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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교 3학년인 딸아이는 아빠 낚시가방에 붙어서 들어왔을 것이라는 분석이고, 고등학교 2학년인 아들녀석은 방충망 열렸을 때 날아들어 왔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그런데 2가지 분석 모두가 신빙성이 없는 것은 모기의 극성 때문에 방충망은 거의 열어본 적이 없고, 금년 5월 이후 낚시를 다녀온 적도 없기 때문이다.
아무튼 에리자베스 영국 국왕이 사는 궁궐의 근위병처럼 각을 잔뜩 세우고 우리집 베란다를 지키기라도 하겠다는 듯한 자세가 매우 흥미롭다.
우리 네 가족은 새로운 식구라도 늘어난 듯이 매일 애정을 갖고 물을 뿌려주고 죽지 않기를 바라며, 가까운 공원으로 내 보내주자는 딸아이의 주장과 똑같은 놈을 한마리 잡아와서 외롭지 않게 해주자는 집식구의 의견들로 모처럼의 대화거리가 되곤한다.
아직은 베짱이 울음소리를 듣지는 못했지만 참! 신기하기도 하고, 행여 없어지는 날은 식구 모두가 서운해 할 것같아 걱정스럽기도한 재미있는 베란다 지킴이. 오랫동안 같이 살면서 어릴적 듣던 베짱이 울음소리를 들려주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