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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의 붉은 악마, 효순, 미선 사건때 촛불, 그리고 2002대선의 노사모 등, 이 세가지 큰 사건을 관통하는 것은 시민들의 자발성과 인터넷이었다”라며 2000년 이후 시민운동의 특성을 강조하는 하승창 처장
“월드컵의 붉은 악마, 효순, 미선 사건때 촛불, 그리고 2002대선의 노사모 등, 이 세가지 큰 사건을 관통하는 것은 시민들의 자발성과 인터넷이었다”라며 2000년 이후 시민운동의 특성을 강조하는 하승창 처장 ⓒ 허미옥
2002년, 출근길 지하철에서 오랜만에 고등학교 동창을 만났다. 그는 당시 노무현 후보의 선거유인물을 출근길 시민들에게 나눠주고 있었다.

"야, 오랜만이다. 너 선거운동하니?"
"응, 이 유인물만 돌리고 얼른 출근할 거야."


지난 14일, 대구지역 시민단체 활동가를 대상으로 한 강좌에서 '시민운동의 과거, 현재, 미래'를 주제로 강의를 하기 위해 강단에 선 하승창 함께하는 시민행동 사무처장(이하 하 처장)이 한 이야기다.

하 처장은 "90년대 시민운동의 정점이 2000년 총선연대였다면, 90년대 시민운동의 변곡점은 2002년"이라며 "월드컵의 붉은 악마, 효순, 미선 사건 때 촛불, 그리고 2002대선의 노사모 등, 이 3가지 큰 사건을 관통하는 것은 시민들의 자발성과 인터넷이었다"고 밝혔다.

강의 초반, 90년 경실련이 중심이 된 시민운동의 역사를 설명할 때나, 97년 한겨레신문에서 가장 먼저 언급했던 '시민 없는 시민운동'을 거론할 때, 시민운동의 관성화를 비판할 때까지만 해도 강의실은 고요했지만, 2002년 사례들이 소개되자 갑자기 수강생들이 술렁였다.

또한 2002년 당시 출근길에 오랜만에 만났던 고등학교 친구에 대한 사례가 소개되자 수강생인 대구지역 시민단체 활동가들 또한 두런두런 자기의 경험담을 나누기 시작했다.

'그때 어디 있었지, 촛불은, 노사모, 대~한민국, 축구' 등 다양한 단어들이 쏟아졌다.

2002년 이후 시민운동의 가치 지향 변화

하 처장은 "97년 속칭 '경실련 김현철 비디오테이프 사건'이후로 시민운동 내에 잠재되었던 다양한 문제들이 외부로 표출되기 시작했다"며 "시민운동의 관료화, 언론플레이 중심의 운동, 한겨레신문에서 가장 먼저 지적한 '시민 없는 시민운동' 등이 주요이슈"라고 지적했다.

또한 90년대까지 언론은 'NGO 코너'들로 많은 지면을 시민운동에 할애했지만, 2000년 이후부터 조중동 등 주요 언론들은 이에 대한 노출빈도를 줄이고, 시민운동을 본격적으로 공격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2000년과 2002년이 90년대 시민운동의 정체를 극복하고 새로운 변화를 모색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는 하 처장은 "2000년 이전의 시민운동의 가치는 효율성, 투명성, 형평성 등이지만, 인터넷의 발달과 시민들의 자발성은 이와 같은 가치를 생태, 평화, 인권, 공동체 등 으로 변화시켰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시민들의 자발성과 인터넷, 지역 그리고...

대구지역시민단체 신입 활동가를 중심으로 기획된 이 프로그램은 수강생이 모둠을 구성, 가상의 단체를 만들어 사업을 기획하고 회원을 모으고 재정계획을 세우는 내용들로 구성되어 있다.
대구지역시민단체 신입 활동가를 중심으로 기획된 이 프로그램은 수강생이 모둠을 구성, 가상의 단체를 만들어 사업을 기획하고 회원을 모으고 재정계획을 세우는 내용들로 구성되어 있다. ⓒ 허미옥
그는 "90년대 주요 이슈들은 법제도로 수용되고 있고, 90년대 주요한 단체들의 영향력은 쇠퇴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이들 단체의 운동방식은 2000년 이후 변하지 않고 있다"며 "하지만 시민들의 자발성에 근거한 다양한 모임들이 곳곳에서 생성되고 있고, 그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는 것이 현재 시민사회의 모습"이라고 강조했다.

그리고 급식조례제정운동, 공동육아, 하천 살리기 등 공동체에 기초한 운동이 확대되고, 삼보일배의 생태적 감수성, 지율스님의 단식, 오태양의 병역거부 운동 등을 그 사례로 제시했다.

이 강좌를 수강하고 있는 대구지역 젊은 활동가들에게 그는 "90년대 운동의 맥을 잇고, 또 다른 운동의 흐름을 시작하려는 시기에 여러분들이 위치하고 있다"라며 "상근 활동가 개개인의 중요성이 그 어느 때보다 소중하게 인식되는 지금, 2000년 이후 변화된 시민운동의 또 다른 주체가 되었으면 한다"는 격려도 아끼지 않았다.

대구지역 활동가, 2005년 가을 '학습 삼매경'

'제1회 내가 만드는 NGO'는 대구시민단체연대회의(이하 대구연대회의ㆍwww.dgngo.org)에서 준비한 활동가 교육프로그램으로 10월 14일(금)부터 11월 18일(금)까지 총 5강좌로 진행된다. 대구지역시민단체 신입 활동가를 중심으로 기획된 이 프로그램은 수강생이 모둠을 구성, 가상의 단체를 만들어 사업을 기획하고 회원을 모으고 재정계획을 세우는 내용들로 짜여져 있다.

각 모둠에서는 매번 강의 때마다 자신들이 만든 단체에 대한 내용을 발표하고, 다른 수강생들과 치열한 토론을 통해 문제점을 보완해 나간다.

대구연대회의는 '내가 만드는 NGO'이외에도 다양한 교육프로그램을 진행, 준비하고 있다. 격주 목요일에 진행되는 '선생님 없는 교실(부제 : 우리사회의 담론 따라잡기)'은 ▲ 시민사회와 시민권 (9월 22일) ▲ 민족담론 재구성 (10월 6일) 등을 진행했고 향후 ▲ 차이의 정치학(10월 20일) ▲ 탈근대 논쟁 (11월 3일) ▲ 첨단과학과 어떻게 만날 것인가?(11월 7일) 등을 준비하고 있다.

또한 오는 12월경에는 1박 2일 일정으로 대구사회포럼도 준비 중이다.

덧붙이는 글 | 허미옥님은 참언론대구시민연대 사무국장입니다.
자세한 문의 : 053-423-4315/http://www.chammal.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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