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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7시부터 시민들에게 두 농민의 죽음과 쌀시장 개방의 부당성을 알리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범대위 한총련 중앙실천단
아침 7시부터 시민들에게 두 농민의 죽음과 쌀시장 개방의 부당성을 알리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범대위 한총련 중앙실천단 ⓒ 박준영
상계동에 사는 박성일(31)씨도 실천단에게 박수를 보냈다. 자신도 대학시절 농활도 다녀온 경험이 있다는 박성일씨는 "현 상황이 걱정되고 안타까울 뿐"이라며 "대학생들이 이렇게 하니까 고마울 따름"이라고 말하며 모금에 선뜻 응했다.

지난 16일부터 서울 곳곳을 누비며 두 농민의 비통한 죽음과 쌀시장 개방의 위험성을 알리고 있는 실천단. 물론 처음에는 시비를 거시는 분들도 있었다고 한다. 그러나 지금은 3일에 한번씩 그런 경우를 볼까 절대 다수의 시민들은 나눠주는 유인물을 꼼꼼히 읽으며 절대적인 공감을 표시하고 있다고. 시민들의 반응이 달라지면서 모금함의 무게도 한층 무거워지고 있다.

숙소인 경기대에서 해가 채 뜨기 전인 새벽 6시50분경 하루를 시작하는 한총련 실천단. 아침 7시50분경부터 지하철역 근처에서 유인물을 배포하고 아침 식사가 끝나면 그때부터 오후 6시까지는 지하를 누비고 다닌다.

하루 평균 4~5시간을 지하철을 타며 시민들에게 두 농민의 죽음과 쌀시장 개방의 부당성을 알리는 실천단. 세 팀씩 나누어 지하철 선전을 하는 것을 감안하면 하루에 한 팀이 도는 지하철은 80량 정도. 한 량에 50명이 시민이 있다면 실천단 한 팀이 하루에 만나는 시민은 4천명이다. 세 팀이니 한총련 실천단은 하루에 1만2천 명의 시민을 만나는 셈. 여기에 다른 실천단까지 합치면 중앙실천단이 하루에 만나는 시민은 3만 명이 훌쩍 넘는다. 한명이 300명의 시민을 만나는 셈이다. 이미 모금액도 1천5백만 원을 훌쩍 넘었단다.

유인물을 유심히 보던 정영자(왼쪽)씨는 대한민국 사람은 우리쌀을 먹고 농민도 지켜야 한다며 현 상황에 안타까움을 표했다
유인물을 유심히 보던 정영자(왼쪽)씨는 대한민국 사람은 우리쌀을 먹고 농민도 지켜야 한다며 현 상황에 안타까움을 표했다 ⓒ 박준영
대단한 성과에는 이유가 있다. 하나는 이 투쟁은 승리할 수밖에 없다는 확신, 그리고 실천단이 대중의 마음을 움직이겠다는 각오. 이런 것들이 있었기에 이들은 쉬지 않았고 방학을 반납하는 것도 아깝지 않았다.

한총련실천단에는 04, 05 등 저학번이 많다. 그래서 시민들 앞에 서서 큰소리로 이야기하는 것은 서툴다. 그렇지만 주저하지 않았다.

"방학이라고 노는 것 보다 오히려 시간도 더 많으니까 시민들에게 진실을 알리고 싶어서요." (이민녕. 서울농대 05학번)
"언론에서 황우석 교수 이야기밖에 안나와 속생했어요. 정말 중요한 사실들이 알려지지 않으니까요. 결국 우리가 실천으로 알리는 수밖에 없다는 생각에 실천단 하게 됐습니다." (이종민. 서울농대 04학번)
"방학 때 농활을 갔었는데 그때 어르신들이 하시는 농사지어도 빚만 는다는 말이 사실일까 싶었어요. 그런데 쌀개방 이야기 들으면서 사실로 다가와요. 언론보도를 보면서 우리가 조금 더 열심히 하면 되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정인규. 인천대 05학번)

진실이 제대로 알려지지 않고 있다는 안타까움으로 시작한 실천단, 진실을 알리면서 쏟아지는 시민들의 호응과 격려에 자신감과 승리에 대한 확신을 얻는 실천단. 그들은 서툴지만 진심을 담아 시민들 앞에 섰고, 이제 시민들의 진심에 힘입어 더 나은 선전 방법을 고심하고 또 노력하고 있다.

