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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오전 열린 국회 재경위 전체회의에서 위원장과 한나라당 의원들이 불참해, 열린우리당 의원들이 회의시작을 기다리고 있다.
12일 오전 열린 국회 재경위 전체회의에서 위원장과 한나라당 의원들이 불참해, 열린우리당 의원들이 회의시작을 기다리고 있다. ⓒ 오마이뉴스 이종호

한나라당이 국회 일정을 전면 거부한 가운데 8·31 부동산 대책 후속 세법들을 처리해야 할 국회 재경위원회도 공전되고 있다.

14개 부동산 후속법안은 현재까지 7개가 처리되었으며, 지방교부세법과 지방세법은 행정자치위를 거쳐 본회의 처리를 남겨둔 상태다. 재경위 전체회의 상정을 기다리고 있는 종합부동산세법·소득세법·법인세법·조세특례제한법 등 4개 세법과 건설교통위 소관의 기반시설부담금법 등 남은 5개 법안은 여야 협상이 필요한 법안들이다.

일단 정책 의지는 보였고... 열린우리당의 '여유'

12일 국회 재경위 회의장. 사립학교법 개정안을 처리한 뒤 모처럼 지지층 결집을 노리고 있는 열린우리당은 '여유'를 과시하며 한나라당의 회의 참여를 촉구했다. 유시민 의원은 주변의 기자들을 향해 "기사 제목을 '일하고 싶어 안달난 여당 의원들'이라고 뽑아달라(웃음)"고 농을 던졌다.

박영선 의원은 "친구들을 만났는데 사학법이 사학에 관선 이사를 파견하는 걸로 알고 있더라"며 "그게 아니라 기업의 사외이사 제도와 같다고 말하니까 '그럼 그거 좋은 거네'라고 하더라"고 나름의 여론을 전달하기도 했다.

혹시 회의가 열릴지 몰라 국회를 찾은 한덕수 재경부 장관은 결국 여당 의원들과 악수만 하고 돌아갔다.

이계안 의원이 한 장관과 악수를 나누며 "일을 못하게 되어서 죄송합니다"라고 말했고, 유시민 의원은 "연말까지는 어떻게 해 드릴께요, 걱정 마세요"라고 '위로'했다. 이에 한 부총리는 "말씀만 들어도 든든합니다"라고 화답하려는데 이 의원이 "근데 문제는 (유 의원이 말한 '연말'이) 음력일지 몰라서…"라고 우려했다.

지난주 강남 부동산 시장가격이 다시 움직인다는 보도가 잇따르자 열린우리당은 민주노동당과 함께 종부세를 표결 처리하는 강수를 뒀지만 지금은 한발짝 물러난 모습이다. 일단 부동산 시장에 정부 여당의 변함없는 의지를 전달했다는 안도감이다. 또한 한나라당을 무리하게 자극하지 않겠다는 계산도 엿보인다.

뒤늦게 회의장에 모습을 드러낸 최경환 한나라당 의원은 "여야 간사간 협의를 계속하겠다"며 여야 합의를 전제로 14일 전체회의 소집을 시사했다. 또 최 의원은 연내 처리를 못박는 여당 의원들을 향해 "시동만 걸리면 확 가잖아요, 시동이 어려워서 그렇지"라고 협상 의지를 보였다.

열린우리당 의원들이 대책논의를 위해 소회의실로 자리를 옮기던중 이계안 의원이 `우리 없을때 산회하면 안된다`며 의사봉을 가져가고 있다.
열린우리당 의원들이 대책논의를 위해 소회의실로 자리를 옮기던중 이계안 의원이 `우리 없을때 산회하면 안된다`며 의사봉을 가져가고 있다. ⓒ 오마이뉴스 이종호
'빅딜' 우려하는 민노... 양당 정치적 협상 가능성도

이에 민주노동당은 양당간의 종부세와 감세안의 '거래'를 우려하고 있다. 심상정 의원단 수석부대표는 브리핑을 통해 "열린우리당이 국회 정상화를 명분으로 한나라당의 감세안과 정략적으로 거래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며 "이는 부적절한 위협 정치에 여당이 굴복하는 것으로, 더 이상 개혁은 하지 말자는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같은 우려에 대해, 김종률 열린우리당 의원은 <오마이뉴스>와의 통화에서 "박종근 재경위원장이 계속 사회를 거부하면 다수당의 간사가 사회권을 행사할 수 있는 국회법 절차를 동원해서라도 연내 입법을 관철하겠다"고 의지를 보였다. 김 의원은 또 "사학법의 경우처럼 국회의장 직권상정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김 의원은 "법안 심의 자체를 물리적으로 막는다면 모든 국회법 절차와 수단을 동원해서라도 연내 입법을 하겠다"면서도 "양당 지도부 차원에서 전면적으로 전략이 수정되거나 정치적 타결을 하는 것도 기다리겠지만"이라는 전제를 달아 협상의 여지를 남겼다.

조세소위 간사를 맡고 있는 송영길 의원 역시 "세출과 세입은 같이 가야 하는데 현재 예결소위가 열리고 있으므로 야당이 말하는 감세안을 다루려면 재경위를 열어야 하지 않겠냐"고 회의 개최를 촉구했다.

한나라당은 국회 일정 보이콧 속에서도 예결위 계수조정소위에는 참여하고 있다.

회의시작을 기다리던 열린우리당 의원들이 소회의실에서 대책논의를 하고  있다.
회의시작을 기다리던 열린우리당 의원들이 소회의실에서 대책논의를 하고 있다. ⓒ 오마이뉴스 이종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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