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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파키스탄을 방문한 한명숙 의원 일행이 지진피해 현장을 방문해 구호물품을 전달하고 피해주민을 위로하고 있다
ⓒ 한명숙
우리가 무심히 지나쳐 온 일상을 애정 어린 시선으로 마주하면 미처 깨닫지 못했던 삶의 순정한 진실과 만나게 됩니다. 그리고 비로소 주어진 삶에 감사하며 겸손한 마음으로 우리의 이웃을 둘러보게 됩니다. 더불어 산다는 것은 기쁨과 아픔을 함께 나눈다는 것을 뜻합니다.

파키스탄에 다녀왔습니다. 대지진으로 고통 받고 있는 이재민을 보며 같은 하늘아래 이렇듯 힘들게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다는 사실이 당혹스러우리만치 큰 놀라움으로 다가왔습니다. 저의 놀라움은 기실 그들에 대해 무관심했던 스스로에 대한 부끄러움일지도 모릅니다.

지난 11월 23일 저희 아시아태평양환경개발의원회(APPCED) 한국 국회의원단은 대지진으로 고통 받고 있는 파키스탄을 찾았습니다. APPCED는 아시아, 태평양 지역의 환경 문제에 공동으로 대처하기 위해 46개국의 국회의원들에 의해 만들어진 협의체입니다.

저는 APPCED 5대 집행위원장을 맡고 있습니다. APPCED는 매년 마다 한번씩 각 회원국을 순회하며 회의를 개최합니다. 그리고 올해의 개최국은 파키스탄이었습니다. 국제회의의 성공적 개최를 위해 파키스탄 정부는 무척이나 공을 들여 만반의 준비를 마쳤습니다만 뜻하지 않은 강진으로 인해 아쉽게도 무산되고 말았습니다.

한국 의원단의 파키스탄 방문 목적은 대지진의 재난으로 고통 받고 있는 파키스탄 국민을 위로하고 저희가 모금한 작은 정성을 전달하기 위해서입니다. 많은 분들이 저희의 뜻에 선뜻 동참해 주셨습니다.

한국수자원공사가 1800㎖들이 1만병(18톤)을 지원해주셨으며 MK Trend 사에서는 200벌의 겨울용 의류를 내 놓으셨습니다. 또한 GS 칼텍스와 고양시 상공회의소에서 성금을 보내주셨습니다. 국회 차원에서도 김원기 국회의장님과 한국아동․인구․환경의원연맹에서 구호금을 찬조해주셨습니다. 어려운 여건 속에도 흔쾌히 모금에 동참해 주신 분들과 단체에 다시 한 번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우리 일행이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 공항에 도착한 것은 자정이 가까워질 무렵이었습니다. 태국을 경유하여 무려 아홉 시간 반을 날아 온 셈입니다. 낯선 땅에 내린다는 설렘을 느낄 새도 없이 숙소로 향하는 차량에 올랐습니다. 차장으로 바라본 이슬라마바드의 밤 풍경은 대체적으로 평온하다는 느낌이 들더군요. ‘이슬람의 도시’란 뜻을 가진 이슬라마바드는 1967년 파키스탄의 공식 행정수도로 지정되었다고 합니다. 지진의 흔적은 보이지 않고 계획된 도시답게 잘 정돈되어 있었습니다.

어둠에 가려서 보이지 않았던 이슬라마바드의 실체를 본 것은 다음 날입니다. 많은 해외 도시를 여행해 보았지만 이슬라마바드의 도시풍경은 참으로 독특했습니다. 휘황찬란한 장식으로 갖은 멋을 부린 트럭, 버스, 자가용들이 도로를 질주하고 있더군요. 도로변에는 호접란 모양을 한 이름 모를 형형색색의 아름드리 꽃들이 만개해 낯선 이방인의 시선을 빼앗기 충분했습니다. 거리를 활보하는 시민들이 입고 있는 이슬람 고유의 의상에서 파키스탄의 전통문화를 고스란히 확인할 수 있었지요. 시선 가는 모든 것이 흥미롭고 이채로웠습니다.

지진의 처참함을 예상하고 왔던 우리에게 이러한 평온함은 오히려 당혹스럽기까지 했습니다. 하지만 가이드를 통해서 이슬라마바드는 단 두 채의 건물만 파손될 정도로 지진의 피해가 미미한 지역임을 알아야했습니다. 그리고 얼마 있지 않아 우리 일행은 정말이지 상상도 할 수 없는 참혹한 피해의 현장을 눈앞에서 지켜봐야 했습니다.

2부에서는 지진 참사의 현장과 피해 난민의 가슴 아픈 모습을 말씀드리겠습니다.

덧붙이는 글 | 타 웹진에도 송고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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