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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의 대전지방노동청에 대한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한 호텔리베라의 최대주주 박순석 회장(왼쪽)과 박홍규 노조위원장이 증인선서를 하고 있다.
ⓒ 장재완
폐업 14개월째를 맞고 있는 호텔리베라의 실질적 소유자인 박순석 회장이 여당 의원의 중재를 어렵게 받아들이며 사태타결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야당 의원들은 박 회장을 원칙대로 처벌하라며 이를 소홀히 한 대전지방노동청을 추궁했다.

4일 오후 대전지방노동청에서 열린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의 대전지방노동청 국정감사에서는 호텔리베라의 실질적 소유주인 신안레져 박순석 회장과 호텔리베라노조 박홍규 노조위원장이 증인으로 참석, 정상화를 위한 양측의 노력에 대해 증언했다.

이날 환노위 위원들은 노사 양측의 잘잘못을 따지기 보다는 호텔을 정상화하도록 양측의 합의를 이끌어내는 데 초점을 맞춰 질의했다.

이목희 열린우리당(서울 금천) 의원은 지난해 국회 상임위에 출석한 정용하 호텔리베라 사장의 '정상화를 위해 노력하겠다'는 답변을 제시하며 정상화를 위해 그동안 어떤 노력을 해왔느냐고 따져 물었다.

이어 지난 9월 중앙노동위원회의 위장폐업 판결과 직원 207명 원직복직 및 밀린 임금 지급 결정에 대해 알고 있는지를 묻고 왜 이를 불복, 행정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는지 질의했다.

이에 대해 박순석 회장은 "대주주가 되다보니까 자세한 것은 보고를 하면 알지만 몸이 아파서 자세한 내용은 잘 모른다"며 "다만 중앙노동위원회의 결정에 대해서는 위장폐업이라고 생각하지 않아 소송을 제기한 것으로 안다"고 답했다.

이 의원은 또 박홍규 호텔리베라 노조위원장에게 "노조가 그동안 밀린 14개월의 임금 중 35%는 우선 지급하고, 30%는 포기하고, 나머지 35%는 호텔영업을 통해 이익이 발생할 경우 지급받겠다는 의견을 제시했는데 사실이냐"고 묻었다.

이에 박 위원장은 사실이라고 말하면서 "그러나 사측은 전액 포기를 요구해 6차례의 협의에도 불구하고 결렬됐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박 회장에게 다시 한번 정상화 의지를 물은 뒤 "사측과 노조 모두 정상화의 의지는 있는 것으로 판단되므로 현재의 쟁점은 임금지급 문제인 것 같다"며 "노조는 35%도 포기하고, 사측은 14개월 동안 일을 못한 사정을 이해해서 임금이 아닌 위로금 조로 금액을 지급하고 서로 정상화에 합의하는 것 어떠하느냐"고 제안했다.

이러한 제안에 대해 박 위원장은 "그러할 용의가 있다"고 답했고, 박 회장은 "갑자기 질문하니까 이 자리에서 즉시 답변하기는 곤란하다", "정상화보다는 노조의 자세가 문제"라는 등의 말로 확답을 회피했다.

이에 이 의원은 "사용자와 노동자가 서로 손잡고 정상화해서 노동자는 일자리를 찾고, 회사는 이미지를 개선해서 지역경제를 활성화 시킨다면 좋은 것 아닌가? 노조가 자기들이 받을 권리를 포기하고 정상화에 노력한다고 하니까 회장님도 그렇게 노력하는 게 좋은 것이 아니겠나"며 확답을 요구하자 박 회장은 "의원님이 그렇게 조언을 해 주신다면 의원님을 봐서라도 그렇게 할 용의가 있다"고 어렵게 답했다.

이날 이목희 의원의 제안에 의해 폐업 470여일째를 맞고 있는 호텔리베라의 정상화 가능성이 내비치게 됐다. 하지만 그동안 사측이 정상화 의지를 내비치면서도 적극적인 노력을 보이지 않은 과거의 경험을 볼 때, 정상화까지의 난관 극복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반면 단병호 민주노동당(비례대표) 의원은 박순석 회장의 소환조사 및 구속을 대전지방노동청에 촉구했다.

단 의원은 "중노위 판결문에 따르면 박 회장은 신안레져의 이사(지분 33%) 겸 신안그룹의 대주주로서 현 대표이사 정용하를 내세워 실질적인 권한을 행사한 사실이 있다고 명확히 기술하고 있는데 이를 인지하고도 박 회장을 소환 조사하지 않는 이유가 무엇이냐"고 따져 물었다.

이에 대해 김동회 대전지방노동청장은 "그동안 정용하 대표만 조사했는데 앞으로 박순석 회장에 대해 추가로 소환 조사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 6일 대전지방노동청에서 열린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의 국정감사 장면.
ⓒ 장재완


배일도 의원 “노조원 100%가 민주노동당에 가입했죠”
단병호 의원 “사건과 관련 없는 질문 자제해 달라”

이날 국감에서는 호텔리베라 관련 증인신문을 이어가던 배일도 한나라당(비례대표) 의원이 갑자기 “호텔리베라 노조원 100% 민주노동당에 가입했죠”라는 질문을 던지면서 단 의원으로부터 자제 요청을 받기도 했다.

배 의원은 “호텔리베라 문제는 노사 보다는 정부가 잘못하고 있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불법이 있으면 법에 따라 처벌을 하면 되는 것이지 동정이나 감정에 의해서 처리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이어 박홍규 위원장에게 “앞으로 대한민국 법 절차를 지킬 용의가 있는가?, 왜 국감장 앞에서 항의하나?, 항의하면 나아지는 게 있나”고 몰아붙이면서 “노조원 100% 민주노동당에 가입했나”고 질의했다.

이에 대해 박 위원장은 “207명중 100명 정도가 가입했다”고 답했다. 그러자 배 의원은 “당을 선택하는 것은 자유”라고 짧게 말했다. / 장재완

덧붙이는 글 | *<대전충남 오마이뉴스> 바로가기→http://www.djohmy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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