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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스그라시어의 빙하
확스그라시어의 빙하 ⓒ 이규봉
저녁부터 다시 비가 오기 시작하여 다음날 아침까지 쏟아 내렸다. 비를 맞으며 매써슨(Matheson) 호수를 산책하였다. 조금 지나니 비가 멈추고 개기 시작하였다. 그 속에서 보는 호수의 모습은 장관이었다. 호수와 산 그리고 원시림의 조화가 멋들어지게 보였다. 호수 주위를 한 바퀴 도는데 1시간 정도 걸렸다. 와나카(Wanaka)로 가는 도중에 파링가(Paringa) 호수, 쉽그릭(Ship Creek), 썬더그릭(Thunder Creek) 폭포, 판타일(Fantail) 폭포를 들렸다. 하나 같이 아름다운 경치를 간직하고 있었다. 와나카(Wanaka)호수에 들어서면서 그 물빛에 또 한 번 반했다. 더구나 주변 높은 산의 눈과 호수의 옥색은 상당히 잘 어울렸다. 와나카(Wanaka)호수를 살짝 벗어나면서 보이는 하웨아(Hawea) 호수 역시 아름다웠다. 이 호수를 끼고 한참 가다가 와나카(Wanaka) 시내로 접어들었다. 와나카 YHA에 묵었는데 시설이 별로 마음에 들지 않았다. 와나카 시내에서 바라보는 호수는 너무 정겹고 평화스러웠다. 반면 30분 정도 서쪽에 있는 그란듀베이(Grendhu Bay)에서 보는 파란 하늘 아래 아스피링산(Mt. Aspiring) 정상의 하얀 빙하는 매우 돋보였다.

와나카호수
와나카호수 ⓒ 이규봉
16일 아침 와나카 호숫가를 산책하고 11시에 제트보트를 탔다. 이 관광은 다른 것과 달리 돈이 아깝지 않았다. 처음 타보는 즐거움도 있었으나 운전자가 성의를 다 하였다. 너무 재미있었다. 끝난 후 그들이 촬영한 것을 보여주었는데 어떻게 이것을 촬영하였는지 놀라웠다. CD에 담아서 30달러라는 것을 20달러에 샀다. 그들의 노력에 감동받았기 때문이다. 점심을 와나카에서 먹고 2시쯤 크라이스트쳐어치로 향하였다.

푸카키호수
푸카키호수 ⓒ 이규봉
가는 도중 만년설을 이고 있는 뉴질랜드 최고봉인 쿡산(Mt. Cook)이 보이는 푸카키(Pukaki) 호수의 물빛은 탄성을 자아내게 하였다. 그것은 물빛이라기보다는 영롱한 보석의 빛이었다. 그 깨끗한 옥색의 빛깔에 취하여 그냥 텀벙 빠져 마구 그 물을 마시고 싶었다. 이 물은 빙하가 녹은 것으로 매우 차가울 뿐 아니라 고기가 살지 못한다고 한다. 잠시 후 근처에 있는 테카포(Tekapo) 호수에 도착하니 여기도 푸카키호수와 마찬가지로 물색이 아름다웠다. 푸카키호수 보다 더 좋은 것은 마을이 있다는 것이다. 이곳서 찍은 사진은 달력에 넣어도 충분할 정도로 아름다웠다. 호숫가에 있는 교회도 정겹게 느껴졌다. 신자들이 많지 않아서인지 가톨릭과 개신교 등 세 개의 종파가 번갈아 미사나 예배를 본다. 앞에 바라보이는 경치에 넋이 나가 제대로 기도를 할 수 있을까 걱정이 든다. 6시쯤 출발하여 크라이스트쳐어치에 도착하니 8시 반쯤 되었다.

테카포호수
테카포호수 ⓒ 이규봉
참으로 인상 깊은 여행이었다. 확스그라시어의 빙하, 아스피링산과 쿡산의 빙하. 악마의 펀치벌 폭포, 썬더그릭폭포, 판타일폭포. 그리고 아써쓰고개에 이름 모를 조그만 폭포들과 하스트고개(Haast Pass)를 지나가며 보는 여러 폭포들. 매써슨호수, 와나카호수, 하웨아호수, 푸카키호수 그리고 테카포호수 등 너무 좋았다. 이번 여행은 ‘빙하와 폭포 그리고 호수 따라 1200km’로 명명해도 좋겠다.

여행정보

일정
1일 출발(7시)->Arthur's Pass, Devil's Punchbowl Falls(9시-10시)
->Fox Glacier(1:30)->빙하하이크(2시-6시)
2일 출발(9시)->Matheson 호수(9:30-11시)->Paringa 호수, Ship Creek, Thunder Creek Falls, Fantail Falls->Wanaka(6시), Grendhu Bay
3일 출발(11시)->제트보트(11시-1시)->Pukaki 호수(3:30)->Tekapo(4시-5시)
->CHCH(8시)

숙박(어른 2, 아이 1명 기준) 및 웹싸이트
Ivory Towers Backpackers(55달러, Sullivans Rd, Fox Glacier, 03-751-0838,
ivorytowers@xtra.co. nz)
Franz Josef YHA(2 Cron St, 03-752-0754, yhafzjo@yha.org.nz)
Wanaka YHA(60달러, 181 Upton St, 03-443-7405, yhawnka@yha.org.nz)
Matterhorn South Backpackers(56달러 Brownston St, Wanaka, 03-443-1119,
matterhorn@xtra.co.nz)

경비(어른 2, 아이 1명 기준 총 592달러)
숙박 115달러(2박), 식대 63달러(부식 35달러, 외식 28달러), 차량 90달러(1200km), 관광 324달러(빙하하이킹 129달러, 제트보트 175달러, CD 20달러)

여행을 마치면서
Fox Glacier나 Franz Josef Glacier를 방문하면 반드시 Matheson 호숫가를 산책하기 바란다. 원시림으로 둘러싸인 호수와 그 앞에 바라보이는 Mt. Tasman 그리고 Mt. Cook의 조화를 느껴본다. 빙하하이킹은 가이드가 없어도 아이젠만 있으면 할 수 있다고 본다. Haast Pass를 지날 때는 천천히 운전하고 쉬면서 주변을 감상할 것을 권장한다.

Wanaka에 가면 서쪽에 있는 Grendhu Bay까지 가서 Mt. Aspiring의 위용을 감상하도록 한다. Pukaki 호수에 있는 Visitor Center보다는 Tekapo로 조금 만 더 가거나, 연어농장으로 가는 길에서 Mt. Cook의 정상을 더 잘 감상할 수 있다. 연어농장에 들리면 반드시 연어를 통째로 사야한다. 회와 매운탕 맛이 아주 그만이다. 연어농장은 Pukaki 호수에서 Tekapo로 가는 도중 왼쪽으로 빠지는 우회도로에 있다. / 이규봉

덧붙이는 글 | 크라이스트쳐어치 코리아리뷰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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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을 통해 사회를 분석한 <오지랖 넓은 수학의 여행>, 역사가 담긴 자전거기행문 <미안해요! 베트남>, <체게바를 따라 무작정 쿠바횡단>, <장준하 구국장정6천리 따라 자전거기행> 출간. 전 대전환경운동연합 의장, 전 민족문제연구소 운영위원장, 현 배재대 명예교수, 피리와 클라리넷 연주자로 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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