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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돌잔치에 종종 참석하게 되는데, 예전에 볼 수 없었던 진풍경이 자주 벌어지곤 합니다. 여러 종류의 디카와 폰카가 총동원돼서 사진 찍느라 부산하기 그지없습니다. 연령대 또한 젊은이들은 물론 초등학교 1학년밖에 안 된 꼬마아이부터 이순(耳順)을 바라보시는 할아버님까지 참 다양하기도 합니다.
특히 돌잔치의 하이라이트라 할 돌잡이 순서에 이르면 그 열기는 가일층 뜨거워져 웬만한 연예인에 대한 취재경쟁을 뺨칠 정도에 이릅니다. 7~8명, 심하게는 10여 명의 자칭 카메라기자들이 연회장 앞을 점거하고 사진을 찍어대는 통에 다른 하객들은 그저 사회자의 설명을 듣는 데 만족해야 합니다.
카메라가 고급 SLR이 됐건 보급형카메라이건 아니면 나중에 컴퓨터에 옮겼을 때 화질이 별로 좋지 않아 눈을 버릴 정도인 화소가 낮은 폰카라 할지라도, 이런 열정은 높이 살만하다고 생각합니다. 다른 사람 의식하지 않고 자신이 담아내고자 하는 피사체에 대한 애정을 가지고 열심히 작업하는 모습은 아름다워 보이기까지 하죠.
하지만 이런 곳에서의 사진에 대한 사람들의 대단한 관심과는 달리 일상생활에서 쉽게 만날 수 있는 자연풍경에 대해서는 그다지 호응도가 높지는 않은 듯합니다. 더 아름다운 장면들에 더 쉽게 다다갈 수 있는데도 말입니다.
어제 하루도 그랬습니다. 새벽 일찍 일어나 기사 쓰는 작업을 한참 한 뒤 조간신문을 가지러 나가기 위해 현관문을 나서는 순간이었죠. 베란다 창밖으로 펼쳐지는 하늘의 풍광이 예사롭지 않아, 잽싸게 옷을 주섬주섬 챙겨 입고 카메라를 가지고 밖으로 뛰어나갔습니다.
워낙 흐린 날씨라 떠오르는 해는 전혀 볼 수 없었지만, 온통 붉어진 태양 주변과 푸르다 못해 쪽빛으로까지 보이는 하늘색은 참으로 장관이었습니다. 한참동안 셔터를 눌러대고 있노라니 출근하는 이들이 힐끔힐끔 쳐다보며 지나가더군요. 좀 이상해 보이기도 했겠죠.
휴대하기 좋은 디카를 늘상 가지고 다니며 모든 사물에 대한 애정을 담아 사진을 많이 찍다 보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작품사진이라 해도 될 아름다운 사진을 건질 수 있을 겁니다. 지금부터라도 자연이 빚어내는 예쁜 풍경, 그냥 지나치지 말고 맘껏 감상하면서 자신의 소중한 추억으로 담아내는 건 어떨런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