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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공주' 아라네 뽑기 만들기
'6공주' 아라네 뽑기 만들기 ⓒ 이선미
춘천 꾸러기어린이도서관의 연례행사인 꾸러기어린이장터가 4회째를 맞았습니다. 정기적으로 봄, 가을 어린이장터를 맞으면서 이곳아이들은 점점 과감해지고 점점 용감해지고 점점 기발해지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가게는 바로 아라네 '6공주' 가게입니다. 동생들에게 6공주 가게를 알리는 전단지를 일주일 전부터 뿌리는가 하면, 커다란 대자보 용지에 애교가득한 문구로 가게 홍보물도 붙이고 책상도 가지고 와 판매담당, 뽑기담당, 계산담당이 따로 정해져 있었습니다.

뽑기를 먹기위해 줄 선 꼬마들
뽑기를 먹기위해 줄 선 꼬마들 ⓒ 이선미
이날 아라네 가게는 어린 꼬마들이 뽑기를 기다리며 줄을 서 대만원을 이루었습니다. 가게를 거의 정리하고 청소를 하고 있을 동안도 그 줄은 쉽사리 줄어들지 않을 정도였습니다. 아라는 교회에서 공수해온 뽑기로 설탕을 녹여 동네 꼬마들의 입맛을 다시게 했습니다.

아이들의 가게 간판도 더욱더 기발해졌습니다.

맨 처음 꾸러기어린이장터를 개최했을 때는 '○○네 가게'라는 이름이 많았는데 해를 거듭하면서 형식과 틀을 깬 간판들이 대거 등장했습니다.

이색간판
이색간판 ⓒ 이선미
"이보다 쌀 순 없다! 비싼 물건, 됐거든?"
"들이대 가게에 들이대 보세요! 들이대! 가게~"
"없으면 어때! 없는것 빼고 다 있어요~"

이 세가지 간판이 베스트 간판들이었습니다. 이 밖에 꾸러기 할인마트, 스마일 가게, 메이플 상점, 간지나는 가게 등등이 있었습니다.

아쉬운 점은 유행어 사용은 그렇다쳐도 비속어 사용이 난무하는 것이었습니다. 아이들 글씨 표기나 여러 부분에서 걸리는 점들이 많이 나타났습니다.

장수 가게로 거듭난 아이들은 물건 파는 것 이외에 '덤으로 끼워팔기'도 일삼습니다. 선착순 몇 명은 연필이나 공책을 하나씩 주는 형식의 상행위가 적발이 되었습니다.

태식이네 종이뽑기
태식이네 종이뽑기 ⓒ 이선미
이밖에 종이 상자에 조그만 종이를 일일이 접어 뽑기 상자를 만든 아이도 눈에 띄었습니다. "꽝은 구슬 1개"라고 적혀 있네요. 아마 이걸 만드느라, 엄마를 달달 볶으며 어제 저녁 꽤나 고생을 했겠지요?

회가 거듭되면서 지역 주민들도 찾아오셔서 물건들을 사시고, 장터를 꾸미기 위한 풍선들도 같이 불어주시고 꾸러기어린이장터가 나날이 유명해지고 있습니다.

다만 아쉬운 점이 있다면, 일부 아이들이 '작은 도서관 만들기 자발적 기부'에 동참하지 않고 선생님 눈을 피해 재빨리 가게를 접고 도망가버리거나, 자기 자리를 치우지 않고 가는 것들입니다.

앞으로 장터를 계속 진행하면서, 아마 아이들과 함께 노력을 해야 할 것 같습니다.

내년 봄에 하는 꾸러기어린이장터는 또 어떤 풍경이 연출될까요? 아마 5월이 되면 꾸러기어린이도서관을 찾아와, "꾸러기장터 언제 해요?"라고 물을 아이들이 생기겠지요. 5월의 장터는 아이들을 위해 문화행사도 준비하고 더욱더 알차게 만들어야 겠습니다.

아이들 기념사진
아이들 기념사진 ⓒ 이선미

덧붙이는 글 | 이선미 기자는 춘천에서 <꾸러기어린이도서관>과 <꾸러기공부방>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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