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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이 며칠 남지 않은 요즘 제주도에서는 이사 중인 가정을 많이 볼 수 있습니다. 설 준비에도 여념이 없을 시기에 사람들이 줄 지어 이사 다니는 광경을 연출하는 이유는 제주에는 '신구간’이라는 독특한 이사 시즌이 있기 때문입니다.

▲ 요즘 제주도에서는 이사짐을 나르는 차들을 많이 볼 수 있습니다.
ⓒ 장태욱
신구간은 대한(大寒) 5일 후부터 입춘(立春) 3일 전(1월 25일~2월 1일)까지 약 일주일에 해당되는 기간을 말합니다.

과거에 제주사람들은 신구간이 되면 일 년에 한번 씩 신신(新神)과 구신(舊神)이 옥황상제께 새로운 임무를 부여 받기 위해 하늘로 올라간다고 믿었습니다. 그래서 신들이 인사이동 기간에는 지상에 신이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이 시기에 이사를 하면 액을 막을 수 있다고 생각했던 겁니다.

▲ 이삿짐 센터를 이용한 이사가 일상화되어갑니다.
ⓒ 장태욱
그런 과거의 믿음이 관행으로 이어져 오다가 현재의 이사문화로 이어진 것입니다. 제주에서 전체 이사의 90% 정도는 신구간 기간에 이루어진다고 합니다. 그리고 이삿짐센터에는 이 시기에 업무 수요가 집중되기 때문에 이사 비용을 받을 때는 평소보다 약간의 웃돈을 요구하기도 합니다.

▲ 신구간에는 이사 전문 업체들이 특수를 누리게 됩니다.
ⓒ 장태욱
어릴 때 부모님이 일 년에 한 번씩 이사를 다니다시피했던 경험 때문에 저에게는 신구간이 그다지 반갑지가 않았습니다. 어린 마음에 신구간은 제 정든 방과 이별하는 슬픈 날이었기 때문입니다.

올해는 신구간과 설 연휴가 바로 이어져 있어서 이사하는 가정에서는 매우 분주한 날들이 이어질 것입니다. 신구간과 설을 통해서 옛 조상들의 상부상조의 미덕을 체험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덧붙이는 글 | 원고료는 <제주외국인근로자센터> <현애자 의원> <예수전도단 조경분 간사> <유니세프>를 후원하는 데 사용하겠습니다. 

이 기사는 <제주의소리>에도 송고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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