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리포트-2]1992년 이후의 경제 발전

05.10.10 16:18l최종 업데이트 05.10.10 16:39l

1990년대 초 미얀마의 군사과도정부가 "경제선진화"와 "대외 개방"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으려고 시작한 일련의 경제 개혁은 그 나름대로 효과를 나타냈다.

1992년부터 미얀마 방문의 해인 1996년까지 5년간 경제성장률이 연 7.5%로 나타났고 국영기업이 독점하던 각 산업부문에 민간 참여가 확대되어 민간기업의 투자가 활성화 된 것만을 보더라도 1980년대에 비해 놀라운 개혁을 이루어 낸 것은 사실이었다.

이 시기를 겪었던 교민들의 증언에 의하면 미얀마 양곤의 부동산 가격이 현재 부동산 가격의 5배 이상 높았다고 하니 그때의 미얀마 경제가 얼마나 활황이었는지 알 수 있다.

▲ 미얀마의 수도 양곤의 한 건축공사 현장

또 대외 개방에 의해 98년 말까지 약 280여건에 70억 달러의 외국의 민간 대외자금이 미얀마로 유입되었다.

한편 유엔이나 아시아 개발은행 등의 국제기구와 일부 서방측 학자들 사이에서는 이 시기에 1인당 국민소득이 1980년 수준을 넘지 못하고 높은 인플레로 미얀마 국민들의 삶의 질이 전혀 변하지 않았다며 부정적인 견해를 나타냈다.

그러나 이러한 견해는 지극히 편향적인 시각으로 미얀마 문제를 바라보는 서방측 학자들의 편협된 생각이라 본다. 분명 이 시기에 미얀마는 62년 이후 가장 높은 경제성장을 했다.

여하튼 이러한 순조로운 경제 발전은 분명 경제 개혁의 효과이며 미얀마 국민에게 이러한 일련의 발전상황은 군부 쿠데타 후 "버마식 사회주의"가 도입된 1962년 이래 30년만의 괄목 할만한 발전이었다.

1992년 이후 민간 투자 규제완화로 민간기업이 사업영역을 확대하면서 많은 민자기업이 설립됐다. '재벌'이라고 할 수 있는 그룹형태의 문어발식 확장 기업도 10여개가 나타나게 되었다(1995년 당시 제1서기인 킨늉 전 수상을 위원장으로 하는 미얀마 민영화 위원회가 이를 주도했다).

이에 따라서 고용 기회도 대폭 증가했으며 태국과 중국 그리고 인도와의 국경 무역을 중심으로 외국 무역도 순조롭게 확대됐다. 이로 인해 국내에 많은 상품들이 쌓여 소비되는 선순환 경제구조가 차츰 나타나게 된다. 또 이로 인해 미얀마는 그전의 암시장이나 밀수에 의존한 비정상적인 경제구조에서 탈피하는 듯 보였다.

즉, 적어도 96년까지 이러한 경제 회복은 미얀마 국민의 현 군사정부에 대해 평가하는 기준이 다소 완화되었음을 의미하고 정치적 관심보다는 경제 발전을 원하는 사회 분위기를 만들어 내었다.

그러나 96년을 계기로 미얀마 경제에 불행한 사태가 계속되었고 경제개발의 속도는 점점 더디어 가게 되었다. 그 이유는 대외적으로 소위 IMF사태라는 태국, 인도네시아발 경제위기와 함께 내적으로는 미얀마 제1의 산업인 농업에서 자연재해로 인하여 생산력이 크게 떨어진 탓이었다.

1992년부터 4년간 연평균 8.6％증가라는 놀라운 생산력을 보여주었던 벼농사가 96년도부터 계속된 가뭄과 홍수로 인해 생산력이 크게 감소된 것이다. 여기에 97년도 이후에는 외화 부족으로 화학비료의 공급이 부족해 농업생산력이 더 떨어졌다.

여기에다 ODA공여가 정지되었다. 그리고 88년 군정이래 중국에서 들어오던 무이자 차관과 일본의 무상채무 구제 그리고 약간의 인도적인 원조 등은 88년 이전 정권시에 공여된 원조의 10% 정도에 지나지 않았다.

군사정부는 92년 이후 선진국의 경제 원조에 의지하지 않고 적극적인 공공 투자를 계속하여 왔지만 96년을 정점으로 외환보유고의 감소로 인한 재정 압박과 외환위기 그리고 외국인 투자의 감소 및 기존 외국인 투자의 철수등으로 경제성장은 답보상태에 이르렀다.

그 예로 1997년도까지 70억 달러에 이르렀던 외국인 직접 투자중 55％를 차지하고 있던 아세안으로부터의 투자는 98년도에는 0.6억 달러에 그쳤다.

이 시기 미얀마에 더욱 심각한 일이 일어났다. 98년 7월에 상업생산을 개시한 미얀마 남부의 야다나 가스전에서 생산된 천연가스가 파이프 라인을 통해 직접 태국으로 직수출되었는데 태국의 경제위기로 당초 예상한 수익의 10%정도 밖에 외화가 들어오지 못한 것이다. 이는 미얀마의 외화난을 가속시켰다.

덧붙이는 글 | 필자의 미얀마 정보 프리챌 커뮤니티 "미야비즈" http://home.freechal.com/myabiz