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조카의 일기 원본
조카의 일기 원본 ⓒ 이인배
1월 6일자로 작성된 조카의 일기는 그날의 생생하고 치열한 전투 현장을 자세하게 묘사해 주고 있습니다. 큰 누나의 증언에 따르면 사건 발생 당일(?), 한 시간 동안 일기를 쓴다는 이유로 책상에 앉아서 짜증만 냈다고 합니다. 그래서 일기 주제를 몇 개 던져주었는데 시작도 못하고 공연히 연필만 부러뜨리기만 했다고 합니다. 애초에 못쓴 일기를 손대주기 시작하면서 스스로 일기를 쓰는 훈련이 잘 안 되어 있는 것 같습니다.

일기쓰기를 놓고 조카와 큰 누나는 티격태격 옥신각신하였고, 결국 큰 누나는 공권력을 투입하기로 결심했다고 합니다. 목소리가 커지고, 결국 조카는 징징 울다가 매 한 대 맞고 눈물 콧물 뺀 다음 세수하고 나왔다고 합니다. 그래도 달라진 것은 없었습니다. 그래서 큰 누나는 홧김에 "일기 쓰기 싫다는 걸 써봐!"라고 말했습니다. 5분 정도 후에 결국 '일기 쓰기 싫어!'라는 제목의 일기가 탄생되었습니다.

요즘 큰 누나는 동생이 <오마이뉴스>에 기사를 올린다고, 매일 <오마이뉴스>에 들어와서 기사를 읽고 모니터 해줍니다. 조카를 소재로 기사를 올렸을 때는, 모델료 협상까지도 은근히 생각하고 있는 듯한 눈치입니다. 일기를 쓰기 싫어하는 조카에게 큰 누나는 결국 외삼촌의 경우를 이야기해 주었다고 합니다.

"외삼촌이 어려서부터 일기를 열심히 쓰더니 컴퓨터 신문에 올리는 기사가 뽑혔잖아."

혹시 조카가 외삼촌이 어려서 쓴 일기를 보자고 하면 어떻게 하나요? 완전범죄를 위해서 어렸을 때 일기를 복원하는 작업을 해야 할까요?

덧붙이는 글 | 이제부터라도 일기를 써볼까 생각중입니다.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이전댓글보기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