겠다"고 밝혔다.

열린우리당은 국회 정상화를 관철했지만 앞으로 한나라당이 윤상림 사건·감세론 등으로 국면전환을 노릴 것이라는 점에 주목하며 이에 대비하고 있다.

한나라당은 천정배 법무부장관과 정동영 상임고문을 직접 겨냥했다. 이계진 대변인은 최고위원회의 결과를 브리핑하며 "강정구 교수를 불구속시키는데 장관직을 걸고 정권의 운명을 걸었다면 윤상림 사건의 규명을 위해서는 목숨 하나를 더 걸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고, 정동영 고문을 향해서도 입장을 밝히라고 촉구했다.

한나라당은 윤상림 사건을 정권 차원의 '게이트'로 끌어가며 "청와대, 국무위원, 여당 국회의원, 판사, 검사, 경찰, 군이 총망라된 '권력비리 종합세트'"라고 규정했다.

정동영 고문은 "근거 없는 정치공세에 불과하다"는 입장이다. 정 고문은 지난주 경북 지역 간담회에서 "우리당이 하나 자랑하는 게 참여정부는 게이트 없는 정부라는 것"이라며 "한나라당이 윤상림씨 건을 정치부패사건이라 하는데 한 점 성역 없이 검찰이 밝혀내야 한다"라고 말했다.

열린우리당은 청와대 사정비서실에서 "윤씨의 범죄 첩보를 3차례에 걸쳐 5건을 검찰에 넘겼다"며 윤상림 연루 의혹에 대해 공세적인 반격에 나선 점을 들어 "한나라당의 정치공세는 생명력을 다했다"고 보고 있다. 노웅래 공보부대표는 "고위공직자의 비리가 명확히 드러난 것도 아닌데 사안마다 국정조사를 하는 것은 국력 낭비"라며 "당분간 검찰 조사를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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