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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학규 경기도지사는 지난 17,18일에 이어 24과 25일 경기도청 직원 등 100여명과 함께 전북 고창군 공음면 등지에서 붕괴된 축사 지붕 철거작업 등을 도왔다.
손학규 경기도지사는 지난 17,18일에 이어 24과 25일 경기도청 직원 등 100여명과 함께 전북 고창군 공음면 등지에서 붕괴된 축사 지붕 철거작업 등을 도왔다. ⓒ 경기도청
이명박 서울시장이 이날 나주시 산포면 등정리를 방문, 신정훈 나주시장(오른쪽)과 함께 무너져 내린 비닐하우스 철골 제거작업을 하고있다.
이명박 서울시장이 이날 나주시 산포면 등정리를 방문, 신정훈 나주시장(오른쪽)과 함께 무너져 내린 비닐하우스 철골 제거작업을 하고있다. ⓒ 서울시청
여야의 유력한 대권주자들이 호남으로 향하고 있다. 한나라당 '빅3' 손학규 경기도 지사, 이명박 서울시장,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 여기에 정동영 통일부 장관도 25일 폭설피해 현장을 찾았다. 김근태 복지부장관도 26일 전남 장성을 방문할 예정이다.

이들의 호남방문은 사학법 개정안으로 인한 여야 국회 대치가 장기화하고 있는 가운데 이뤄진 것이어서 대권을 염두한 '민심 행보'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날 전남 장성, 영광과 전북 순창 등을 방문한 한나라당 '빅3'와 정동영 장관 등은 "복구지원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며 피해 농민들을 위로하면서 직접 무너져 내린 하우스 철골 등을 제거하는 작업을 돕기도 했다.

"정치권에서도 긴급하게 대처해야 하는데..."

호남지역 폭설 피해 지원에 가장 열성적인 것은 손학규 경기도 지사다. 손 지사는 2000여명의 경기도내 시군의 대규모 봉사단과 함께 전남과 전북지역 복구할동에 나섰다. 특히 손 지사는 지난 17일·18일에 이어 24일과 25일 또 전남 장성군 남면 분향리와 전북 고창군 공음면을 찾아 비닐하우스 복구 작업을 펼쳤다.

25일 현장을 찾은 손 지사는 "또 찾아와서 보니 생각보다 피해가 크다"며 "큰 피해를 입은 농민들께 위로를 드리고 도내 복구반 모두가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또 "농민들에게 적은 힘이나마 되고 싶고 용기와 희망을 왔다"며 "힘을 잃지말라"고 위로했다.

손 지사는 한나라당의 장외투쟁에 대해 "어려움에 처한 민생현안을 풀어야 한다, 민생현장으로 빨리 돌아가야 한다"고 박근혜 대표를 겨냥하기도 했다. 한편 손 지사는 3억1000여만원의 복구 자재를 전남도와 전북도에 전달하기도 했다. 손 지사는 이날도 직접 팔을 걷어붙이고 비닐하우스 철골 제거 작업 등에 손수 나섰다.

25일 오전 이명박 서울시장도 시청 국장급 이상 간부 40여명과 함께 전남 나주 산포면 등정리에서 비닐하우스 해체 작업, 폭설과 한파로 얼어 죽은 파를 뽑는 작업에 참여했다.

이 시장은 "피해현장을 직접 보고 어떤 지원이 더 필요한지 확인하기 위해서 내려왔다"며 "가뜩이나 어려운 시기에 폭설피해를 입은 농민들에게 위로의 말을 전한다"고 말했다.

이 시장은 "이번 폭설은 개인 농업시설에 실질적인 피해가 큰 만큼 재해지구지정이 되지 않더라도 신속한 피해보상이 필요하다"며 "이번 피해로 이들마저 농촌을 버릴까 두렵다, 다시 일어설 수 있도록 국민들이 희망을 불어 넣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시장은 "사실 내가 여기와서 자르고 나르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니다"며 "농업을 살린다는 측면에서 정치권에서도 긴급하게 대처했으면 좋겠다"고 박 대표를 간접적으로 비판했다.

이날 이 시장은 전남도에 피해복구에 필요한 장비와 물품 구입에 보태라며 2억5000여만원을 위로금으로 전달하기도 했다.

폭설현장 찾은 박 대표 "특별재난지역선포 최선"...등원거부 의사밝혀

피해현장 방문을 고민하던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도 25일 전남지역을 방문했다. 이날 오후 전남 나주시 봉황면 한 마을을 방문한 박 대표가 농민들로부터 건의 사항을 청취하고 있다.
피해현장 방문을 고민하던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도 25일 전남지역을 방문했다. 이날 오후 전남 나주시 봉황면 한 마을을 방문한 박 대표가 농민들로부터 건의 사항을 청취하고 있다. ⓒ 오마이뉴스 이주빈
그 동안 당내에서 "폭설피해현장을 방문해야 한다"는 목소리에 "정부의 몫"이라며 현장을 찾지 않았던 박근혜 대표도 25일 피해 지역을 방문했다.

이날 박 대표는 오전 전남 영광과 함평, 나주 폭설 현장을 찾았다. 나주시청에서 현황보고를 들은 박 대표는 "이번 폭설로 우리 농민들의 영농의욕까지 꺾이지 않을까 걱정이 크다"며 "한나라당이 특별재난지역선포가 되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대표는 특히 "내년 1월초부터 시행령이 개정돼 특별재난지역 요건이 대폭완화돼 안타깝다, 그러나 이를 기다리지 말고 하루 빨리 조치해 야 할 것"이라며 "한나라당은 전국 지방자치단체장과 당원들에게 인력, 장비 등 최대한의 대책을 강구하도록 했다"고 밝혔다.

