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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픔이여 안녕> KBS는 1년 넘게 주말드라마 시장의 절대강자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있다. 중장년층 시청자를 대상으로 한 복고주의형 드라마에서  특히 강세가 두드러진다..
<슬픔이여 안녕> KBS는 1년 넘게 주말드라마 시장의 절대강자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있다. 중장년층 시청자를 대상으로 한 복고주의형 드라마에서 특히 강세가 두드러진다.. ⓒ KBS
지상파에서의 KBS의 독주 현상이 계속되고 있다. 드라마<장밋빛 인생>이 안방극장을 평정한 하반기부터 뚜렷한 강세를 보여 오던 KBS의 프로그램들은, 지난 한주 간 지상파 주간 시청률 톱 20의 과반을 차지하는 저력을 보이며 MBC와 SBS를 밀어내고 우위를 점하는데 성공했다.(TNS 미디어 리서치)

지난 한주는 시청률 톱클래스를 달리던 KBS <장밋빛인생>과 SBS <프라하의 연인>이 모두 종영한 영향을 받아서 30% 이상의 높은 시청률을 기록한 작품은 없었지만, 전반적인 KBS의 우위는 그대로 유지되었다. 드라마 시장의 양대 산맥이라 할 만한 일일극과 주말극에서 KBS <별난 남자 별난 여자>와 <슬픔이여 안녕>의 독주가 계속 이어졌고, 드라마의 후광에 힘입어 9시 뉴스에서도 KBS가 수위를 달렸다.

예능 프로그램에서는 한동안 주춤하던 <개그콘서트>가 회복세를 보였고, <상상플러스> <비타민> 등 공익성과 대중성의 조화를 표방한 KBS의 대표적인 예능 프로그램들이 고르게 호조를 띄면서 선전했다. KBS는 <장밋빛 인생>이후로 소위 '대박'이라 할만한 프로그램은 아직 없지만, 자사의 주요 드라마-예능 프로그램들이 꾸준히 15% 이상의 시청률로 선전하며 고른 강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이 가장 고무적이다.

KBS의 강세는 무엇보다 하반기 대표적인 문화 트렌드로 떠오르고 있는 감성 코드를 잘 활용한 '전략'에서 비롯됐다고 볼 수 있다. 대표적인 가족 드라마인 <슬픔이여 안녕>이나 <별난남자 별난여자>를 비롯해, 하반기 최고 흥행작 <장밋빛 인생>에 이르기까지. 대부분 다소 낡은 느낌의 복고주의 컨셉트를 강조하는 휴먼 드라마로 분류할 수 있다.

SBS는 <백만장자와 결혼하기>가 순조로운 스타트를 끊으며 기대를 높이고 있다.
SBS는 <백만장자와 결혼하기>가 순조로운 스타트를 끊으며 기대를 높이고 있다. ⓒ SBS
KBS 드라마의 주요 시청층은 역시 고정 프로그램에 충성도가 높은 중장년층 시청자들이 주류를 이루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새로 방영되고 있는 수목드라마 <황금사과> 역시 이런 눈물과 감성의 복고주의를 강조하는 시대극. 상대적으로 기대만큼의 시청률에는 미치지 못하고 있는 <이 죽일놈의 사랑>처럼 젊은 감성을 자극하는 트렌디드라마 장르에서 여전히 약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이 옥에 티일 뿐이다.

예능 프로그램에서도 <비타민> <해피투게더-프렌즈> <스펀지> 등 단순한 오락적 기능만을 내세우기보다 시청자의 감성과 공동체의 정에 호소하고, 지적 호기심도 해소해주는 공익성을 강조하는 컨셉트가 유효하게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반면, SBS는 <프라하의 연인>이 종료된 이후로 내세울만한 프로그램이 없어서 다소 주춤한 상황이다. 그러나 드라마 부분에서 주말극 <하늘이시여>가 꾸준히 선전하고 있고, <프라하>의 후속으로 지난주 첫 방영을 시작한 <백만장자와 결혼하기>가 순조로운 스타트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다만, 예능 프로그램의 간판이라 할만한 <웃음을 찾는 사람들>과 <일요일이 좋다>가 최근 다소 지지부진한 시청률로 고전하고 있는 것이 눈에 띈다.

그러나 SBS의 사정은 MBC에 비하면 그래도 상당히 양호한 편이다. MBC는 이번 주에도 20위권을 통틀어, 예능 프로그램 <꼭 한번 만나고 싶다> 하나만 턱걸이하는 극심한 부진을 이어갔다. 드라마-예능 부문은 총체적인 전멸이고, 여기에 황우석 교수 관련 PD수첩의 여파로 광고 수주가 눈에 띄게 떨어지며 시청 거부운동까지 벌어지는 등 창사 이래 최악의 악재에 직면한 상황이다.

하지만 이런 상황에서도 MBC는 여전히 근본적인 개선방향을 찾지 못한 채 몇몇 시청률이 부진한 프로그램에만 책임을 물어 조기종영을 추진하는 등 근시안적인 운영으로 여론의 비판을 얻고 있다. MBC는 지금 눈앞의 시청률보다 총체적으로 무너진 여론의 신뢰를 회복하는 작업이 더 급선무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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