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우리는 어느 공간에 거주하는가?>

현실 같은 가상공간

사이버스페이스(인터넷을 중심으로 한 가상공간)는 하나의 장소(place)이다. 이 장소에서 사람들은 옷을 사고 주식을 팔고 대화를 나누고 음악을 들으며 살고 있다.

초기 사이버스페이스는 유즈넷 등 특정 전문가나 마니아 그리고 몇몇 사람들만의 고립된 공간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기술의 발전에 따른 편리함 등으로 전 세계의 많은 사람들이 그들만의 특정한 e-공동체 속에서 더불어 살아가고 있다. 따라서 오늘날의 사이버스페이스는 낯선 사람들과 지리적으로 멀리 떨어진 사람들 간에 사랑과 증오 그리고 다양한 사건이 벌어지는 일상생활 공간이 되었다. 심지어는 한 번도 만난 적도 없는 사람과의 사랑, 미움, 거래, 다툼 등이 일어나는 공간이기도 하다.

가상과 현실 사이의 오해

사람들은 사이버스페이스에서 살지만 동시에 현실에서도 살고 있다. 인터넷으로 사랑을 고백하면서도 현실에서는 껌을 씹거나 심지어 다른 여성과 이동전화로 통화를 할 수도 있다. 사람들은 사이버스페이스에서 물건을 구매하지만 동시에 현실에서는 음악을 듣고 텔레비전을 시청할 수도 있다.

그럼에도 많은 사람들은 사이버스페이스와 현실 세계는 다른 특성을 가지고 있다고 느끼고 별개의 공간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사이버스페이스와 현실공간은 동시다발적으로 존재하며, 더 유대관계가 돈독해지는 상호연관성상에 있는 것이다.

가상공간과 현실공간의 주권

따라서 사이버스페이스에서의 관할권도 현실 세계에서의 관할권과 완전한 별개의 것으로 생각해서는 안 된다. 이는 사이버스페이스가 현실과 동떨어진 공간이 아니라, 실생활과 함께 호흡하고 동거하는 동시대의 공간이기 때문이다. 현실처럼 법률, 도덕, 양심 등 모든 책임과 규범을 지켜나가야 한다. 사이버스페이스가 현실과 다르다는 핑계로 책임을 회피하기에는 유비쿼터스 컴퓨팅 기술이 두 공간을 긴밀하게 하나의 공간으로 만들어놓은 지 이미 오래이기 때문이다.

덧붙이는 글 | ※ 관할권이란 (용어해설) 

일반적으로 관할권이란 여러 종류의 법원 사이의 재판권을 나누는 규정을 뜻한다. 관할권을 특정한 법원에서 살펴보면 특정 법원이 행사할 수 있는 재판권의 범위에 관한 문제이다. 그리고 특정한 사건에서 살펴보면 그 사건에 대하여 또는 그 당사자에 대하여 재판권을 행사할 수 있는 곳이 어느 법원인가 하는 문제이다.

그러나 사이버스페이스에서의 관할권은 사이버스페이스에서 발생한 법률적인 분쟁이나 사건의 경우 관련 지역이 한 나라에 국한되지 않는 특징을 가진다. 예를 들면, 과거에는 독일에서 화살을 쏘아 프랑스에 있는 사람이 그 화살을 맞아 죽은 경우 관할권 충돌이 발생하였다. 독일 법을 따를 것인지 프랑스 법을 따를 것인지를 결정해야하는 문제인 것이다. 

사이버스페이스에서의 관할권 문제는 빛의 속도로 움직이는 정보로 인해 과거와 같은 시간차를 거의 생각할 수 없고 여러 서버들 간의 실시간 상호 작용으로 원인과 결과간의 인과관계를 밝히기 어렵다는 것 등의 새로운 문제들을 내포하고 있다. 

-< CyberLaw>, 강장묵 외 2인, 길벗 출판사, 2003, pp. 145-163.

☞ 그림 출처 : Donna Haraway, "A Cyborg Manifesto: Science, Technology, and Socialist-Feminism in the Late Twentieth Century," in Simians, Cyborgs and Women: The Reinvention of Nature (New York; Routledge, 1991), pp.149-181. 에 대한 그림 인용


태그: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