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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서문주차빌딩(이하 주차빌딩) 사용의 결정 번복으로 서문시장 상인들의 집회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추운 날씨와 기약없는 기다림과 정신적 충격 속에 2지구상가 피해상인들은 점점 지쳐가고 있으며, 시위 도중 실신하는 상인들도 발생하고 있다.

어제 '주차빌딩 사용 번복' 결정에 대해 피해상인들은 아침부터 '번복이란 있을 수 없다'며 집회를 계속 진행하고 있다. 상인들은 연일 '특별재난지역 선포 및 초기진화 실패에 대한 책임규명'등을 요구하면서 주차빌딩 농성을 풀지 않고 있다.

집회를 가진 상인들의 딱한 사연은 보는 사람들도 안타깝게 하고 있다. '2층에서 장사하는 주부'라고 밝힌 한 여성상인은 "어제 아침은 '주차빌딩 사용이 허가났으니 이제 한 시름 놓았다'며 오랜만에 집에 들어가 가족들에게 아침을 차려줄 수 있었는데 반대라니 억장이 무너진다"며 "감사의 촛불까지 들었는데 도와주지는 못할망정 반대라니요"라며 허락을 호소했다.

또 2층 139호의 상인은 "점점 우리들의 이야기가 언론에서 사라져간다"며 "열심히 장사만 하고 살았을 뿐인 우리들에게 이번 일은 너무 가혹한 시련"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이렇게 어려울 때 우리를 도와달라고 밀어 준 정치인들은 지금 뭐하고 있는가"라며 정치권 및 행정당국에 조속한 피해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주차빌딩 사용을 반대한 지구 상인들에 대한 원망도 쏟아졌다. 한 상인은 "서문시장의 발전을 위해 나서야 할 서문시장상가번영회연합회(이하 상가연합회) 회장이 오히려 서문시장 발전에 역행하는 짓을 한 꼴"이라며 "사퇴는 당연하다"고 상가연합회측을 맹비난했다.

또다른 피해상인인 조일영(52) 씨는 "예전 동산상가 앞 육교로 인한 분쟁 때도 동산상가에 찬성표를 주면서 도와줬는데, 동산상가가 이를 잊어서는 안되는 일"이라며 "더이상 가진 것도, 잃을 것도 없는 피해상인들을 위해서라도 약간의 손해는 감수해 줄 수 있는 것 아닌가"라고 반대지구 상인들의 이해를 구했다.

피해상인들은 오전 10시부터 주차빌딩 앞에서 '주차빌딩의 조속한 사용 허가'를 촉구하는 집회를 가졌으며, 오후 4시 경에는 서문시장 전체를 피켓을 들고 침묵행진을 실시하기도 했다.

한편, 시위 도중 실신하는 상인들도 속출했다. 피해상인들의 나이가 대부분 50~60대인 탓에 추운 날씨와 정신적인 고통으로 건강의 위협을 받고 있다. 1시 45분경에는 1층에서 커텐집을 운영했던 안혜숙(50)씨가 시위도중 실신, 인근 동산의료원으로 옮겨졌다.

또 침묵행진이 끝난 4시 50분 경에도 한 상인이 심장 통증 등을 호소하며 실신하기도 했다. 이 모습들을 지켜본 상인들은 "같이 살자는 데 왜 반대해서 사람들을 고통에 빠트리느냐"며 울음을 터트렸다.

2지구 피해상인들은 지금도 계속 주차빌딩 앞에서 밤샘시위 중이며, 1월 6일 기자회견을 통해 향후 투쟁 계획 및 일정을 밝힐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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