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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폐기장 찬성단체 회원들이 민주노총 산하 개정병원노조가 5년째 병원 정상화 투쟁을 벌이고 있는 컨테이너에 몰려와 핵폐기장 반대 활동을 한 것에 대해 심한 욕설과 함께 기물을 파손했다.
핵폐기장 찬성단체 회원들이 민주노총 산하 개정병원노조가 5년째 병원 정상화 투쟁을 벌이고 있는 컨테이너에 몰려와 핵폐기장 반대 활동을 한 것에 대해 심한 욕설과 함께 기물을 파손했다. ⓒ 장희용
우려했던 방폐장 주민투표의 후유증이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3일 군산에서 핵폐기장 유치 찬성단체와 반대단체 사이에 충돌이 발생, 오훈식 민주노총 군산시지부 조직부장과 박종진 참여자치군산시민연대 간사 등 반대단체 회원 일부가 폭행을 당하는 사태가 발생했다. 폭행을 당한 사람들 중 큰 부상을 입은 사람은 없지만 박종진 간사는 목 통증을 호소하고 있다.

사건은 3일 오후 1시30분경 민주노총과 개정병원 노조가 5년 동안 개정병원 정상화를 위해 농성을 하고 있는 컨테이너에 찬성단체 회원 100여명이 몰려와 컨테이너 안에 있던 물품들을 훼손하면서 발생했다.

찬성단체 회원들은 "××들, 경상도에서 돈 받아먹고 군산에서 반대활동 했다", "빨갱이 놈들이 군산을 공산당으로 만들고 있다", "앞으로 너같은 ××들 군산에서 살지 못하게 만들겠다"는 등 심한 욕설과 함께 컨테이너 안으로 진입, 농성중이던 개정병원 노조원들을 위협하고 안에 있던 기물을 파손했다. 이를 말리는 과정에서 오훈식 조직부장 등 일부가 찬성단체 회원들과 몸싸움을 벌이다 주먹 등으로 폭행을 당했다.

경찰의 제지로 다소 진정 기미를 보였지만, 40여분이 지난 오후 2시10분경 핵폐기장반대대책위 대표로 활동했던 김홍중 민주노동당 군산지구당 위원장이 사건 현장에 나타나자 흥분한 찬성단체 회원 수십여 명이 갑자기 김 위원장을 둘러싸면서 마시던 생수를 김 지부장에 뿌림과 동시에 욕설과 함께 3분여간 몸싸움을 벌였다.

찬성단체 회원들이 '컨테이너가 반드시 철거해야 한다'며 군산시청에 확답을 요구하고 있다.
찬성단체 회원들이 '컨테이너가 반드시 철거해야 한다'며 군산시청에 확답을 요구하고 있다. ⓒ 장희용
찬성단체 회원들은, 폭력사태가 더 일어나면 전원 연행하겠다는 경찰의 경고성 발언에 행동을 자제했으나, 대신 컨테이너가 공영주차장에 있다는 점을 들어 군산시청에 컨테이너 철거를 요구하면서 한때 시청 안으로 진입, 10여분에 걸쳐 농성을 벌이기도 했다.

군산시가 빠른 시일 안에 행정 절차를 거쳐 컨테이너를 철거하겠다고 밝힘에 따라 찬성단체측은 오후 3시경 자진해산했다. 하지만 "반대했던 놈들 군산에서 다시는 발을 딛지 못하게 만들겠다", "지엠대우도 가고, 아무튼 반대했던 놈들은 차례차례 손을 봐야 한다, 그냥 두어서는 앞으로 군산발전을 기대할 수 없다"고 막말을 퍼부었다.

찬성단체 회원들이 물러간 뒤 민주노총 최재석 군산시지부장 등 민노총 관계자들과 반대단체 회원들이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컨테이너 앞에 앉아 있다.
찬성단체 회원들이 물러간 뒤 민주노총 최재석 군산시지부장 등 민노총 관계자들과 반대단체 회원들이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컨테이너 앞에 앉아 있다. ⓒ 장희용
이들이 돌아간 후 최재석 민주노총 군산시지부장은 "핵폐기장 유치 실패에 찬성단체가 흥분하는 것을 어느 정도 예상은 했지만, 빨갱이니, 밤 길 조심하라는 등의 극언과 폭력까지 행사할 줄은 몰랐다"면서 참담한 표정을 지었다.

한편 이날 현장에 있었던 찬성단체측 범전북국책사업추진협의회 편영수 공동대표는 기자와 전화 통화에서 "이번 투표에서 군산시민들이 방폐장 유치를 원한다는 것을 확인했고 84.4%라는 절대적 지지가 이를 입증해 주고 있다"고 전제한 후 "오늘 있었던 일은 이 같은 군산시민들의 뜻에 따라 군산의 염원이었던 방폐장 유치에 반대하던 사람들에 대한 당연한 행동이었다"고 주장했다.

편 공동대표는 "향후 전열을 가다듬어 민주노동당, 민주노총, 전교조를 비롯해 방폐장 유치 반대활동을 했던 단체들에 대한 대응방안을 마련, 조만간 기자회견을 통해 공개적으로 밝힘은 물론 경상도에 일방적으로 유리한 정책을 편 정부에 대한 투쟁도 불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욕설과 폭력 사태에 대해서도 민노총의 컨테이너는 엄연한 불법설치였고, 이에 대한 항의는 정당한 것이었다며 "일방적으로 우리가 욕설과 폭력을 행사한 것이 아니라 우리 측도 욕설과 폭력을 당했다"면서 "이 문제는 경찰이 시시비비를 가려 처리할 문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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