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라남도의회 의원 11명이 '쌀 협상안 국회비준 반대와 추곡수매제 부활'을 요구하며 삭발·무기한 단식농성에 들어갔다.
이탁우 전남도의회 농림수산위원회 위원장 등 11명의 도의원들은 10일 도의회 본회의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쌀 협상안 국회 비준, 추곡수매제 폐지로 농업은 벼랑 끝 위기에 몰려있다"며 "농민들의 아픔을 함께하고자 절박한 마음으로 단식농성에 돌입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단식농성 돌입 성명에서 "쌀 협상안 비준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 최소시장접근물량의 수입쌀이 물밀듯이 밀려와 전체 쌀 재고량의 50% 이상을 차지할 것"이라며 "수입쌀이 밥쌀용으로 시판되는 등 쌀 산업의 붕괴가 더욱 가속화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어 이들은 "특히 올해부터 50여년간 농가경제를 지탱해온 추곡수매제가 폐지되고 공공비축제가 시행되는 등 농입인들은 급기야 쌀 농사 포기라는 벼랑끝 위기에 처해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 의원들은 "민족의 생명산업이자 정신적 지주인 쌀 산업의 현실과 미래를 도민과 걱정하면서 정부의 쌀 산업 보호에 대한 확고한 의지와 농업 회생의 실효성 있는 대책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기자회견을 마친 이들 11명의 의원 중 9명은 삭발식을 갖고 본회의 장에서 무기한 단식농성을 시작했다.
이탁우 농림수산위원장은 "16일 국회 본회의에서 쌀 협상안 비준안 통과여부에 따라 단식농성을 계속할지를 결정할 것이지만 정부와 국회의 태도에 달렸다"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전남 농민들의 농업소득 50%가 쌀 산업에서 나온다"며 "총 소득이 2조원가까이 되는데 추곡수매제 폐지 등으로 쌀값이 하락해 올해만도 5000억에 가까운 손실을 보게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전남을 농도라고 한다, 그만큼 농업 인구가 많은 상황에서 농업인들의 현실을 좌시만 할 수 없다"며 "쌀만은 지켜야 한다는 절박한 심정으로 단식 투쟁에 돌입한 것이다, 정부의 특단의 조치를 기대한다"고 촉구했다.
한편 이 위원장은 노무현 대통령의 전남도 신청사 개청식 불참 결정에 대해 "농민단체에서 대통령에게 대화를 요청하고 농민들의 처지를 현장에서 호소하고자 한 것인데 무산돼 유감"이라고 말했다.
이날 삭발 단식농성에 참여한 의원은 이탁우(보성) 농림수산위원장·김성(장흥)·김한종(장성)·김창남(장흥)·류근기(곡성)·김성호(함평)·허기하(곡성)·김철주(무안)·이민준(나주·이상 민주당) 박석면(무안·우리당)·전종덕(비례·민노당) 의원 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