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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망에 갇힌 순천만 청둥오리
정치망에 갇힌 순천만 청둥오리 ⓒ 김학수
겨울이 오면 수많은 철새들이 겨울을 나려고 순천만을 찾아 날아든다. 습지 보호구역으로 지정되어 있는 순천만 갯벌이 철새들의 겨울 휴식지로는 천혜의 조건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추운 겨울 어부들이 떠나버린 한적한 갯벌 위에서 철새들은 지금 생사를 넘다드는 긴박한 몸부림을 하고 있다.

정치망 그물에 갇힌 순천만 청둥오리
정치망 그물에 갇힌 순천만 청둥오리 ⓒ 김학수
정치망 그물에 갇힌 순천만 청둥오리
정치망 그물에 갇힌 순천만 청둥오리 ⓒ 김학수
갯벌 위 그물 속에서 청둥오리들이 퍼덕거리는 것이 발견되었다. 이러한 현상은 그물 여러 곳에서 발견할 수 있었는데 현장에 접근해 보고는 놀라움을 금할 수 없었다. 군데군데 그물 속으로 먹이를 찾아들어간 청둥오리들이 그물을 빠져나오지 못하고 날개만을 퍼덕거리고 있었다.

정치망 그물에 갇힌 순천만 청둥오리
정치망 그물에 갇힌 순천만 청둥오리 ⓒ 김학수
한 어부가 선박을 이용하여 가지고 나온 순천만 청둥오리가 카메라에 잡혔다.(순천만 ○○포구에서 촬영)
한 어부가 선박을 이용하여 가지고 나온 순천만 청둥오리가 카메라에 잡혔다.(순천만 ○○포구에서 촬영) ⓒ 김학수
다행히 이번에 발견된 청둥오리들은 일행들에게 구출되어 자유의 몸이 될 수 있었지만 그물에 걸린 오리들은 대부분 바닷물이 만조가 되면서 생명을 잃을 수밖에 없는 안타까운 현실에 직면해 있다. 이렇게 죽어가는 청둥오리들이 순천 역전시장 일대에서 몰래 거래가 되고 있다는 안타까운 후문을 마을 사람들을 통해 들을 수 있었다.

부상당한 청둥오리 한 마리가 갯벌 위에서 애타게 구조를 기다리고 있다.
부상당한 청둥오리 한 마리가 갯벌 위에서 애타게 구조를 기다리고 있다. ⓒ 김학수
4월 중순부터 10월 중순까지 순천만 사람들은 갯벌에서 칠게를 잡아 수입을 올리고 있다. 문제는 겨울철 휴업기에 접어들면서 그물과 폐 말뚝(이곳 사람들은 '항목'이라고 부름)을 수거하지 않고 갯벌에 그대로 방치하고 있어 순천만을 찾는 관광객들의 눈에 흉물일 뿐 아니라, 순천만을 찾아온 철새들을 수없이 죽어가게 만들고 있다는 점이다.

순천만 일대 그물은 대부분 정치망으로 제작되어 있기 때문에 산란을 위해 순천만으로 찾아드는 성어와 치어들이 싹쓸이되고 있는 실정이다.

대대어촌계 관계자는 순천만의 어족자원 고갈을 막기 위해서는 정치성 어업의 적법성에 대해서 다시 한번 생각해 보아야할 문제라며, 어민과 행정부서의 밀접한 협력관계가 성립되어 산란기에는 '금어기'를 정해야 할 것이며, 조업이 끝난 겨울철에는 반드시 폐 그물을 수거해야 한다며, 이것이 순천만이 풀어야할 숙제라고 말했다.

순천만 칠게잡이 정치망 그물 위로 철새들이 날고 있다.
순천만 칠게잡이 정치망 그물 위로 철새들이 날고 있다. ⓒ 김학수
철새도래지인 순천만. 우리가 미처 찾아보지 못한 갯벌 그물 속에서는 철새들이 생과 사를 넘나드는 사투를 벌이고 있다. 자연이 살아 숨쉬는 아름다운 순천만을 보존하기 위해서는 어떠한 절차를 밟아 폐 정치망을 처리해야 할 것인지 행정적인 지혜가 필요하다. 그것만이 자연과 인간이 함께 어우러져 살 수 있는 유일한 길이기 때문이다.

순천만 하늘위로 철새들이 아름답게 날아가고 있다. 그들이 우리에게 자연의 경이로움을 안겨주고 있는 것처럼 우리가 그들에게 삶의 자유를 안겨주기 위해서는 무엇을 준비해야 할 것인지 순천만의 자연 속에서 다시 한번 생각해 보았다.

오늘 생사를 넘나드는 청둥오리들의 처절한 몸부림을 목격하여서 일까? 자유롭게 하늘을 날고 있는 철새들의 노랫소리가 그물 속에 갇혀있는 친구를 구해달라는 구조의 목소리처럼 처절하게 들려오고 있었다.

덧붙이는 글 | 순천시청 홈페이지:www.suncheon.jeonna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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