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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오전 국회 법사위의 대법원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주성영 한나라당 의원이 질의하고 있다.
6일 오전 국회 법사위의 대법원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주성영 한나라당 의원이 질의하고 있다. ⓒ 오마이뉴스 남소연
"우리 대법원에서는 (사석에서 신임 대법관 후보자를 거론한) 천정배 법무부 장관의 부적절한 언동에 대해 국정감사장에서 답변하는 것으로 그쳐서는 안된다고 본다. 재발방지와 경위에 대해 적어도 대법원장 명의로 법무부 장관의 자숙을 촉구하는 한편, 해명을 요구하는 의견을 공식적으로 내야 한다고 본다.

이 문제를 사적인 자리에서 사적인 발언으로 어물쩡 넘어간다면…, 그동안 우리 국민들이 대통령이나 이 정부에서 공인들의 부적절한 언행에 대해서 얼마나 많은 고통을 받고 있나."


'대구 술자리 폭언' 파문의 당사자인 주성영 한나라당 의원은 지난 6일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대법원 국정감사에서 손지열 법원행정처장(대법관)을 이 같이 추궁했다.

이날 오전 주 의원을 비롯한 한나라당 법사위 의원들의 주된 질의는, 지난 9월초 천 장관이 사법연수원 동기들과 저녁 모임에서 후임 대법관 후보로 특정 인물들을 거론한 언행을 성토하는 것이었다. 유지담, 윤재식, 이용구 대법관은 오는 10일 퇴임한다.

한나라당 의원 가운데 주성영 의원은 천 장관을 가장 강하게 질타했다. 특히 손 처장을 상대로 천 장관의 언행에 대한 대법원장과 대법원의 답변을 집요하게 촉구했다.

주 의원은 "법원행정처장도 (천 장관의 발언이) 부적절하다고 발언했는데, 문제는 거기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고 본다"며 신임 대법관 제청을 위한 자문위원회 위원인 법무부 장관의 자격을 문제 삼았다.

신임 대법관은 비공개 추천을 받아 대법관 제청자문위원회에서 인선 작업을 거친 뒤 대법원장이 제청하고, 국회 동의 절차를 거쳐 대통령이 최종 임명하게 된다.

주성영 "다시 한번 묻겠다" - 법원행정처장 "항의 필요성 못 느낀다"

주 의원은 손 처장에게 "다시 한번 묻겠다"고 운을 뗀 뒤 "대법원은 천정배 법무부 장관의 부적절한 언행에 대해서 자숙을 촉구하고 그 해명을 요구할 공식적인 의견서를 내야 한다고 보는데, 어떻게 생각하나"고 강하게 몰아세웠다.

이에 손 처장은 "법무부 장관의 발언은 대법원장이 취임하기도 전에, 제청권자가 취임하기 전에 된 발언"이라며 구체적인 언급을 피하자 주 의원은 손 처장 말을 자른 뒤 "대법원장 취임하고 관계 있는 발언이 아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자 손 처장은 "대법원장이나 대법원 입장에서는 (신임 대법원장이) 취임하기 전에 장관 한사람이 개인 의견 이야기했다고 해서 공식적으로 항의를 한다든지, 반박을 한다든지 필요를 안 느낀다"며 "전혀 아무런 가치를 두고 있지 않음을 이해해주시면 좋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주 의원은 여기서 물러서지 않고 다시 한번 손 처장을 다음과 같이 몰아붙였다.

"대법원장이 공석이면 대법원장의 직무를 대신할 사람도 정해졌다. 대법원장이 취임하고 취임하지 않은 것은 이 문제의 핵심이 아니다. 중요한 것은 그 발언의 내용을 처장님이 다시한번 되새겨 보시기 바란다. 얼마나 구체적이고, 또 얼마나 향후 방침에 대해서 장황하게 거론했나.

현재 새로운 대법관 임명과 관련해 사회적으로 정치적으로 우려하는 목소리가 큰 상황 속에서, 평소 명석하고 냉정하기로 소문난 천정배 법무부 장관의 그런 발언에 대해 대법원에서 그 정도의 문제의식을 가지지 않는다면, 향후 구성될 대법원 구성에 대해서 국민들이 신뢰할 수 있겠나."


손지열 법원행정처장이 6일 오전 서초동 대법원 청사에서 열린 국회 법사위의 대법원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손지열 법원행정처장이 6일 오전 서초동 대법원 청사에서 열린 국회 법사위의 대법원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 오마이뉴스 남소연
이에 손 법원행정처장은 "일반 국민들은 법무부 장관이 이야기를 했으니까 상당히 중요성을 둘 수 있는 시각도 있을 수 있겠다"며 "(그러나) 대법원장이 그런 것에 경청해야 될 문제도 아니고, 개인적인 의견으로 치부하고 있고 전혀 가치를 두지 않고 있다"고 강조했다.

주 의원은 손 처장의 단호한 입장이 계속 되자 이용훈 신임 대법원장이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발언한 내용을 다시 꺼내면서 "대법원장의 포부에 비춰보더라도 천 장관의 부적절한 발언에 대해서는 대법원에서 한번 짚고 넘어가야 한다"고 공세의 고삐를 늦추지 않았다.

주 의원이 언급한 이용훈 신임 대법원장의 말은 다음과 같다.

"공정한 재판은 사법의 핵심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재판의 결론이 공정해야 함은 물론이고, 재판의 과정 역시 투명하고 국민이 납득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런데 국민들은 법원이 과연 그런 노력을 하고 있는지에 대해 많은 의구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특히 아무리 소수라 할지라도 법관들이 납득하기 어려운 처신을 한다면 이런 의혹은 증폭될 수밖에 없습니다. 저는 국민들이 법관들을 신뢰하고 그들의 재판을 정의로 받아들일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가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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