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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난당한 한음 이덕형 초상화.
도난당한 한음 이덕형 초상화. ⓒ 당진군청
전국에서 문화재의 도난이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이번에는 조선 중기의 명신인 한음(漢陰) 이덕형(李德馨)의 초상화(충남도지정 문화재 자료 제 298호. 가로90㎝,세로 155㎝)가 도난당한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27일 문화재청은 "선생의 후손이 보관하고 있던 영정이 지난 1998년 초에 도난당한 사실을 최근 당진군이 신고해왔다"고 밝혔다. 이 영정은1998년 충청남도 도지정 문화재 자료로 지정됐다.

당진군 관계자는 "지난 13일 문화재 점검 차 한음 선생의 영정이 모셔져 있는 송악면 금곡리에 있는 영당에 들러 영정 등을 살펴보던 중 영정이 진품이 아닌 모사품이 걸려 있어 보관하고 있던 후손에게 추궁하니 지난 1998년초 도난당한 사실을 털어 놓았다"고 말했다.

후손들은 영정이 도난당하자 서울 종가에 모셔져 있는 영정을 모사해 걸어 놓고 있다가 뒤늦게 도난당한 사실이 담당 공무원에 의해 밝혀진 것이다.

당진군 문화재계의 남광현 주사는 "영정을 살펴보니 300년 이상 된 그림이 전혀 채색이 변하지 않아 이상하게 여기고 자세히 보니 최근에 그린 모사품이었다"고 말했다.

군 관계자는 "7년간 영정이 가짜인지 모르고 있던 것은 전문지식이 없는 공무원이 담당했기 때문이었으나 이번에 이 같은 사실을 밝혀낸 남광현 주사는 역사학을 전공하면서 조선시대에 그려진 숱한 초상화를 보아왔기에 가능했다"고 말했다.

도난당한 영정은 선생이 명나라에 사신으로 갔을 때 명의 화공이 실제 인물 크기와 같은 앉아있는 모습을 그린 것을 300여년 전 이한철이라는 화공이 4장을 모사한 것이었다. 이 영정을 후손들이 나누어 가졌으나 한국전쟁 당시 이중 3점이 불에 타 없어지고 당진 영당에 모셔져 있던 영정만 남아있었다.

이 영정은 선생의 사당인 영당에 모셔져 있다가 1985년 영당을 수리하면서 도난을 우려해 선생의 후손들이 보관해 오던 중 잃어버린 것이다.

문중에서는 잃어버린 당시에 도난 사실을 알았으나 종손 가정의 내부소행으로 판단하고 자체조사를 하면서 신고를 미루어 온 것으로 알려졌다. 당진군은 지난 23일 당진경찰서에 도난사실을 신고해 현재 수사 중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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