이날 오후 전남 나주시 봉황면 유곡리 박실마을 원항연(45)씨의 무너진 양계장을 찾은 박 대표는 "재난지역선포를 해서 다시 일어날 수 있도록 해 달라"는 농민들의 요청에 "정부 지원이 실질적인 지원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박 대표는 "농촌은 하루가 급한데 (재난지역선포) 기준에 맞질 않는다"며 안타까워하기도 했다.

박 대표는 이날 정세균 열린우리당 임시의장이 "28일 본회의를 열겠다"고 사실상 최후통첩을 한 데 대해 "우리 의사는 이미 밝히지 않았으냐"며 국회 복귀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했다. 박 대표는 무너져 내린 양계장 지붕 철거작업을 벌이던 군 장병(육군 제205특공여단)과 경찰(부산 동부서 등) 기동대 대원들에게 "어려울 때마다 큰 힘이 되고 있다"고 치하하기도 했다.

이날 박 대표의 현장 방문에는 이미 24일 현지에 내려온 원희룡 당 호남폭설피해대책위원장과 이강두 최고위원, 최연희 사무총장, 정의화 지역화합대책위원장, 정갑윤 재해대책위원장, 이규택 의원, 이계진 대변인 등 20여명의 의원들이 함께했다.

'1월 당 복귀' 정동영·김근태 장관도 현장 방문

정동영 장관은 이날 전북 순창군 복흥면과 쌍치면 등을 방문했다. 복흥면 상수리의 무너진 축사에서 피해 상황 등을 둘러보고있다.
정동영 장관은 이날 전북 순창군 복흥면과 쌍치면 등을 방문했다. 복흥면 상수리의 무너진 축사에서 피해 상황 등을 둘러보고있다. ⓒ 순창군청
한편 이날 내년 초 당에 복귀할 예정인 정동영 통일부 장관도 자신의 고향인 전북 순창지역 폭설 피해 현장을 방문하고 "실질적인 지원방안을 모색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정 장관은 순창군청에서 피해상황을 보고받은 후 순창군 북흥면 상송리 이상기(50)씨의 무너져 내린 축사를 방문, 철거작업을 도왔다. 정 장관은 이씨와 군 관계자들에게 "폭설 피해현장을 직접 둘러보고 나니 엄청난 피해규모에 너무 가슴이 아프다"며 "우리당과 정부차원에서 최대한 복구지원이 이뤄질 수 있도록 협조를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다짐했다.

"1월 당 복귀"를 공식 선언한 김근태 보건복지부 장관은 내일(26일) 오전 전남 장성군 남면 덕성리를 방문 폭설피해 농민들을 위로할 예정이다. 이날 김 장관은 폭설피해 현장뿐 아니라 광주를 방문하고 백선바오로의집 등 복지관련 시설도 방문할 예정이다.

한편 정치권이 모두 '재난지역선포'를 촉구하면서 폭설 피해 현장을 찾고 있지만 이를 바라보는 농민들의 시선을 달갑지만은 않다. 한 폭설피해 농민은 "말로만 선포를 촉구하면 뭐하느냐"며 "우리는 하루가 급한데, 의례적인 인사치레가 아니고 정치권이 합심해서 빠른 지원을 해야한다"고 씁쓸해 하기도 했다.

"시위진압대신 폭설진압 하러왔어요"
전남 나주 박실마을 피해복구현장 이모저모

▲ 부산연산경찰서와 동부경찰서 소속 기동대 대원들이 25일 박실마을을 찾아 무너져 내린 양계장 철거작업을 벌이고 있다.
ⓒ오마이뉴스 이주빈

○ 박실마을 축사붕괴현장에서 복구작업을 벌이고 있는 장병들은 육군 205특공대 소속 장병들과 부산 연산·동부경찰서 소속 전·의경들. 부산에서 온 한 경찰관계자는 "나주지역은 농민회 활동이 왕성한 곳인데다 시위도중 농민사망사건까지 발생한 터라 내심 걱정을 했는데 주민들이 따뜻하게 맞아줘 더욱 힘이 난다"고.

○ 전역을 4개월 앞둔 최재혁 수경(부산 동부경찰서)은 "생각보다 피해가 심하다"며 "주민들의 생계가 달린 문제여서 열심히 일을 하고 있다"고. 최 수경은 "시위진압대신 폭설진압하고 있다"며 수줍게 웃었다.

○ 훈련소 동기를 1년 만에 피해복구현장에서 만나 정겨운 포옹을 나누기도. 전성훈(205특공대)·정성윤(31사단) 상병은 훈련소에 만나 남다른 동기애를 나눠온 사이. 그동안 편지로만 서로의 안부를 물어왔는데 이날 피해복구현장에서 만난 것. 두 장병은 "형, 편지 보냈는데 왜 답장이 없어" "편지 보냈는데… 연락할게" 등의 짧은 정담을 나누고 헤어졌다.

○ 자신들을 전국총학생회장단 모임인 청년연대 소속이라고 밝힌 대학생 20여명도 피해복구현장에 있었다. 하지만 이들은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와 기념사진을 찍은 뒤 박 대표가 피해현장을 둘러본 뒤 자리를 뜨자마자 자리를 떴다. 한 학생은 "아침에 일찍 왔는데 차 시간에 맞춰 돌아가려고 지금 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 이주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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