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창군 농민들이 22일 오후 4시께 열린우리당 김춘진 의원 지역구 사무실 앞에서 나락을 불태고 있다. ⓒ 김현상
쌀협상 비준안 국회상정 처리를 앞두고 전북지역 농민들도 지역당사를 점거하고 나락을 불태우며 거세게 반발했다.
전북 고창군 농민회는 고창 시외버스 터미널 앞에 있는 열린우리당 김춘진 의원 지역구 사무실 앞 도로 한가운데에서 나락을 불태우며 시위를 벌였다. 인근에는 소방차 2대와 전의경 병력이 만일의 사태에 대비했다.
나락을 불태우기 전 서울까지 '족쇄 상복 도보행진'을 벌인 김기현씨는 "농민들이 요구하고 있는 내용은 누구에게 설명 안 해도 잘 알고 있다"면서 "빠른 시간 내에 농민, 정부, 정치인 3자가 머리를 맞대고 농업에 대한 모든 일을 상의해 농업과 농민이 정상적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농민들이 나락을 태우기 위해 쏟고 있는 장면 ⓒ 김현상
이어 삭발을 한 고창 농민은 발언에 나서 "생목슴을 끊은 동지를 보면 삭발 투쟁은 아무 것도 아니다"며 "동학농민혁명 정신을 이어받아 면 단위에서부터 가열찬 투쟁을 전개하겠다"고 결의했다.
이날 농민들은 열린우리당 김춘진 의원 사무소 진입을 시도하며 "투쟁만이 우리 농민을 구원할 유일한 활로"라고 온몸으로 국회 비준 저지에 나섰다.
▲불태우기 전. ⓒ 김현상
이에 앞서 우리쌀지키기식량주권수호 전북도민운동본부는 22일 오후 2시 김원기 국회의장 후원회 정읍 사무실 점거 농성에 들어갔다. 전북 농민단체를 비롯한 시민사회단체는 기자회견을 통해 "김원기 국회의장은 쌀 비준안 국회 상정을 정지시켜 농민, 국회, 정부의 협의를 통해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날 정읍시농민회 전희배 회장은 "농촌과 농민을 죽이는 일방적인 쌀비준안 통과 강행을 취소하고 하루 속히 농민들과 대화해 나라의 식량문제와 쌀 문제에 대한 총체적인 대안을 수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전북 농민들은 23일 수능 일정을 고려, 오전 11시부터 서울 상경 투쟁에 나서기로 해 고속도로 곳곳에서 경찰과의 마찰이 예상된다.
▲22일 오후 2시. 김원기 국회의장 정읍 후원회 사무소에서 우리쌀지키기식량주권수호전북도민운동본부가 점거 농성을 벌이며 23일 예정된 국회비준 저지 대책을 논의하고 있다. ⓒ 김현상
한농연 전북연합회 "쌀비준동의안 강행하면 전국적 봉기에 직면" 경고
이에 앞서 사단법인 한국농업인경영인전라북도연합회(회장 김진필)은 22일 오전 열린우리당 전북도당 당사 앞에 천막농성에 돌입했다. 한농연 전북연합회는 오전 11시 30분 기자회견을 열고 '우리 농업의 근본적인 회생을 위한 350만 농민들의 요구사항'을 정부와 여당에 재차 촉구했다.
지난 21일 경찰의 상경 원천봉쇄에 맞서 서전주, 익산, 고창 흥덕 나들목에서 고속도로 점검 시위를 벌였던 한농연 전북연합회는 기자회견문에서 "쌀 협상 국회비준을 강행한다면 7천만 민족의 식량주권과 농민생존권 쟁취를 위한 전국적 봉기에 봉착할 수밖에 없음을 엄중히 경고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국회비준 강행 중단 ▲국회-정부-농민단체 3자자간 협의기구 구성 ▲농업통상협상시 농민대표 참여 보장 ▲식량자급률 목표치 법제화 ▲쌀소득보전직불제 현실화 ▲쌀값 보장 및 수급 안정 도모 ▲대북쌀 지원 법제화 ▲학교조례 개정 추진 등을 요구했다.
이날 김진필 한농연 전북도연합회 회장은 "전농과 한농이 철저하게 연대해서 14개 시군 농기계 시위로 내일 예정된 쌀협상 비준안을 강력 저지하는 농심을 보이겠다"고 '농민투쟁' 의지를 밝혔다.
▲22일 오전 11시 열린우리당 전북도당 앞. 한농연 전북연합회 천막농성 돌입 기자회견 ⓒ 김현상
덧붙이는 글 | 이 글은 전북인터넷대안신문 참소리(http://cham-sori.net)에도 실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