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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광주 10·26 재선거 한나라당 공천에서 탈락한 홍사덕 전 원내총무와 김을동 상임운영위원이 한나라당을 탈당한뒤 연합해 무소속으로 선거를 치르겠다고 4일 오마이뉴스 인터뷰에서 밝혔다.
경기도 광주 10·26 재선거 한나라당 공천에서 탈락한 홍사덕 전 원내총무와 김을동 상임운영위원이 한나라당을 탈당한뒤 연합해 무소속으로 선거를 치르겠다고 4일 오마이뉴스 인터뷰에서 밝혔다. ⓒ 오마이뉴스 이종호

"당 관계자들에게 이번 기회에 나를 내보내 압승함으로써 탄핵의 부담을 덜어내는 게 다음 지방선거나 대선에서 큰 이점이 있을 뿐 아니라 오히려 새로운 무기를 손에 쥐는 게 되지 않느냐고 설득했다. 많은 사람들이 그 설득에 공감하거나 이의제기를 하지 않으면서도 끝내 그 방침을 바꾸지 않았다. 그래서 광주시민들에게 직접 물어봄으로써 해결하는 게 낫다고 결심한 거다." (홍사덕 전 한나라당 원내총무)

"탄핵주역이라는 것은 어떤 구실이라면 구실이겠지만, 나 같은 경우에는 구실이라는 것도 없고, 설명도 없다. 요즘 한나라당이 인기가 있다고 하니, 아무 후보나 내보내면 될 줄 아는 데, 그런 자만에 철퇴를 가하고 싶다. 홍 총무님이 승리한 뒤 같이 당에 돌아가 철퇴를 내리고 싶다." (김을동 한나라당 상임운영위원)


이달 26일 예정인 경기 광주 재선거에서 무소속 출마를 선언한 홍사덕 전 총무를 만나기 위해 4일 낮 12시쯤 종로 4가에 있는 '(사)새롭고 하나된 조국을 위한 모임'사무실을 찾았다. 뜻밖에도 홍 전 총무와 함께 경기도 광주에 공천신청을 했다가 탈락한 김을동 상임운영위원이 같이 있었다.

공천에서 '탈락'한 두 사람이 손을 잡은 것이었다. 자연스럽게 '합동인터뷰'가 됐다.

김 위원은 매우 상기된 얼굴로 "당내 후보 여론조사 1~2위인 우리를 배제한 이번 공천을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며 "홍 총무님과 같이 일단 당을 떠났다가 홍 총무 들어가시고 저도 들어가겠다"고 말했다.

홍 전 총무는 두 사람의 연합을 '한 티켓'이라고 표현했다. 김 위원은 특별한 직함은 갖지 않고 홍 전 총무의 선거운동을 돕겠다고 했다.

홍 전 총무는 '승리 뒤 복귀'를 거듭 강조했다. "나는 탄핵주역이기 때문에 버림받았지만, 내가 당을 버릴 수는 없다"는 것이었다. 당을 떠나면서까지 출마해야 하는 것에 대해 "정권교체를 위해 내가 여러 가지 면에서 이바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공천 불복'이라는 비판에 대해서는 "꿈에는 여러가지 해몽이 있을 수 있는 법이니 굳이 그렇게 해몽하는 사람한테는 일일이 설명할 생각 없다"고 일축했다. 한나라당 지지자들의 표가 분산돼 패배의 책임을 지게 될 수도 있다는 질문에는 "여론조사 1~2위 후보가 손을 잡은 것이기 때문에 두 사람 표의 절반만 와도 당선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홍 전 총무는 탄핵의 불가피성과 정당성도 거듭 주장했다. "당시 탄핵 가결 의석 수를 확보하고도 패했다면, 국민들이 저런 야당을 뭐에 쓰냐고 했을 것"이라며 "만약 탄핵가결 의석을 확보하지 못했다고 하면, 양심의 가책 때문에 정치판에 몸담기 어렵다"고 말했다.

"30% 지지율로 이런 행태 보이다니..."

초췌한 얼굴로 약 1시간 동안 진행된 인터뷰 내내 담배를 피운 홍 전 총무는 "대체로 30%선의 지지율을 갖고, 이번(공천과정) 같은 행태를 드러낸 것은 대단히 유감"이라며 "한나라당이 오만하다"고 비판했다. '교만은 죄를 낳고 죄는 사망을 낳는다'는 성경구절을 인용하면서 "이런 교만이 고쳐지지 않으면, 불임정당이라는 사망에 이르게 될까 대단히 두렵다"고 말했다.

하지만 박근혜 대표에 대해서는 "당헌 당규상의 제약을 극복하기 어려웠다는 것을 이해한다, 박 대표와 몇몇 분들에 대해 여러차례 고마움을 느꼈다"며 말을 아꼈다.

한편 노무현 대통령이 제안한 연정에 대해서는 "잘못된 것"이라며 "박근혜 대표가 아주 단호하고 분명하게 잘못된 점을 지적했다"는 의견이었다.

"연정 협상? 노 대통령의 도농복합선거구제 도입에 대한 진의 알아본 수준"

2003년 '유인태 정무수석과의 연정 협상'에 대해서는 "민주당 분당 전에 노무현 대통령이 도농복합선거구제 도입해야 한다는 말씀을 했다"며 이의 진의에 대해 알아본 수준이라고 말했다.

홍 전 총무는 "사안이 매우 중요한 것이기 때문에 진의를 파악하기 위해 정균환 총무, 박상천 의원, 유인태 수석을 만났는데, 세 사람이 전부 다른 얘기를 했다"며 "내부 조율이 안된 것이라고 판단, 대변인실 등에 저절로 진화될 것이라고 얘기했는데, 2주 지나니까 조용해졌다"고 설명했다.

홍사덕 한나라당 전 원내총무.
홍사덕 한나라당 전 원내총무. ⓒ 오마이뉴스 이종호
"원내 복귀한다면, 연정 논의 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는 "정치일정을 보면 내년 5월 지방선거, 그 뒤 대선 국면으로 갈 것이기 때문에, 그런 논의를 할 시간적 여유가 없다"고 답했다.

인터뷰를 마친 두 사람은 지역언론과의 공동인터뷰를 위해 경기도 광주로 향했다. 김 위원은 경기 광주의 전 주인인 박혁규 전 의원의 지구당 사무실을 그대로 쓰기로 했다고 전했다.

지난 1981년 민주한국당 국회의원으로 당선되면서 정치를 시작한 그는 신한민주당, 무소속, 한나라당을 거치면서 5선에 국회의부의장을 역임했다. 지난 2000년 총선을 앞두고 한나라당에 입당, 중앙선거대책위원회 위원장으로 선거를 지휘했고, 또 탄핵을 주도했다.

'탄핵 주역'이라는 낙인으로 17대 총선에서 떨어졌고, 이 문제로 결국 탈당하게 됐다. "경기 광주 재선거 승리로 한나라당의 탄핵부담을 덜어내겠다"며 다시한번 '탄핵심판론'을 들고나온 그에게 어떤 심판이 내려질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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