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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골든벨에 도전하는 서일고등학교 학생들
통일골든벨에 도전하는 서일고등학교 학생들 ⓒ 안서순
"자 이제 세 문제 남았습니다. 문제 나갑니다."

5일 '도전 통일 골든 벨'을 울려라'가 열리고 있는 충남 서산시 서일고등학교 강당. 학생들은 27번문제부터 홀로 남아 문제를 풀고 있는 박미순(3학년)양에게 이목을 집중했다.

"북한은 일당독제체제로 당이 국가보다 우위에 있는 체제다. 이 당의 명칭은 무엇인가?"

강당에 둘러서있던 학생들이 수군거리며 서로 귓속말을 했다. 사회자의 말이 이어졌다.

"자 이제 문제 풀이판을 드세요."

박양은 자신 있는 듯 힘차게 보드판을 치켜들었다. 보드판에는 '조선 노동당'이라고 써있었다.

"정답입니다."
다시 28번 문제가 주어졌다.

'1953년 7월27일 휴전을 했는데 휴전당사국은 유엔과 북한 그리고 나머지 한나라는 어느 나라일까요'

박양은 고심하다가 친구들에게 도움을 청했다. 정답을 적은 색색의 종이 비행기가 박양이 홀로 앉아 있는 강당 복판에 날아들었다. 대부분 '중국'이라고 적혀있다. 친구들의 도움을 받은 박양은 힘겹게 28번 문제를 통과했다.

'자 이제 마지막 두 문제 남았습니다, 이제 29번 문제입니다. 북한이 항일혁명연극의 유일전통을 계승하고 있다는 3대 명작은 <꽃파는 처녀>, <한 자위대원의 운명> 그리고 이것입니다. 이것은 무엇일까요.'

강당에 둘러 선 학생들 사이에 가는 한숨소리가 새어나왔다.

'자 이제 시간이 다 되었습니다.'

사회자는 연신 시계를 들여다보며 재촉했다. 사회자가 다시 5초의 시간을 더 주었으나 박양의 보드 판에는 답 대신' 친구들아 미안하다'는 글이 적혀있었다.

이날 열린 도전 통일 골든벨에서는 28번 문제까지 푼 박미순양이 통일상을 받아 부상으로 장학금을 받았고 26번 문제까지 푼 김수진양과 오세진군이 평화상을 그리고 25번 문제까지 통과한 유혜정, 이윤미, 신혜미양과 송규선군이 각각 민족상을 받았다.

이날 도전 통일골든 벨 대회는 서산지역 고등학교 중 가장 통일교육이 잘되어 있다는 서일고등학교에서 이 학교 3학년 150명을 대상으로 열렸다. 이날 문제는 상식 수준을 훨씬 뛰어넘는 '전문가'수준이었다.

'삼국통일을 위해 남진정책을 추진해 오던 고구려는 427년 조건이 더 유리한 이쪽으로 수도를 옮기면서 도시 전부를 성벽으로 쌓았다. 북한의 국보 1호이기도 한 이 성은 무슨 성인가.'
'고산식물 600여 종, 산짐승 32종, 조류 130종, 파충류 9종, 산천어 20여 종과 수십 개의 사찰과 절터, 석탑 등이 남아 있는 곳으로 북한이 명승지3호로 지정한 산의 이름은.'
'평양시 능라도에 자리잡은 북한에서 가장 큰 경기장 이름은.'

이날 통일 골든벨에 출제된 것은 이런 식의 고난도 문제였다. 이날 '도전 통일 골든벨'은 민주평화통일자문위원회 서산시지회가 마련했다.

홀로 남아 문제를 풀고 있는 3학년 박미순 양
홀로 남아 문제를 풀고 있는 3학년 박미순 양 ⓒ 안서순
서산시회의 맹정호 간사는 "통일 골든벨은 전국에서 최초로 개최했다는 의미부여도 할 수 있으나 그보다는 통일세대인 학생들에게 북한에 대한 올바른 이해와 통일세대의 주역으로 통일에 대한 기본적인 상식을 배워 민족의 평화적 통일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추진했다"고 밝혔다.

통일상을 받은 박미순양은 "도전 통일 골든벨을 준비하면서 북한을 공부하게 되어 매우 유익한 시간이었다. 통일이 어려운 과제가 아닌 우리들의 일상생활에서부터 시작된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소감을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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