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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마이뉴스 이종호
'개각 반대' 33인 서명파 중 한명인 송영길 열린우리당 의원(사진)이 보건복지부장관에 내정된 유시민 의원에게 답장을 보냈다. 유 의원은 지난 9일 동료 의원 전원에게 '이해와 관용'을 호소하는 편지를 띄운 바 있다.

송 의원은 11일 이날 자신의 홈페이지에 올린 '존경하는 유시민 의원의 편지에 대한 답장'이란 글을 통해 위로와 격려의 말을 전해 눈길을 끌었다. 송 의원은 서두에서 "장관 내정을 축하하고 개각 발표 이후 일련의 과정에서 겪었을 심적 고통에 심심한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며 "인사청문회 절차와 업무 준비 등에 차질 없길 바란다"고 말했다.

송 의원은 이어 "같은 당 소속 동료의원이 입각된다면 당연히 축하하고 격려하는 것이 일반적인 일"이라며 "논란이 생기게 된 것은 우리당 의원님들의 참여정부의 성공과 당을 위한 고민과 충정의 발로"라고 이해를 구했다.

그러면서 보건복지부 장관이 해결해야 할 최대 현안인 양극화 해소와 국민연금법 처리에 매진해줄 것을 당부했다. 송 의원은 "더이상 정치적 논란에 휩쌓이지 않고 사회경제적 양극화에 맞선 야전병원장으로서 국민의 삶을 따사롭게 하는데 봉사해 달라"며 "이로써 우리당에게도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해주실 것을 진심으로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아울러 조화와 화합의 리더십을 강조했다. 송 의원은 "장관으로서 보건복지개혁을 추진하더라도 우리당은 물론 야당 일부의원이라도 동의를 받아내지 못하면 국민연금 개혁 등 각종 개혁조치가 한걸음도 나갈 수 없다"며 "'각자위정(各自爲政)'이란 말이 있듯이 전체와 조화나 타인과의 협력을 고려하지 않으면 목표를 이룰 수 없다"고 말했다.

송 의원은 또 "열린우리당 의원, 당원들은 다양한 스펙트럼을 가지고 있지만 우리는 강한 유대감과 한뜻으로 모아질 수 있는 큰그릇이기도 하다"며 "개혁 대 반개혁으로 갈라칠 대상이 아니라 모두 설득, 통합해야 할 개혁의 주체"라고 말해 '유시민 입각'으로 벌어진 당내 불협화음을 의식했다.

한편 유시민과 송영길 의원을 비롯한 386 의원들은 작년 4월 전당대회에서 격하게 맞부딪친 바 있다. 갈등은 유 의원의 '반 정동영계, 친 김근태계' 발언에서 촉발됐고 송 의원의 '분열적 개혁주의'를 필두로 김영춘·임종석 의원 등 386세대 의원들이 유 의원에 대한 비판에 가세하면서 감정적 대립으로까지 치달았다.

선거 결과, 유 의원은 턱걸이로 상임중앙위원에 당선되었고 송 의원은 낙마했다. 그 뒤 두 의원은 "선거가 끝나는 동시에 앙금도 사라졌다"며 화해의 제스처를 취하기도 했다.

다음은 송영길 의원이 유시민 의원에게 보낸 편지 전문.

<존경하는 유시민 의원님의 편지에 대한 답장>

유시민 의원님! 송영길 의원입니다.

보건복지부장관에 내정된 것을 축하드립니다. 청문회 절차와 업무준비 등에 차질이 없기를 바랍니다.

의원님이 우리당 의원님들께 보내신 편지를 잘 받아 보았습니다. 개각 발표 이후 일련의 과정에서 겪었을 심적고통에 심심한 위로의 말씀을 드립니다.

같은 당 소속 동료의원이 입각된다면 당연히 축하하고 격려하는 것이 일반적인 일입니다. 그러나 논란이 생기게 된 것은 우리당 의원님들의 참여정부의 성공과 당을 위한 고민과 충정의 발로라고 생각합니다.

열린우리당 국회의원, 당원들은 다양한 스펙트럼을 가지고 있지만 우리는 강한 유대감과 한뜻으로 모아질 수 있는 큰 그릇이기도 합니다. 김대중 대통령의 남북화해정책노선과 노무현 대통령의 정치개혁, 지방분권, 사회혁신의 노선에 공감하기에 우리는 모였습니다. 개혁추진의 방식과 속도에 대한 약간의 견해 차이가 있지만 이를 개혁 대 반개혁으로 갈라칠 대상이 아니라 모두 설득, 통합해야 할 개혁의 주체라고 생각합니다.

2004년 말 국회 때 4대 개혁입법 추진과 관련하여 우리내부는 개혁추진 방식과 속도의 논란으로 제대로 성과를 내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2005년 말에는 우리 서로가 하나로 단결되어 사학법개정, 부동산대책 관련법안을 통과시켰습니다. 저는 종부세법 등 8.31 부동산대책 관련법안을 처리하면서 국민의 지지와 동의, 그리고 우리당 의원 한분 한분, 그리고 민주당, 민주노동당, (가칭)국민중심당 의원 한분 한분이 얼마나 소중한지 뼈저리게 느끼게 되었습니다.

작년 말 주가지수 700~800선 시절, 연기금주식투자 허용을 위한 기금관리법개정안 처리를 놓고 한나라당의 격렬한 반대를 돌이켜 봅니다. 만일 국민연금의 주식투자를 당시 7.6%에서 유럽수준의 20%로 늘렸다면 주가 1400의 현시점에서 8조원 정도의 수익이 증가했을 것입니다. 연기금 의결권을 두고 연기금 사회주의를 말하는 수준의 한나라당을 상대해야 합니다.

사회양극화해소, 국민연금개혁 등 우리가 해결해야할 뜨거운 감자가 놓여 있습니다. 개혁의 내용과 방향은 이미 제시되어 있습니다. 문제는 어떻게 개혁추진과정을 잘 관리 조직하여 국민의 공감을 만들고 여야 의원들을 설득하고 동의를 얻어내어 개혁법안을 통과시킬 것인가 입니다.

개혁을 주장하고 로드맵을 만들고 법안을 제출하는 것으로 끝날 수 없습니다. 구체적인 법안통과와 실천으로 민생경제회복과 개혁추진의 성과를 만들어내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당·정·청의 상호소통으로 혼연일체가 되어야 합니다. 장관으로서 보건복지개혁을 추진하더라도 우리당은 물론 야당 일부 의원이라도 동의를 받아내지 못하면 국민연금 개혁 등 각종 개혁조치가 한걸음도 나갈 수 없습니다.

各自爲政이란 말이 있습니다. 전체와 조화나 타인과의 협력을 고려하지 않으면 목표를 이룰 수 없습니다.

편지에서 스스로 지적하신대로 더 이상 정치적 논란에 휩쌓이지 않고 사회경제적 양극화에 맞선 야전병원장으로서 국민의 삶을 따사롭게 하는데 봉사함으로써 우리당에게도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해주실 것을 진심으로 부탁드립니다. 보건복지개혁을 위해 열린우리당 의원님들도 함께 할 것이라 믿습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요.

2006년 1월 11일
국회의원 송영길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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