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근태 열린우리당 상임고문은 15일 오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당이 해바라기처럼 표만 쫓아 다닌 3년, 당원 여러분은 자부심에 지울 수 없는 상처를 입었다"며 "바꾸면 반드시 이긴다"고 당 의장 출마를 공식선언했다. ⓒ 오마이뉴스 이종호
"당권파에게 다시 당을 맡길 수 없다. 바꾸면 반드시 이긴다."
김근태 의원은 15일 오전 11시 열린우리당 당사에서 연 기자회견에서 "당이 해바라기처럼 표만 좇아다닌 3년, 당원 여러분은 자부심에 지울 수 없는 상처를 입었다"며 "바꾸면 반드시 이긴다"고 당 의장 출사표를 던졌다.
그는 "해바라기처럼 표만 좇아다닌 사례"로 부동산 문제를 들었다. "부동산 투기를 반드시 막겠다는 것이 공약이었으나 건설경기 연착률, 경기부양 압력에 밀려 부동산 입법대책을 소홀히 했고, 정부에서 초안을 만들어 당정 협의를 하면 당에서 물타기를 한 적이 여러 번"이라고 지적했다.
"정동영은 당권파, 알 만한 사람들은 다 안다"
이날 김 의원은 "이른바 '실용'은 실족, 아니 실패했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부동산대책에서 머뭇거렸던 우리의 과오와 창당 정신인 기간당원제를 흔들었던 우리의 모습을 반성해야 한다"며 "'중산층과 서민의 당'이라는 우리의 기둥을 되찾아야 한다"고 밝혔다. 또 "이제 곧은 기둥을 되찾아야 한다"고 자신을 내세웠다.
당 의장을 지내면서 실용주의 노선을 내걸었던 정동영 전 장관을 '당권파'로 규정하고, 그가 열린우리당의 위기에 가장 큰 책임이 있다고 공격한 것이다.
그러면서 그는 "포장지만 바꾸거나 화장만 고쳐서는 안 된다"며 "당의 간판도 노선도 사람도 다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당내 최대 라이벌인 정 전 장관에 대한 대립각을 분명히 세운 것이다.
계속해서 김 의원은 "정 전 장관 쪽은 '당권파라는 말은 동의하지 않으며, 인신공격은 자제해야 한다'는 반응"이라는 질문에 대해 "알만한 사람은 다 안다"고 재차 강조했다.
그는 "주요 당직을 돌려가면서 맡았고, 그것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한다"며 "누가 책임이 더 있는지 덜 있는지 분명히 가려야 한다, 저는 인신공격한 적 없다"고 말했다.
또 김 의원은 "기적을 만들고, 대반전을 이루자"고 주장했다. 그는 "한바탕 소용돌이를 일으켜야 한다"며"유야무야 얼버무리는 전당대회가 아니라 책임을 물을 것은 분명히 물어야 한다"며 "당이 어떤 방향으로 갈 것인지 확실하게 선택하는 전당대회를 만들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범민주세력대연합... 현 시점에서 민주당과 통합은 반대"
▲ ⓒ 오마이뉴스 이종호
김 의원은 당 재건을 위한 방안 중 하나로 '범민주세력대연합' 실현을 강조했다.
이를 위해 민주당, 민주노동당과의 정책공조 강화와 원내교섭단체 구성요건 완화를 전향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또 "고건 전 총리가 어느 프로그램에서 저의 제안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을 나타냈다는데 이는 의미있는 발언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민주당과의 통합에 대해서는 "이 시점에서 민주당과의 통합에만은 찬성하지 않는다"고 분명한 입장을 밝혔다.
그는 "우리당이 독자적으로 할 만하다고 국민이 인정하는 분위기가 됐을 때, 민주당이 동의하고 또 폭을 넓혀 본인들의 동의 아래 강금실 전 장관·고건 전 총리·박원순 변호사·이수호 전 민주노총 위원장 등 냉전과 특권에 반대하는 모든 분들이 함께 한다면 그것이 대연합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그러나 '연대 대상'을 묻는 질문에 대해서는 "마지만 순간에서 각 후보들의 노선과 정책에 기초해서 연합하고 결합하는 것은 가능하지만, 지금은 적절치 않다"고 답해, 후보간 연대는 막판까지 미룰 것임을 시사했다.
김 의원은 "이번 전당대회는 우리가 독재정권의 계승자인 한나라당에 주도권을 넘길 것인지 아닌지 판가름하는 갈림길"이라며 "김근태를 민주개혁의 선봉에 세워달라, 반드시 한나라당을 다시 꺾고, 지방선거 승리를 여러분에게 바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근태 의원이 기자회견을 마친뒤 지지자들과 `화이팅`을 외치고 있다. ⓒ 오마이뉴스 이종호
역동적 모습 강조... "박수와 환호, 크게 한번 더"
김 의원 측은 이번 기자회견에서 역동적인 모습을 보이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기자회견 시작 전 대형 TV를 통해 <당이 걸어온 길과 나아갈 길>이라는 제목의 동영상을 방영해 눈길을 끌었다. 기자회견 중간중간에 지지자들이 "맞습니다" "김근태가 필요해"라고 외치면서 박수와 환호성을 보내기도 했다. 김 의원은 이들의 연호에 "크게 한 번 더 해달라"고 유도하기도 했다.
기자회견이 끝난 뒤 김 의원 팬클럽인 '김근태 친구들' 회원 30여명은 김 의원에게 '깨끗한 정치, 따뜻한 경제, 사람사는 세상'을 이뤄달라는 뜻을 담은 가마솥을 전달했다.
또 이날 회견에는 사회를 맡은 선병렬 의원을 비롯해 유승희·이기우·최규성 의원과 부부 대의원, 청년 대의원, 농민, 자영업자, 택시기사 등이 나와 김 의원 지지를 호소했다.
정동영 전 장관에 이어 김 의원이 당의장 출마를 선언함에 따라, 2월 18일 열린우리당 당의장 선거의 양강이 모두 무대에 올랐다.
▲출마기자회견을 마친 김근태 의원이 당사 앞마당에서 지지자들로부터 `솥단지`를 받은뒤 들어보이고 있다. ⓒ 오마이뉴스 이종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