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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 아침부터 아내는 밖으로 나가 눈위에 흔적을 남겼다.
이른 아침부터 아내는 밖으로 나가 눈위에 흔적을 남겼다. ⓒ 임현아
4일 새벽 전북지역에도 하얀 첫 눈이 온 세상을 덮었다.

며칠 전부터 주말에 눈이 내릴 것이란 소식을 접했지만 전날 저녁까지는 별 생각없이 잠자리에 들었다. 그런데 새벽 1시쯤됐을까. 누군가 "눈이 온다"며 귀에 대고 속삭인다. 졸린 상태에서 "해마다 내리는 눈이 무슨 대수냐"며 그냥 잠을 청했다.

아침이 됐다. 눈을 떠보니 4개월이 지난 딸아이와 단 둘이서만 자고 있고, 아내는 보이지 않는다. 이방 저방 문을 열어보지만 없다. 혼잣말로 "가출이야, 외출이야?"를 중얼거리면서 휴대폰을 눌렀더니, 컬러링이 들리기 무섭게 아내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눈 내렸어. 정말 예뻐."
"뭐냐. 우리보다 눈이 더 좋냐?"
"어? 수아(딸 아이) 깼어? 집 앞이야. 금방 갈게."

5분 뒤에 현관문을 열고 들어서는 아내는 디카 2대를 모두 들고 나가 열심히 사진을 찍으면서 혼자 첫눈이 내린 세상 속에서 겨울 낭만을 즐기고 왔단다. 자신이 찍은 사진을 보여주며 열심히 바깥 풍경을 설명해주는 아내. 처음에는 그저 시큰둥했다가도 그 열성에 감복해 바라보는 사진 속의 겨울이 정겹게 다가온다.

뉴스에서도 지난 해에 비해서 10일 이상 빠르나 평년에 비해서는 10일 가량 늦은 첫 눈이 내리고 있다는 방송이 흘러나오고 있다.

그때서야 머리를 스치고 지나간다.

"아, 크리스마스가 얼마 남지 않았구나. 맞아, 겨울이야!"

그리고 이어지는 아내의 한마디...

"아, 배고파. 오늘은 자기가 밥 좀 차려줘."

12월 4일 새벽부터 내린 첫 눈이 나무가지 위에 살포시 내려앉았다.
12월 4일 새벽부터 내린 첫 눈이 나무가지 위에 살포시 내려앉았다. ⓒ 임현아
집 앞에도 눈이 내렸다.
집 앞에도 눈이 내렸다. ⓒ 임현아
전북대 삼섬문화회관 앞 '들꽃뜰'이 눈속에 파 묻혔다.
전북대 삼섬문화회관 앞 '들꽃뜰'이 눈속에 파 묻혔다. ⓒ 임현아
전북대 캠퍼스가 하얀 색으로 변했다.
전북대 캠퍼스가 하얀 색으로 변했다. ⓒ 임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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