시민들은 실천단이 나눠주는 유인물을 꼼꼼히 읽으며 진실을 알아가고 있었다
시민들은 실천단이 나눠주는 유인물을 꼼꼼히 읽으며 진실을 알아가고 있었다 ⓒ 박준영
한총련 중앙실천단 단장을 맡고 있는 백용현(조선대 총학생회장) 남총련 의장은 이 투쟁은 승리할 수밖에 없다고 확신했다.

"이 투쟁을 보면 효순이 미선이 때랑 비슷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때도 죽음 지 6개월 만에 범국민적 투쟁으로 성장했습니다. 늦게 불이 붙었지만 효순이 미선이를 추모하고 미군을 규탄하던 범국민적 운동으로 우리 국민들의 반미의식이 한 단계 성장했습니다. 이 사건을 알고 분노하지 않는 국민이 없습니다. 아직까지는 촛불을 드는 주체로 나서지는 못하지만 실천단이 더욱 열심히 알려나간다면 그때는 곧 오리라고 확신합니다."

"한 3개월만 열심히 하면 서울시민 다 만날 수 있겠다"며 '한번 해봅시다'고 외치는 한 실천단원의 말처럼 지금도 실천단원들은 진실의 전파자, 실천의 호소자가 되어 지하철을 누비고 있다.

"근본 해결은 미국 내정간섭 끝장내는 것"
[인터뷰] 백용현 범대위 한총련 중앙실천단 단장

▲ 백용현 범대위 한총련 중앙실천단
- 쌀개방 관련 한총련 실천단은 대통령 사과와 함께 미국의 내정간섭을 끝장내자고 주장하고 있다. 그 이유는 무엇인가.
"쌀개방이 되면 민족농업이 살아남기 어렵다는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 물론 정부가 개방했지만 개방 압력을 넣은 것은 미국이다. WTO, 평택, 북한인권대회 등을 보더라도 최근 들어 미국의 내정간섭과 압력이 심화되고 있다. 이 문제는 미국의 내정간섭을 끝장내지 않고서는 해결되지 않는다. 한총련은 이 사실을 국민들에게 알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미국의 내정간섭을 끝장내자는 주장을 함께 하고 있다."

- 시민들이 반응은 어떤가.
"물론 '왜 너희는 모든 걸 반미로 풀려고 하느냐'며 소리치시는 분들도 있다. 그러면 '맞습니다'고 말한다. 우리는 올해를 자주통일 원년, 미군철수 원년으로 선포했다. 한해를 돌아보면 민족공조의 힘을 여지없이 과시했다고 할 수 있다. 원년이란 시작의 의미이다. 이제 지자체, 대선 등 굵직한 정치일정 속에서 민중들의 통일지향적 열기를 폭발시켜야 한다.

그러나 이를 잘 알고 있는 미국 또한 영구분단을 획책하고 이남 주둔을 노골적으로 획책하는 총반격을 시작하고 있다. 그것이 신자유주의 세계화를 내세워 민중들의 삶을 피폐하게 만들고 북인권대회 등을 수구세력을 결집시키는 등 내정간섭을 심화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를 막는 것이 근본적 해결이다. 현 정부는 미국의 2진에 지나지 않는다. 1진은 한나라당 등 보수수구세력이다. 하기에 정권을 압박하고 간섭하는 미국의 본모습을 국민들에게 알려야 한다."

- 직접 시민들을 만나면서 드는 생각이 있을 텐데
"이 투쟁 보면서 효순이 미선이 때랑 비슷하다는 생각이 든다. 그때도 죽은 지 6개월 만에 범국민적 투쟁으로 성장했다. 늦게 불이 붙었지만 효순이 미선이 추모하고 미군 규탄하는 범국민적 운동 통해 우리 국민들의 반미의식이 한 단계 성장했다. 이 사건을 알고 분노하지 않는 국민이 없다. 아직까지는 촛불을 드는 주체로는 나서지 못하고 있지만 이렇게 시민들을 직접 만나면서 곧 시민들의 손에 촛불이 들릴 거라는 확신이 강해지고 있다."

덧붙이는 글 | 이 글은 자주민보에도 게재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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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권자전국회의에서 파트로 힘을 보태고 있는 세 아이 엄마입니다. 북한산을 옆에, 도봉산을 뒤에 두고 사니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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